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11일 오전 서울 성동구 카페에서 '진심·변화·책임'을 주제로 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자영업자를 위한 임대료 분담, 부동산 시장의 역동성 회복 등을 약속했다.
윤 후보는 1년간 월 100만원 부모급여, 필수의료 국가책임제 등 보다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제시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코로나로 벼랑끝에 몰린 자영업자들을 위해 임대료를 임대인, 임차인, 국가가 1/3씩 나누어 분담하는 임대료 나눔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생계형 임대임을 제외한 임대인도 고통분담을 위해 임대료의 1/3을 삭감하고 그 중 20%는 세액 공제로 정부가 돌려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 후보는 "임차인은 남은 임대료 2/3에 대해 금융대출 이후 상환금액에서 임대료와 공과금에 대해 절반을 면제하겠다. 나머지 부담은 국가가 정부 재정을 통해 분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저성장-저출생-양극화의 악순환을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고질적인 저성장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 경제는 정부가 아닌 민간 중심으로 변해야 한다. 민간의 창의력과 시장의 효율성을 이용하는 공정 혁신경제로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과 일자리 창출 능력을 두 배로 높이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아이 갖기를 원하는 국민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민을 대상으로 '부모급여'를 도입하겠다"며 "아이가 태어나면 1년간 매월 100만원의 정액 급여를 받도록 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필수의료 국가책임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공공정책 수가를 별도로 신설해 더 큰 의료적 재앙이 닥치더라도 중환자실, 응급실이 부족해 국민이 발을 동동 구르며 피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음압병실, 중환자실, 응급실 설치와 운영에 필요한 인건비, 교육훈련비를 사용량에 상관없이 공공정책 수가로 지급할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국민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필수의료 분야인 중증외상센터, 분만실, 신생아실, 노인성 질환 치료시설에도 국민건강권 확보 차원에서 공공정책 수가를 순차적으로 도입하겠다. 공공정책 수가는 지역균형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공약도 제시했다. 윤 후보는 "소득주도 성장으로 훼손된 시장경제의 역동성을 회복하고 엉터리 부동산 대책으로 망가진 시장의 가격 기능을 회복시키겠다"며 "청년 원가 주택 30만 호와 역세권 첫 집 주택 20만 호를 차질 없이 건설하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에너지 공약도 밝혔다. 윤 후보는 "탄소중립 에너지전환 30년 계획을 수립하겠다"며 "원전을 더욱 안전하게 만들어서 적정수준으로 관리하겠다. 탈탄소 기술개발을 위한 글로벌 협력과 경쟁에 적극 동참해 우리나라를 기후에너지 기술 분야의 선도국가로 만들겠다"고 했다.
◆文정부 경제정책과 차별점… 尹 "시장 원리·자연 이치 존중"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와 다른 점에 대해 "저는 시장의 원리와 자연의 이치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에게 행정서비스를 담당하는 인재 발탁에 있어서 어떤 제한도 없이 오로지 능력에 의해서만 인재를 발탁할 것"이라며 "과학과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으로 합리적 해답을 내놓겠다는 것을 (문재인 정부와의) 차이로 봐주시면 될 거 같다"고 답했다.
윤 후보는 이날 발표한 공정경제 혁신과 최근 555성장공약(코스피지수 5000, 곡민소득 5만달러, 종합국력 세계 5위)을 발표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차별화에 대해 "제가 우리 잠재성장률을 배가하겠다고 했는데 약 2%정도로 보고 있는 잠재성장률이 4%로 올라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후보의 경제정책과의 차이점에 대해 "제가 말하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모두가 어느정도 기초적인 경제능력과 교육의 혜택을 받는 것을 전제로 하는 말"이라며 "시장경제를 통해 우리가 공정하게 그 경제를 관리하고 시장거래의 위험을 떨어뜨려서 시장을 역동적으로 만들어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장에 의한 분배가 우리 사회에 양극화나 취약계층을 낳게 하는 경우에는 그 분들에 대한 튼튼한 (사회) 안전망을 선별적이든 보편적이든 구축하는게 맞다"고 설명했다.
한편 윤 후보는 멸치와 콩을 직접 구입하며 불거진 멸공(공산주의를 멸함) 논란에 대해 "저는 (인스타에) 해시태그를 달아본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병사월급 인상·여가부 폐지… 사회 전체 공익에 부합"
질의응답 시간에는 윤 후보의 '이대남' 집중 정책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윤 후보는 개편된 선거대책본부의 전략적 타깃이 20대 남성에 한정됐다는 지적에 대해 "2030 세대를 타깃으로 해서 그들의 표심 얻겠다고 말씀드린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자신의 정책은 우리 사회 전체 공익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청년들이 꼭 자기에게만 해당되는 문제 제기하지 않더라"며 "국민에 보편적인 문제인데 바라보는 각도가 좀 더 현실적인 경우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
여성 청년이 소외됐다는 지적에는 "저희가 놓치는 부분도 많다"고 답하면서도 '병사 월급 인상' 등의 공약은 "일부 남성에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월급을 더 받게 되는 세대만이 아니고 부모에게도 안정적으로, 자녀들이 책임감에서 조금이나마 편한 마음을 가질 수 있어서 4050세대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여성가족부 폐지와 관련해 윤 후보는 "여가부는 많은 국민이 기대했던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많은 국민이 판단하고 있다"며 "여가부가 설립됐을 때 기대됐던 부분들은, 여러 다양한 국가 행정에 부흥하게 빈틈없이 조금 더 큰 관점에서 사회 문제 폭넓게 보고 대응하겠다"고 했다.
◆홍준표·유승민, 김종인까지 '원팀' 질문에 "소통 노력"
윤 후보는 '여전히 경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과 원팀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결별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과도 소통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함께 경선했던 분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개편된 선대위에 대해서는 "의사결정이 조금 더 빨라진 점이 특색이라면 특색"이라고 소개했다.
윤 후보는 "선거운동을 주도해나가는 분들의 연령이 조금 더 밑으로 내려왔다. 그런 면에서 아이디어도 더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 레이스에서 어떤 변수가 있을 것 같냐는 질문에 윤 후보는 "알 수 없을 것 같다. 어떤 변수로 어떤 영향을 받을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선을 다해서 마지막까지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