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 새로운 제재 및 대러 수출 통제를 발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직접 제재 가능성도 열어뒀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오늘 나는 강력한 추가 제재와 무엇이 러시아로 수출될 수 있는지에 관한 새로운 통제를 허가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는 러시아의 경제에 즉각, 그리고 시간이 흐르며 가혹한 비용을 부과할 것"이라고 했다. 단지 미국만이 아니라 유럽연합(EU) 27개국 등이 동참했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울러 이날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의 화상 회의를 거론, "우리는 달러와 유로, 파운드, 엔화를 통한 러시아의 거래 능력을 제한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가 자국군을 키우고 자금을 댈 능력을 멈출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러시아의 21세기 하이테크 역량에도 피해를 주겠다고 했다.
백악관 설명에 따르면 수출 통제의 경우 주로 러시아의 방위·항공·해양 분야를 겨냥했다. 이에 관한 첨단 기술에 러시아의 접근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소프트웨어와 기술, 설비를 사용해 외국에서 생산되는 민감한 미국 기술의 러시아 상대 수출에도 제약을 가할 예정이다.
해당 분야에는 반도체, 통신설비는 물론 레이저와 센서, 항법 관련 기술 및 항공전자기기, 해양 기술 등이 포함된다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아울러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 국방부를 향한 수출도 포괄적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백악관은 "푸틴의 군사·전략적 야망에 대한 타격"이라고 이번 조치를 설명했다.
러시아 주요 은행 네 곳도 제재 대상에 추가됐다. 러시아 VTB, 국영 스베르은행 등과 각 20개가 넘는 이들 은행의 자회사가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제재로 이들 은행의 달러 거래가 제한되고 자산도 동결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 있는 이들 은행의 모든 자산이 동결된다"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러시아 주요 기업·단체 13곳의 부채와 자본에도 제약이 생긴다. 아울러 러시아 엘리트 인사들에 대한 추가 제재도 부과하기로 했다.
유럽 추가 파병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대응 일환으로 추가 미국 병력을 독일에 배치하도록 허가한다"라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 연설 직후 미국 국방부는 자국 병력 7000명 유럽 배치를 명령했다. 향후 며칠 이내에 이들 병력 실제 배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표에는 푸틴 대통령 직접 제재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관련 질문이 나오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는 엄포가 아니다. 테이블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나 오늘 당장 푸틴 대통령을 제재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말에는 따로 답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 "푸틴과 대화할 계획은 없다"라고 말했다.
미국은 앞서 지난 21일 러시아가 도네츠크·루간스크 독립을 일방 인정하자 러시아 대외경제은행(VEB) 등 금융 기관과 국채, 엘리트 인사 등에 제재를 부과한 바 있다.
아울러 전날인 23일에는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사업 주관사와 기업 관계자들을 상대로도 제재를 가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제재를 동반한 경고에도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한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푸틴은 침략자다. 푸틴은 이 전쟁을 선택했다"라며 "그리고 이제 그와 그의 나라는 결과를 견뎌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현재의 상황을 "그들(러시아) 측의 진실한 안보 우려에 관한 게 아니다"라며 "적나라한 침략에 관한 것이자 푸틴의 제국에의 열망에 관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