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패스 강화 이후 온라인 거래 플랫폼에서 접종 완료자의 QR 코드가 담긴 SNS 계정을 5만원에 빌리고 싶다는 게시물이 올라오는 등 부정 사용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정작 이를 확인해야 하는 자영업자들만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앞서 중고거래 앱에서 "접종 완료자의 네이버 아이디를 5만원에 빌린다"는 글이 올라온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서 접종 완료자의 QR코드를 캡처하거나 타인의 쿠브(COOV 전자예방접종증명서)를 사용하면 확인할 길이 없다는 등 각종 꼼수가 공유되고 있다.
물론, 쿠브 접종 증명서는 보안 정책에 따라 캡처할 수 없도록 설정됐지만 계정 자체를 거래하거나 접종을 완료한 가족의 신분증까지 준비하며 작정하고 입장하면 현실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게 자영업자들의 우려다.
접종 완료자의 계정 거래와 관련된 보도 이후, 90만명에 가까운 회원들이 가입된 자영업자들의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도 이같은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한 네티즌은 "쿠브에 개인정보 비공개로 되어 있으면 본인 확인 못하지 않냐"고 우려했고, 여기에는 "힘들다, (보통)QR만 확인하는데, (여럿이서) 휴대폰을 돌려가며 찍기도 한다"는 댓글이 달렸다. 또 "타인의 아이디로 로그인하면 확인할 길이 없다"는 댓글도 달렸다.
접종 완료 증명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손님이 사진첩에서 꺼내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주장한 이는 "혹시 문제가 될까 싶어 인증받은 앱에서 꺼내달라 했다"며 "해당 손님이 별말 없이 보여줬고 이 분은 편의상 저장해둔 모양이지만, 평소에도 (접종) 날짜만 확인했던 터에 매번 순간적으로 다운받은 이미지를 구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아예 "사비로 QR 코드를 구해서 오는 손님들은 오히려 감사하다"며 "나라에서 받으라는 손님만 받고 있는데 뭐가 문제냐"고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이도 있었다.
그는 "QR 코드(확인기)에서 울리는 '접종 완료 후 14일이 지났습니다'만 듣고 (손님을) 다 받을 것"이라며 "QR 코드와 신분증까지 업주가 확인하면서 손님들과 얼굴 붉혀야 하냐"고 되물었다.
마찬가지로, 손님에게 일일이 접종완료증명서의 위·변조 여부를 확인하기 난처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스터디 카페를 운영하며 안면 인식 키오스크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힌 이는 "회원 등록을 했을 때 사진과 방금 입장한 손님의 얼굴이 확연히 다른 것 같은데 이거 대놓고 (다른 사람의 아이디를 도용했는지)물어봐야 하나요?"라며 "좀 부드럽게 확인하는 방법은 없냐"고 조언을 구했다.
다른 이들도 "회원은 여성인데 남성이 앉아서 공부하고 있길래 여성에게 연락하자 '자기가 이용을 못해서 사촌 동생에게 쓰라고 했다'고 했다"며 "중고거래 앱에서 양도한 것 같은데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으니…"라고 푸념했다.
한편, 정부는 예방접종증명서를 위변조할 경우, 강력한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형법 제225조와 제229조(공문서 위·변조)에 따라 각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동시에 네이버 측과 기술적 보완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