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무실 유력지 용산, 엇갈리는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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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제한 우려" vs "오히려 호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공약인 청와대 집무실 이전과 관련해 후보지에 대한 본격적인 실사가 18일 시작됐다. 사진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모습.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용산 국방부 청사에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용산 인근 부동산 민심이 갈리고 있다.

20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내 청와대개혁 태스크포스(TF) 등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를 새 정부의 대통령 집무실로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다만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역시 후보군에 올려두고 있는 상황이다.

용산구 일대 공인중개업소와 주민들의 분위기는 엇갈리고 있다. 한쪽에서는 삼각지역 인근에서 진행 중인 정비 사업이 좌초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오히려 용산공원·국제업무지구 등 용산 일대에 예정돼 있는 개발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의견도 공존했다.

삼각지역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에서는 "어제 오늘만 해도 매도 관련 문의는 10건 이상 온 것 같은데 매수 문의는 없다"며 "삼각맨션 재개발 지구는 몇십년 전부터 투자자들이 많이 와 있었는데 대통령 집무실이 이전을 하면 개발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해 주민들의 반대가 크다"고 전했다.

다른 중개업소에서는 "물론 용산 전체를 두고 본다면 용산공원이나 철도 지하화 등의 여러 호재들도 많지만 당장 삼각지역 바로 옆에 붙어있는 삼각맨션이나 158번지 재개발 지구가 문제인 것"이라며 "아직 결정이 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판단을 내리기는 어렵지만 당장 손님들은 부정적인 반응이 많다"고 설명했다.

반면 집무실 이전에 찬성의 목소리를 내는 중개업소들도 있었다. 한 중개업소는 "국방부 건물 때문에 층고 제한은 어차피 있었다. 이미 경찰들이 거리에 깔려 있는 상태로 오래 살아서 (시위 등에 대한 걱정) 그런 개념도 별로 없다"며 "인근 식당에서도 영업이 잘 될 것 같다는 기대감이 있고, (임장을 위해) 카메라를 들고 골목 사이사이를 돌아다니는 젊은 사람들도 엄청 많다. 지방에서도 지금 매수하는 것은 어떠냐는 연락이 많이 온다"고 말했다.

아울러 "어차피 이 근방 재개발은 10년 이상 걸릴 것이다. 아무리 빨라도 6~7년은 걸릴텐데 그럼 새 대통령 임기도 끝나는 시기다. 삼각맨션만 해도 서로 내분이 심해서 재개발 진행이 안되는 것이지 이제와서 이 사람(윤 당선인) 때문에 안된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용산 주민 카페나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집무실 이전을 두고 찬반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대통령이 거주 및 집무하는 지역은 당연히 안전을 위해 고도제한 및 개발제한 관리가 들어갈텐데 그럼 인근 부동산 개발 및 매매가 막히는 것 아니냐"며 걱정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시위가 제일 걱정된다. 시위를 방어하기 위한 경찰들도 걱정이고 교통 통제도 걱정된다"며 "주변 개발사업들도 좌초되면 계속 낙후된 지역에 살게 되는 것 아닌가 싶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한 편에서는 "오히려 용산공원과 국제업무지구, 철도 지하화 작업이 탄력을 받아 빠르게 추진되고 원효로, 문배동 재개발도 빨라질 것"이라며 "시위가 늘어나고 차가 좀 막힐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슬럼 같은 낙후지역을 지켜보면서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다른 누리꾼은 "국방부와 전쟁기념관 사잇길 교통정체 해소를 위해서라도 고가도로 문제는 최우선적으로 해결하려고 할 것"이라며 "삼각지 고가도로 건너 문배동이나 효창동은 최대 수혜지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일각에서는 "용산공원 일대에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이슈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용산 주민으로서는 항상 불안에 떠느니 일부 손해를 보더라도 대통령 집무실이 오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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