정부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BA.1)에 이어 하위 계통인 스텔스 오미크론(BA.2) 변이가 유행하면서 유행 정점이 두 번씩 연달아 나오는 '쌍봉형'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 최근 해외에서 보고된 'XE' 변이와 관련해선 현행 방역전략을 바꿀 정도로 위험성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 평가했다. XE 변이는 BA.1과 BA.2가 결합된 오미크론 하위변이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4일 기자단 설명회에서 "(쌍봉형) 가능성은 존재하며 없다고 말하긴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0시 기준 일일 신규 확진자는 12만7190명이다. 유행 감소세와 주말 검사량 감소 영향에 신규 확진자 발생은 41일 만에 최소를 기록했다.
국내 유행 규모는 지난달 17일 역대 가장 많은 62만1185명까지 치솟은 뒤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일주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유행 정점 당시인 지난달 18일 40만4929명에서 이날 28만5534명으로 줄었다.
다만 정부는 현재 유행을 주도하는 BA.2로 유행 규모가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해외 일부 국가에서 판독이 안 돼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리는 BA.2의 국내 검출률은 2주 전 56.3%를 넘어 우세종화됐다.
앞서 BA.1 유행이 끝나고 감소세로 접어들었던 해외 국가들은 BA.2가 유행하면서 다시 규모가 늘어나는 '쌍봉형'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는 BA.1 유행이 비교적 늦었고, 증가 시기에 BA.2가 유입되면서 쌍봉형 유행을 보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손 반장은 "그럴 가능성 자체는 존재한다"면서도 "우리나라는 BA.2가 BA.1을 대체하면서 전체 유행이 길게 나타나고 있다. 쌍봉형이 나타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손 반장은 다만 "현재 BA.2가 50%를 점유하고 있는데 확진자 발생은 감소해서 이중 유행 패턴은 아니지 않을까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행이 오래 이어지면서 위중증·사망 피해도 지속되고 있지만, 정부는 유행 예측 모델링처럼 사망자가 하루 600~800명으로 급증하는 상황은 오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날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1108명이며, 사망자는 218명 늘었다.
손 반장은 "지난 3월31일 1315명이 (위중증) 최대치였던 같고, 이후 계속 감소 중"이라며 "추계했던 수준보다 위중증 환자가 낮게 나와서 이대로 감소하면 정점 이하로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망자 추이와 관련해서는 "이번 주 들어 정점 이후 2~3주 시차 두고 600~800명까지 증가한다는 예측과 달리 증가세가 관찰되지 않는다"며 "주간 하루 평균 324명이다. 3월24~25일 359명으로 가장 높았고, 이후 감소하지만 추이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최근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 새로 보고된 XE 변이의 위험성에 대해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손 반장은 "XE 변이는 전파력이 빠르다는 평가가 있는 것 같다"면서도 "오미크론 변이(BA.1)에서 BA.2, XE로 가고 있어서 BA.2가 BA.1보다 전파력이 빠르지만 특별히 대처나 전략이 달라질 정도의 차별점이 없었던 것처럼 XE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XE 변이는 BA.1과 BA.2 변이가 결합된 변이 바이러스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초기 자료를 토대로 XE 변이 전파력이 BA.2보다 10%가량 높을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다만 XE 변이는 BA.1, BA.2에서 크게 바뀌지 않아 다른 그리스어 알파벳으로 명명되지는 않았다. 앞으로 추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XE에 대해 ▲전파력 ▲치명률 ▲기존 예방접종 예방효과 및 중증화·사망 예방효과 등 세 가지를 분석한 결과 기존 오미크론과 차별점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손 반장은 다만 "주력 평가 결과에 따라 방역전략 달라지지만 현재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이 세 가지로 총괄적인 거리두기를 비롯해 방역 전략 재가동까지 염두에 두고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