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별세한 故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1934~2022)의 영결식이 문화체육관광부 장(葬)으로 2일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문학평론가로서 한국을 대표하는 지성으로 손뽑히는 고인은 그의 딸인 故 이민아 목사의 전도로 기독교인이 됐다. 아울러 한국예술종합학교, 국립국어원 설립 등에도 관여하며 대한민국 문화 인프라 구축에 기여하기도 했다.
이날 영결식에선 송태호·신낙균·김성재·김종민·유인촌·정병국·박양우 등 전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들이 장례 집행위원으로 참석했고,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근배 전 예술원 회장, 김화영 고려대 불문과 명예교수가 추도사를 낭독했다.
황희 장관은 추도사에서 “故 이어령 전 장관은 불모지였던 문화의 땅에 초대 문화부 장관으로서 문화정책의 기틀을 세워 문화의 새 시대를 열어주셨다”며 “그 뜻과 유산을 가슴 깊이 새겨 고인의 숨결을 이어나가겠다”고 했다.
고인이 고등학교 국어 교사로 재직했을 당시, 제자였던 김화영 교수는 “아라비아 숫자 8을 눕혀 놓으면 영원의 무한대가 세워진다고 말씀하신 선생님, 영원을 보시려고 하늘로 떠나셨는지”라며 “지상의 마지막 순간,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가만히 응시하다가 가신 선생님, 죽음을 정면으로 대면하신 선생님, 죽음을 기억하는 일이 삶을 진중하게 사는 일임을 가르쳐 주신 선생님, 메멘토 모리. 이제 영원히 잠드소서”라고 했다. ‘메멘토 모리’는 ‘죽음을 기억하라’는 의미의 라틴어다.
이어 고인의 생전 영상이 상영된 뒤 유가족들이 헌화했고, 고인이 설립한 한국예술종합학교 소속 학생들이 추모공연을 했다. 고인의 장지는 천안공원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