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양 순안공항에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용으로 추정되는 구조물을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북한이 화성-17형 신형 ICBM을 평양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발사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의 소리 방송(VOA)은 북한 순안공항에 미사일 발사용으로 보이는 평평한 콘크리트 바닥이 설치됐다고 15일 밝혔다.
일일 단위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지난 12일 촬영한 위성사진에 나타난 콘크리트 구조물은 2개다. 이 구조물은 순안공항 북쪽 지대의 활주로와 유도로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군은 이 같은 북한 동향을 감시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한미 정보당국은 긴밀한 공조하에 관련 동향을 면밀히 추적 감시하고 있으며 확고한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북한이 화성-17형을 쏠 장소로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이 거론됐다.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지난 11일 서해위성발사장 개조를 지시하며 이곳에서 군사 정찰위성을 발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랬던 북한이 순안공항에 발사대를 구축한 것이다.
순안공항은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시험 발사가 이뤄졌던 곳이다. 북한은 화성-17형을 신의주 근처에 있는 동창리까지 장거리 이동시키지 않고 그대로 순안공항에서 발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화성-17형을 쏜 뒤 군사 정찰위성이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광명성 4호 같은 것을 쏘고 정찰위성이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발사 시점은 유동적이지만 북한이 다음달 15일 110번째 김일성 생일(태양절)을 맞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순안공항을 발사지로 택한 것은 태양절 때 극적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평양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군사 정찰위성을 가장한 ICBM을 발사함으로써 주민들의 충성심을 이끌어내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해 4월 109주년 태양절 때 평양 시내에서 '빛의 조화 2021'라는 행사를 열고 위성 발사 장면을 컴퓨터그래픽으로 구현한 영상을 선보인 바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