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빈국 말라위에 하나님의 꿈, 그리스도의 사랑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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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김동욱 기자
[인터뷰] 북서진선교회 최우영·김이슬 선교사

말라위 GDP 532달러…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
교육과 구제사역으로 가난 벗어날 수 있는 자립 환경 마련
믿음으로 시작한 학교, 병원 사역에 도움의 손길 절실

말라위 최우영 선교사(오른쪽)와 김이슬 선교사 ©미주 기독일보
최우영, 김이슬 선교사는 북서진선교회(대표 최재노 선교사, North West Mission) 소속 선교사로 세계 최빈국 가운데 하나인 말라위에서 복음을 전하고 있다. 월드미션대학교(총장 임성진 박사)를 졸업하고 학위수여식 참석을 위해 미국 LA를 방문한 두 선교사로부터 말라위 현지 선교에 대해 들어봤다.

최우영 선교사의 부친인 최재노 선교사는 18년 동안 중국에서 가정교회를 세우고 중국 목회자들을 양육하는 사역을 했었다. 공안의 핍박으로 2011년부터 사역지를 아프리카 동남부에 위치한 말라위로 옮겼고 최우영 선교사 가족도 2014년 말라위로 들어가 부친과 함께 사역하고 있다. 최우영 선교사는 말라위에서 김이슬 선교사, 그리고 6명의 자녀들(현빈, 예빈, 새빈, 가빈, 성빈, 루빈)과 함께 오늘도 말라위에서 복음의 씨앗을 심고 있다.

말라위는 아프리카 동남부에 위치한 인구 약 2천만 명의 작은 내륙국가다. 세계에서 10번째로 큰 호수인 말라위 호수를 동쪽으로 끼고, 남북으로 길게 뻗은 말라위 땅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농업에 종사한다. 1인당 GDP가 532달러(2021년 기준)에 불과할 정도로 하루에 2달러도 되지 않는 돈으로 살아가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다.

북서진선교회는 말라위 수도 릴롱궤에서 약 30km 떨어진 브와타리카(Mbwatalika) 지역의 시골 마을 음꼼베(Mkombe)에서 사역하고 있다. 말라위 선교 초창기에는 주로 가정교회를 섬기며 지역 목회자 재교육에 힘썼다. 그러나 전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소득이 전혀 없어 기본적인 생존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복음은 공허한 울림과도 같았다.

현지인들의 삶의 곤고함을 함께 나누는 동안 말라위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복음을 전하고 목회자를 세우는 사역만이 아니라,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와 환경을 만들어 주는 사역임을 깨닫게 됐다. 세계 최빈국에 맞는 선교전략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북서진 선교회는 의료 및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기본 인프라를 세워 나가고, 당장 급한 도움과 함께 장기적으로 이들이 자립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주위를 둘러보면 당장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 죽을 위기에 처한 사람들부터 단돈 몇 달러가 없어서 말라리아 약을 구하지 못해 죽어가는 사람 등 수 많은 사람들이 위기에 처해 있었습니다. 말라위를 놓고 기도하던 중에 베드로에게 '내 양을 먹이고 치라'고 당부하셨던 예수님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기본적인 양식과 깨끗한 물이 필요한 이들, 가장 최소한의 의료혜택도 받지 못하는 이들을 사랑으로 먹이고 가르치며 양육하는 것이 주님께서 저에게 원하시는 것이겠다 싶었지요."

북서진선교회는 현지 목회자 훈련 및 양성 사역을 진행함과 동시에 기아, 의료, 교육, 농업 등 말라위 사람들의 삶의 질을 개선시킬 수 있는 사역들도 함께 시작했다.

현지 공립학교는 아이들 200여 명을 선생님 3명이 담당하는데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예산이 전무한 상태였지만 최 선교사는 먼저 공립학교에서 감당하지 못하는 아동들의 교육을 위해 교실 2개로 작은 유치원을 열었다. 유치원에서는 학교를 가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기초적인 교육을 실시하면서 하루 두 끼 급식도 제공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에게 인기가 높은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유치원에서는 성경을 가르치면서 어린아이들에게 영어 교육과 함께 성경 암송도 하고 있다.

"무관심 가운데 방치되고 교육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저희가 수용할 수 있는 학생들은 한계가 있는데 지원을 받으면 수 백 명이 몰리는 상황입니다. 학교를 점차 늘려가면서 바른 성경적 가치관을 가진 말라위 차세대 리더들을 배출하는 것이 저의 소망입니다."

농촌 마을 집회 후 최우영 선교사가 주민들과 함께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다. ©북서진선교회
보건소 규모이지만 어린이 사역과 함께 조그만 병원도 건축했다. 기초 공사만 시작한 상태에서 건축 비용이 없어 4년 동안 공사가 중단 되는 우여곡절도 있했다. 그러다 LA하늘문교회(담임 한기형 목사)의 후원으로 지난해 1월 병원 건축이 마무리 됐고, 한국 포항의 로터리클럽에서 수술실 설비 및 외래 의료기기 지원을 약속하는 등 따뜻한 도움의 손길로 병원이 세워져 가고 있다.

병원에는 의료진을 비롯해 다양한 의료기기 등 준비해야 할 것들이 더 많다. 많은 부분에서 아직 겨자씨와 같이 작은 시작이지만 최 선교사 가정은 '하나님께서 돕는 손길을 더하실 것'이란 믿음으로 사역을 일궈나가고 있다.

말라위는 많은 물품들을 수입에 의존한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물건의 가격이 만만치 않다. 그런데 가격이 매우 비싼 데 반해 상품의 질은 매우 떨어진다. 한국에서는 매우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벽걸이 선풍기 한 대도 말라위에서는 한화 10만원 이상을 줘야 구입할 수 있을 정도다.

더욱이 오래된 물품들은 잦은 고장과 수리로 이어지는데, 부품을 구입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수리 비용도 매우 비싸다. 말라위의 전기 사정이 좋지 않은 것도 장비 고장의 주된 요인이다. 정전이 되는 일이 너무 잦고, 우기에 큰비로 전신주가 무너지기라도 하면 며칠 동안 전기 없이 생활해야 한다. 전기가 들어왔다 나갔다를 계속 반복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최 선교사가 말라위에 거주한 7년 동안 망가진 가전제품만 해도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준비된 부속품이 없고 수리할 수 있는 전문 인력도 없어 제품 AS는 당연히(?) 제공되지 않는다. 오히려 고치러 와서 더 망가뜨리는 경우도 빈번하다.

교회나 학교에 필요한 기자재는 너무나도 많지만 현지에서 조달하려면 엄청난 규모의 재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한국의 중고 기자재를 통해 말라위에서 필요한 물품들을 채워가는 방법을 찾고 있다. 중고 물품이라도 말라위에서는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히 한국 병원들은 주기적으로 의료기기를 교체하기 때문에 중고이지만 좋은 의료기기가 말라위로 들어 올 예정이기도 하다.

"교회나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가구나 가전 역시 말라위로 가져올 수만 있다면, 현지에서 구입할 수 있는 그 어떤 새 제품들보다 좋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의료기기와 함께 선교의 현장에 필요한 다양한 물품들을 말라위로 가져오려 합니다."

최우영 선교사는 어린 시절을 중국에서 보낸 MK(Missionary Kids)다. 그래서 중국어와 한국어, 영어에 능통하다. 최 선교사는 자신의 성장 배경을 돌아보며 하나님의 계획하심을 발견한다. 바로 말라위를 베이스 캠프로 해서 아프리카 전역에 교회를 개척하는 사역이다. 아프리카에 사는 중국인들이 급속도로 늘고 있어 중국인 교회 개척도 과제다.

최 선교사는 "말라위에 예수님의 몸 된 교회를 세워 나가고, 더 힘차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역을 위한 선교의 도구들을 모으고 보내는 사역에 동참해 달라"며 "북서진선교회는 말라위를 품고 아프리카에서 하나님의 꿈과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복음의 통로가 되고자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