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영 의원(더불어민주당) 등 16인이 최근 ‘국가인권위원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률안은 차별행위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의 권고사항을 이행하지 않은 피진정인·소속기관 등에 최대 3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릴 수 있도록 했다.
발의자들은 제안 이유에 대해 “현행법상 국가인권위원회가 진정을 조사한 결과 인권침해나 차별행위가 일어났다고 판단할 때 피진정인, 소속기관 등의 장에게 구제조치의 이행 등을 권고할 수 있다”며 “그러나 권고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권고사항의 이행계획, 권고를 이행하지 않는 이유 등을 인권위에 통지하도록 했음에도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인권정책 및 진정사건 권고이행계획 법정 통지 기한 준수율이 60%대에 그쳤다”고 했다.
또 “인권정책의 경우 불수용 사례가 2018년 46건, 2019년 49건, 2020년 51건으로 증가했고 진정사건 불수용 사례는 2018년 360건, 2019년 394건, 2020년 407건으로 증가하는 등 인권위의 시정권고를 따르지 않는 경우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고 했다.
이들은 “위법한 인권침해나 차별행위에 대한 시정권고 이후 정당한 사유 없이 권고를 따르지 아니할 때 시정명령, 시정명령 미이행 시 과태료 부과를 할 수 있게 해 인권의 보호와 향상을 도모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신설 조항인 제44조의2(시정명령)는 “①국가인권위원회는 위법한 인권침해나 차별행위로 제44조에 따른 권고를 받은 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권고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피해자의 신청에 따라 또는 직권으로 시정명령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서 62조(과태료)에선 “정당한 이유 없이 제44조의2에 따른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하는 자에게는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지난 2018년 동성애·다자성애·성매매 관련 강연을 연 학생들에게 징계를 내린 한동대에 철회권고를, 지난 2019년 동성결혼 영화 상영을 위한 장소 대여를 취소한 숭실대에 시정명령을 각각 내린 바 있다. 한동대·숭실대는 기독교 건학이념에 따라 설립된 종교사학이다. 때문에 인권위가 종교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선 이번 개정안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법률안이 게시된 국회입법예고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인권위 권한만 강화하려는 입법을 반대한다” “소수인권 보호라는 미명하에 차별에 대한 처벌규정을 추가하는 것으로 악용될 수 있어 문제의 소지가 크다” “소수의 인권에 주목해 차별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다수에게 위협적으로 역차별을 일으키는 법제정이기에 강력히 반대한다” 등 반대 의견들이 올라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