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선거 투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사전투표에 이어 본투표에서도 부실 관리 논란이 불거졌다. 코로나 19확진자·격리자 투표가 시작하기도 전에 사전투표 완료자에 투표용지를 재교부하는 사례부터 유권자에 투표용지를 두 장을 건네는 사례까지 부실 선거관리 의혹들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강원도에서는 사전투표를 이미 마친 유권자에게 투표용지를 교부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강원일보에 따르면 이날 강원 춘천 중앙초교에 마련된 본투표장 찾은 A씨는 본인 신분증을 제출하고 투표용지를 받자 "사전투표한 유권자에게 투표용지를 또 주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항의했다.
강원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A씨는) 선관위 명부에 사전투표했다고 나와 있었다"고 해명했다.
선거관리원이 투표용지를 실수로 교부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지금 선거가 진행 중이라 투표가 끝나고 선거사무원분 조사를 진행할 것 같다"고만 전했다.
춘천시 선관위에 따르면 "이미 사전투표를 마친 선거권자인 A씨는 투표소에 출입을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선거일에 투표하려고 한 혐의가 있다"면서 A씨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춘천경찰서에 고발했다.
한편 이날 오전 경기 부천에서 사무원이 투표자에게 투표용지 2장을 배부하다 참관인에게 적발당하기도 했다.
해당 투표자는 사무원으로부터 투표용지 2장을 받아 1번 이재명 후보에 두 번 기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관위는 2장 가운데 1장만 정상처리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 관계자는 "해당 사건을 확인하고 1장은 무효처리, 나머지 1장만 정상처리했다"면서 "또한 오전에 투표자가 몰리면서 사무원이 실수한 것 같다. 앞으로 투표용지를 잘 배포하라고 안내했다"고 말했다.
특정 후보의 기표란에 코팅이 돼 도장이 절반밖에 찍히지 않는다는 가짜뉴스가 퍼지기도 했다. 이날 일부 투표소에서는 "투표지에 도장이 잘 안 찍힌다"며 항의 소동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선관위는 이날 알림자료를 통해 "지난 4~5일 실시된 사전투표와 현재 진행 중인 선거일 투표지에서 특정 후보자의 기표란이 코팅돼 기표도장이 절반밖에 찍히지 않는다는 소문은 근거 없는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투표소 선거관리원이 유권자를 모욕하는 사례도 있었다.
9일 전북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전주시 덕진구의 한 투표소에서 한 선거관리원이 신원 확인을 위해 신분증을 건낸 여성에 "살이 쪄서 사진과 다르다"고 말했으며 이 발언에 모욕감을 느낀 유권자는 경찰에 신고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선거관리원이 유권자에게 사과하며 상호 화해했으므로 처벌 없이 상황을 종결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 서구 한 투표소에서는 후보사퇴를 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이름이 투표용지에 인쇄됐다며 투표용지를 찢으며 소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또한 고양시 덕양구 화정2동 투표소에서는 한 남성 유권자가 투표지 재교부를 요구하다 투표관리인으로부터 거부당해 현장에서 투표용지를 찢은 뒤 투표소를 퇴장했다.
앞서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8일 대국민 담화에서 코로나19 확진·격리자 사전투표 관리 부실과 관련 "미흡한 준비로 혼란과 불편을 끼친 점에 대해 위원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대선 본투표일에는 모든 유권자가 참정권 행사에 불편함이 없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들은 이날 오후 6시부터 7시30분까지 본인 주소지 관할 투표소에서 기표지를 직접 투표함에 투입해 일반 유권자와 동일한 방법으로 투표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