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검사받다 감염될라”… 지정 동네병원 가기도 ‘불안’

코로나 확진자 5만명 육박… 검사 수요도 증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0시기준 신규확진자 수가 4만9567명을 기록한 9일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서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5만명에 육박하는 등 감염 확산이 증가일로를 걸으면서 의료기관에서 진행하는 진담검사 수요도 급증하는 형국이다. 다만 일부 병원에서는 의심환자와 일반환자가 뒤섞여 대기하는 풍경이 연출돼 불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전날보다 4만9567명 증가했다.

종전 최다 확진자는 지난 6일 3만8698명이었지만 사흘 만에 최고치가 경신됐다.

최근 일주일간 확진자 증가 추이를 보면 2만2907명→2만7443명→3만6362명→3만8691명→3만5286명→3만6719명→4만9567명이다. 불과 한 달 전 2000~3000명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확산세가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이에 따라 코로나 진단 검사를 위한 의료기관 수요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는데, 동네병원을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3일부터 방역당국이 새 검사 체계를 도입해 선별진료소 외에도 동네병원에서 신속항원검사(RAT)가 가능하다.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이라 불리는 동네병원은 기존처럼 일반 환자를 받으면서, 코로나 의심환자를 상대로 RAT를 진행해 준다. 일부는 PCR(유전자 증폭) 검사도 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동네병원을 찾는 것 자체가 위험해졌다는 불만이 제기된다. 일부 병·의원에서는 진료를 받기 위해 찾아오는 일반환자와 진단검사를 받으러 온 의심환자 간 동선구분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기 과정에서 의심환자 사이 거리두기가 철저하지 않아 오히려 병원에서 감염될까 걱정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같은 사무실 동료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전모(34)씨는 "자기진단키트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온 상태인데, 혹시 모르니 지정 병원을 가보려고 한다"면서도 "병원에 사람들이 몰린다고 해서 가는 것 자체도 불안하다"고 말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의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 운영지침'은 동선 구분 등을 위해 코로나 의심환자와 일반환자의 별도 구역 분리를 권장하고 있다. 다만 권장사항이라 현장에서 반드시 따라야할 의무는 없다.

이날 오전 찾은 서울 시내 한 이비인후과는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으로 일찍부터 진단검사를 받으려는 환자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하지만 의심환자와 일반환자의 대기 장소가 따로 분리되지는 않은 상태였다.

다만 의료 현장에서는 병원 내 감염은 지나친 우려라고 선을 긋고 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기 때문에 구역 분리는 감염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진료실 내부는 항상 환기를 하고 있고, 의심환자가 오면 기구 소독도 철저히 한다. 대기하다가 문제가 된 경우도 없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소규모 병원이 일일이 구역을 나누고 철저히 환자들을 분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단독 건물이 아닌 병원은 공동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하는데 이를 자의적으로 분리하는 것은 어렵다고 한다.

대규모 종합병원 중에서도 의심환자 감염 확산 위험을 막을 시스템을 갖춘 곳은 극히 드물다. 서울아산병원은 전날 의심환자 진료 과정에서 감염 확산을 차단하는 감염관리센터를 개소했는데 이는 국내 민간병원 중 처음이라고 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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