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중 첫 사망 사례가 나오면서 섣부른 '낙관론'은 배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오미크론 관련 사망자는 2명이다.
2명 모두 요양병원 입소자인 90대이며, 1명은 오미크론 확정 사례, 나머지는 역학적 연관성이 있는 사례다. 여기에 오미크론 감염자 중 70대 위중증 환자 1명도 파악됐다. 세 명 모두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까지 받았다. 국내에서 오미크론 관련 사망과 위중증 환자 발생이 알려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에 비해 전파력은 높지만 중증화율이 낮아 감기처럼 관리될 수 있다는 낙관론이 우세했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영국 같은 경우 델타 변이와 비교했을 때 오미크론 변이의 입원율이 3분의 1 정도라고 보고된 바 있다"며 "나머지 국가들도 한 달 넘게 중증도를 모니터링한 결과 델타보다 중증도가 3분의 1 이하로 낮다는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외와 달리 우리나라는 아직 오미크론이 경증이라는 결론을 내리기엔 섣부르다는 의견이 나온다.
해외에선 확진자와 재감염자가 많아 백신으로 인한 면역과 함께 자연 면역을 보유한 사례가 많지만, 우리나라는 확진자 수가 적기 때문에 면역력이 다른 국가에 비해 낮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영국의 경우 전체 인구의 약 20%가 감염이 됐지만 우리나라는 1.2% 수준이다. 재감염 추정 사례는 159명이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외국에서는 오미크론에 감염됐을 때 중증화율이 떨어진다고 돼있지만, 여기엔 접종과 재감염으로 인한 면역 효과가 어느 정도 반영돼있다"라며 "우리나라는 접종률이 높지만 재감염 비율이 굉장히 떨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기대만큼 중증화율이 감소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설령 오미크론의 독성이 델타보다 낮더라도 코로나19 고위험군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의 독성이 약하더라도, 90세 정도면 면역이 무방비"라며 "고령자나 기저질환자에게는 여전히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경각심을 끌어올리고, 선제적인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낙관론을 빨리 벗어나고, 진단이 되면 곧바로 항체치료제 주사를 맞거나 경구용 치료제를 먹을 수 있도록 치료 시스템이 서둘러 준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