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진료소 검사자 3명 중 1명 확진… '조용한 전파' 비상

선별진료소 등 PCR 검사 양성률 33.7% '최다'
서울의 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의 모습 ©뉴시스

오미크론 확산 및 코로나19 검사체계 개편 영향으로 인해 선별진료소 등에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은 3명 중 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상대적으로 정확도가 떨어지는 신속항원검사(RAT) 대신 기저질환자, 미접종자 등 코로나19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PCR 검사 대상을 넓히거나 검사 현장에서 전파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29만5805명이 선별진료소 및 임시선별검사소에서 검사를 받았으며, 이 중 9만9573명이 확진됐다. 양성률은 33.7%로 나타났다.

지난 3일부터 60세 이상 고령층과 밀접접촉자 등 고위험군만 PCR검사를 받도록 함에 따라 PCR 검사 양성률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지난 10일 선별진료소 검사 건수 대비 양성률은 13.2% 수준이었으나 14일 26.7%, 22일 33.7%로 치솟았다.

확진자 규모도 커지고 있다. 일일 신규확진자 수는 지난 10일 5만4120명에서 16일 9만명 이상으로 늘었고, 22일 오후 6시 기준 최소 11만명이 확진됐다.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은 3월 중 최대 27만명까지 확진자 수가 급증할 것으로 봤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빠르고 겨울이라 실내활동이 증가하는 3밀(밀폐·밀집·밀접) 환경 등으로 감염자 수가 절대적으로 많다"며 "2월3일 검사 체계가 개편된 것도 영향"이라고 봤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확산 영향으로 양성률이 10%대에서 30%대로 크게 올랐다"면서 "양성률이 올라간다는 건 주변에 감염자가 많고 특히 대부분 무증상 감염자가 많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지난 3일부터 코로나19 검사는 고위험군에 집중됐다. 60세 이상 고령자와 밀접접촉자, 의사 소견이 있는 사람은 바로 PCR 검사를 받지만, 59세 이하 대부분의 유증상자 등은 신속항원검사(RAT) 먼저 받고 양성일 때만 확진을 위해 PCR 검사를 받는다.

당국은 지금까지 RAT를 통해 9만2000명의 코로나19 감염자를 찾아냈다. RAT 결과 양성이지만 PCR 검사에서 음성으로 판명되는 가짜양성, 즉 '위양성' 비율은 20.7% 수준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감염됐는데도 바이러스 양이 부족해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온 위음성이다. RAT의 정확도가 PCR 검사보다 떨어지는 만큼 '음성' 결과를 받아든 사람을 통한 지역사회 내 '조용한 전파'가 만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고령층과 밀접접촉자 외에 코로나19 고위험군인 미접종자와 기저질환자, 임신부 등 PCR 검사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3일 검사체계 개편으로 고령층, 밀접접촉자 등만 PCR 검사를 받게 되면서, 정확도가 높은 PCR 검사는 하루 검사 역량 85만명 대비 72만건만 이뤄지고 있다. 검사 개편 이후 70만건을 넘은 날도 지난 18일 동안 3일에 불과하다.

김우주 교수는 "질병청은 하루 검사 역량이 85만건이라고 하지만 70만건 넘은 경우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지금보다는 검사를 더 확대할 수 있다. 위중증을 최소화하는 것이 방역 전략인 만큼 위중증으로 갈 위험이 높은 기저질환자, 미접종자도 빨리 발견해서 진료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병원이나 선별진료소에서 감염될 위험이 높아졌기 때문에 집에서 1~2일 간격으로 RAT를 하는 것이 감염 위험을 줄이고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천은미 교수는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서 RAT 결과 양성이 나오면 위양성이 아닌 진짜 양성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유증상자는 안전하게 집에서 자가검사키트로 검사하고, 병·의원의 일반 의사도 12세 이상 확진자에게 코로나19 치료제를 처방할 수 있어야 중증화 및 의료체계 부담을 낮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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