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26일 "잘 보이려고 경력을 부풀렸고 돌이켜보니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라고 공식사과했다.
검은색 정장차림으로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를 찾은 김씨는 기자회견에 앞서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김씨는 마스크를 벗고 준비해온 사과문을 떨리는 목소리로 읽어 내려갔다.
김씨는 시작에 앞서 "윤석열의 아내 김건희"라며 "두렵고 송구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진작에 말씀드려야했는데 너무 늦어져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2년전 만해도 이렇게 많은 기자와 카메라 앞에서 대통령 후보 아내라고 절 소개할 줄은 감히 상상도 못했다"며 "제가 남편을 처음 만난 날 검사라고해서 무서운 사람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그는 늘 같은 옷을 입고 다니고 소탈하고 후배에게 마음껏 베풀 줄 아는 남자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몸이 약한 절 걱정해 '밥은 먹었나, 날 추운데 따뜻하게 입어라'는 전화를 늘 잊지 않았다"며 "그런 남편이 저 때문에 지금 너무 어려운 입장이 돼있다. 제가 없어져서 남편이 남편답게 평가받을 수 있다면 차라리 그렇게라도 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이어 "제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남편 앞에 제 허물이 너무나 부끄럽다"며 "결혼 이후 남편이 겪는 모든 고통이 제 탓이라고만 생각된다. 결혼 후 어렵게 아이를 가졌지만 남편 직장일로 몸과 마음이 지쳐 아이를 잃어 예쁜 아이를 얻으면 업고 출근하겠다는 간절한 소원도 들어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일과 학업을 함께 하는 과정에서 제 잘못이 있었다"며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렸다. 그러지 말았어야했는데 돌이켜보니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모든 것이 저희 잘못이고 불찰"이라며 "부디 용서해 달라"고 말했다.
김씨는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저 때문에 남편이 비난을 받는 현실에 가슴이 무너진다"고 훌쩍였다.
그는 "국민의 눈높이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겠다"며 "많이 부족했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앞으로 남은 선거기간 동안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며 "그리고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며 내조에 주력할 뜻을 밝혔다.
김씨는 "부디 노여움을 거둬달라"며 "잘못한 저 김건희를 욕하시더라도 그동안 너무나 어렵고 힘든 길 걸어온 남편에 대한 마음만큼만 거두지 마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김씨는 준비해온 원고를 읽고 인사를 하고 질문을 받지 않고 퇴장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