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패러독스를 위한 창조적 설교포럼’이 21일 오후 경기도 하남시의 한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발제자 등 소수 인원만 참석했고, 포럼은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이날 포럼은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담임)가 메시지를 전한 1부 예배에 이어 이희성 교수(총신대)가 좌장을 맡고 조광현(고려신학대학원)·김대혁(총신대)·김덕현(칼빈대)·신성욱(아신대) 교수가 발제한 포럼 순서로 진행됐다.
◆ “말씀, 예배 순서에 불과하게 되었나”
소강석 목사는 “코로나와 같은 위기 때는 일상적 감성의 위무를 넘어 이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애절한 마음과 아픔을 담아내는 설교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런데 기존의 설교가 너무나 정형화되고 제도화되며 화석화되다 보니까 하나님의 안타까운 마음으로 선포되어야 할 말씀이 예배 순서의 하나에 불과하게 돼 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소 목사는 “한국교회의 위기는 설교의 위기라고 할 수 있다. 아니, 한국교회의 고립은 설교의 고립이라고 할 수 있다”며 “우리가 아무리 진주와 같은 복음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성도들이나, 이 세상을 향하여 들려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겠나? 코로나는 위기이기도 하지만 기회이기도 하다. 코로나 패러독스를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의 설교가 변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온라인 설교 만족, 현장보다 떨어져”
이날 첫 발제자로 나서 ‘현장과 온라인 설교의 차이’를 분석하고 ‘온라인 설교의 개선 방안’에 대해 발표한 조광현 교수는 “코로나는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그로 인한 비대면 현상은 단지 사회 뿐만 아니라 교회의 사역과 교인들의 신앙 양태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조 교수는 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코로나 이후 한국교회가 강화해야 할 사항으로 가장 많은 46.9%가 ‘온라인 시스템 구축 및 온라인 콘텐츠 개발’을 꼽았다”며 “코로나 상황이 종식되더라도 교인들에게 온라인 예배가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건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또 교인 18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제시하며 “온라인 설교와 현장 설교를 비교해 본 결과 설교의 이해나 영적 감화 정도 등 모든 항목에서 현장 설교가 온라인 설교에 비해 높았다”며 “설교의 만족도는 현장 예배가 온라인 예배보다 높았다”고 했다.
그는 응답자들이 온라인 설교의 장점으로 △코로나 상황에서 안전을 위한 최선 △시간의 편리 △장소의 자유로움 △다시 들을 수 있음 등을, 단점으로 △설교에 집중하기 어려움 △공동체 교제 부족 △현장감 혹은 생동감 부족을 각각 꼽았다고 했다.
조 교수는 “통계를 통해 드러난 결과는 청중이 현장 설교에 비해 온라인 설교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 온라인 설교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다는 느낌을 현장에 비해 덜 느낀다는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아직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온라인 설교가 점점 중요하게 될 것인데,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 설교가 현장 설교에 비해 만족도가 훨씬 떨어진다는 건 교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온라인 설교의 개선 방안으로 △설교자의 온라인 설교 역량 강화 △설교 청취를 방해하는 요소 차단 △온라인 설교에서 청중참여 및 공동체성 강화 △청중 교육 강화를 제안했다.
◆ “3대시 설교, 한국 강단 주 이루지만…”
또 이날 ‘효과적인 설교를 위한 실제적 전략’이라는 제목으로 마지막에 발표한 신성욱 교수의 발제도 눈길을 끌었다. 신 교수는 “코로나19 이전까지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살아가는 청중들을 위한 강단의 변화가 필요함이 많이 지적됐으나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온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코로나19 시대를 맞음에 따라 변화가 시도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감을 모두가 다 가지게 됐다”고 했다.
신 교수는 “그렇다면 코로나 시대에 살아가는 청중들에게 어필되는 설교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우선 포스트모더니즘의 특징부터 파악해야 할 것”이라며 “첫째 특징은 실용주의다. 현대 청중들은 개인의 삶에 현실적으로 유익과 향상을 가져다주는 것을 선호한다. 둘째는 감성주의다. 현대 청중들은 이성보다는 감정적인 것을 추구하고 감정 터치를 좋아한다. 셋째는 상대주의 혹은 다원주의다.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의 청중들은 절대적인 진리를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신 교수는 특히 ‘실용주의에 대한 설교학적 대안’으로 “‘원포인트의 드라마틱한 강해설교’를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며 “지금 한국 강단엔 3대지 설교가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3대지 설교는 비성경적이거나 덜 성경적인 설교를 할 가능성이 많을뿐더러 대지가 너무 많아서 효과적이지도 못한 설교라는 치명적 결함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모든 본문에는 가장 중요한 핵심이 되는 원포인트의 메시지가 들어 있다. 이 영양만점의 산삼을 캐내어서 청중들이 먹도록 해야 한다”며 “현대의 청중들은 복잡한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핵심이 되는 중심 메시지 하나를 새겨주는 것이 성경적이고 효과적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인문고전 독서’를 권장하기도 했다. 신 교수는 “인문고전을 인본주의라 비판하며 무시하는 이들이 있는데, 인문고전 중에서 그런 해로운 내용들을 제외한 나머지 설교에 아주 유용한 엑기스들만을 추출해서 선용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신 교수는 “인문고전 속에는 다른 강단에서는 활용하지 않는 기막힌 예화들이 즐비하게 들어 있다. 뿐만 아니라 인문고전을 읽으면 상상력과 통찰력과 새로운 아이디어와 문장력과 독해력을 키워주기도 한다”고 했다.
이 밖에 김대혁 교수는 ‘본문의 파토스를 살리는 본문이 이끄는 설교’라는 제목으로, 김덕현 교수는 ‘드라마적 설교의 역사적 이해와 현대적 적용’이라는 제목으로 각각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