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상 원장(총회한국교회연구원, 전 호남신대 총장)이 최근 한국교회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제5회 마을목회 이야기 한마당에서 ‘코로나19 이후 마을목회를 통한 교회 선교 활성화 방안’이라는 제목으로 강의했다.
노 원장은 “하나님께서는 예수를 믿는 사람만 사랑하시는 분이 아니시며, 온 세상을 사랑하시는 분으로 회개하고 주를 믿기만 하면 모든 사람이 구원받을 수 있음을 말씀하셨다”며 “하나님께서는 길을 잃고 헤매는 교회 밖의 사람들에게 더 관심이 많으시다. 이와 같이 마을목회나 선교적 교회론은 교회 밖 사람들을 교회공동체의 일원으로 초대해 교제를 나누는 중 그들이 점차 예수님을 믿어 하나님의 진정한 백성이 돼나가는 순서를 강조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기독교 복음을 교회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만 제한하려 해선 안 된다. 교회 밖 사람들도 믿기만 하면 구원을 얻을 것이라는 포용적 생각을 하는 게 필요하다”며 “오늘의 우리도 교회 밖의 사람들을 사랑으로 포용하는 '마을목회'에 주목해야 하고, 이를 통해 우리 교회들을 활성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마을목회의 모토는 '마을을 교회로, 주민을 교인으로'이다. 즉 주민을 교인으로 품어 그들도 하나님의 사랑하는 사람들로 생각하자는 취지에서 그런 모토를 만든 것”이라며 “교회 안으로만 응축된 게토화 된 공동체가 아닌, 온 마을을 심방하며 전체를 돌보는 교회가 되자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시대의 목회는 교회만을 섬기는 리더십이 돼선 안 될 것이며 마을과 주민 전체를 아우르는 포용적 목회가 돼야 할 것”이라며 “특히 마을목회는 개인적 행복과 함께 공동체적 행복에 관심을 갖는다. 이윤을 내기 위해 현안이 된 구조가 아닌 서로의 행복을 위해 함께 일궈나가는 적극적인 구성 주체들을 만들어 보려는 것이 마을목회의 주요 관심사다. 마을교회, 마을학교, 마을기업, 마을은행, 마을병원, 마을복지, 마을은행, 마을 공유주택 등이 그 예”라고 했다.
아울러 “마을 속 주민들과의 연대, 지역 교회들의 연대, 교인과 마을주민 사이의 네트워킹 등처럼 폭넓은 사귐과 관계적 통전성이 마을목회에 활력을 더하게 하는 것”이라며 “여기다 교회의 봉사를 통해 교회 밖 사람들과의 관계망을 확장해 그들이 주님의 자녀가 되는 것을 쉽게하는 전략”이라고 했다.
특히 “자신의 모든 아픔과 불행들을 혼자 감당하려 하니 그 짐들이 우리를 너무 짓누르게 한다. 마을목회는 서로의 짐을 져주는 공동적 삶의 방식을 제시한다. 우리는 이런 불행에 대해 공동으로 대처하는 많은 방안들을 만든 바 있다. 보험제도, 신용협동조합, 사회복지 수당 등 많은 제도들이 이런 공동적 삶의 방식을 포섭하는 것”이라고 했다.
노 원장은 “오늘 우리 사회는 도시건 농촌이건 공동체성이 상실된 곳이 됐다. 그러나 오늘과 같은 이런 재난의 시대, 공동체적 정신을 갖고 서로의 짐을 져주는 삶을 살 필요가 있고 이런 공동체적 대처가 오늘의 어려움을 잘 극복해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동체성이 무너진 도시에서 주민들이 하나의 공동체를 이뤄 서로 돕고 사는 게 필요하다면, 마을목회는 하나님나라를 동네에 세우는 효과적인 목회 철학”이라며 마을목회는 실천을 중시하며 신학을 위한 신학이 아닌 교회를 위한 신학을 강조한다. 목회와 선교현장에 충실한 사회봉사 신학으로 사랑의 실천을 구체화하는 목회방안“이라고 했다.
특히 “한국교회의 성장이 지체되면서 젊은 목회자들이 갈 곳을 찾기가 쉽지 않은데, 후배들을 위한 목회의 길을 찾아줘야 할 것이다. 본 통합 교단 총회도 ‘프런티어목회센터’를 만들어 학교에 필요한 교목, 군선교사, 경목, 사목, 형목, 원목, 마을목회 전문가 등으로 훈련하여 일자리를 마련하고자 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작은 교회들이 붕괴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목회자의 이중직 문제도 거론되는데, 이런 이중직으로서 본 통합 교단은 마을목회에 관한 일자리를 권장하고 있다. 어린이집, 노인 보호시설, 방과 후 학교, 공동육아, 마을기업 등을 본당 외의 교회 건물들을 사용하여 운영하면서 이에 대한 정부 기관의 지원을 받는 방안도 검토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노 원장은 “이 같은 마을목회는 공공성과 공유의 개념을 강조하기도 한다. 교회의 남은 공간들을 이웃과 나눠 쓰는 ‘교회 공간 나눠 쓰기 운동’을 진행하면서 교회가 지역사회에 공헌을 할 수 있다. 가령 주일만 사용하는 주차장, 교육관, 봉사관 등을 평일에는 마을 사람들을 위해 빌려주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라며 “최근 ‘스페이스클라우드’란 앱이 만들어져 공간을 저렴한 가격으로 임대하는 사이트들이 있는데, 이런 사이트들을 함께 사용할 수도 있다”고 했다.
아울러 “교회의 한 방을 도서관과 카페, 그리고 회의실 등으로 개조해 지역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게 한다면 교회가 마을과 더욱 친숙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 한다”며 “더 나아가 최근엔 코로나19로 작은 교회들이 폐쇄되면서 예배실을 공유하는 공유교회 개념이 출현하게 됐다. 주일 시간을 달리하여 교회들이 예배실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기존 교회당을 더 사용할 수 없게 된 목회자들이 카페 목회를 하는 분들에게 공간을 공유할 수 없겠느냐는 문의들이 많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적극적인 고려도 필요한 때라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