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5일 동해상에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한 정황이 포착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이 올해 대남, 대미 전략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상황에서 새해 첫 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놓고 미국의 이중기준 철회 요구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중기준이란 국방력 강화는 모든 국가의 권리이며 한미가 자신들의 핵개발, 미사일 개발을 견제하고 비난하는 것이 '잘못된 행동'이라는 논리다.
이날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은 5일 오전 8시10분께 내륙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발사했다"며 "추가 정보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사는 지난해 10월19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이후 처음이다. 또 한미의 대화 호응 촉구에 직접 회신 없이 정세 관망 중이라는 분석 가운데 이뤄진 발사이기도 하다.
북한은 지난해 말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 4차전원회의를 통해 우리식 사회주의 건설을 강조하면서 자력갱생을 부각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대남, 대외 전략에 대해선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고 평가된다.
구체적으로 북한은 대남, 대외 전략에 대해 "다사다변한 국제정치정세와 주변 환경에 대처해 북남 관계와 대외 사업 부문에서 견지해야 할 원칙적 문제들과 일련의 전술적 방향들을 제시했다"고만 언급했을 뿐이다.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대체로 북한 국방 분야 계획 시간표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이중 기준 철회라는 대외 전략이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다만 미사일 제원, 사거리, 김정은 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 참석 여부 등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분석은 제한적이며, 향후 이런 지점들을 토대로 북한 의도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번 미사일 발사가 북한 동계훈련용일 수 있다고 보면서 "새 전략무기 발사라면 당 전원회의에서 핵미사일 강화, 전략무기 강화 등 언급이 있었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또 전원회의에서 대남, 대미 메시지를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압박을 하려면 유보할 필요가 없다"며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둔 상황에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동을 할 요인도 부족해 보인다"고 봤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도 북한의 대남, 대외 전략 태도와 결부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면서 온건으로 가는 것은 아니라는 일종의 경고를 내는 것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어 "국방 차원에서 자신들이 만들고 있는 단거리 미사일의 완결성을 높인 무력시위"라면서 "수위를 조절한 계산된 도발일 수 있다"고 봤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사일 발사 배경을 "도발의 일상화를 통한 이중기준 철회"라고 보면서 "외적 상황과 분리해 일상적 차원에 따른 무기 개발로 치부해 도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아울러 "이중기준 명분을 내세우면서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라는 압박용으로도 볼 수 있겠다"며 "향후 북한 발표 내용과 추세를 확인하면 의도를 더 명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