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장남 불법도박 ‘가족 리스크’… 사과로 진화 시도

가족 리스크에 '출신 비천' 프레임 전환 시도 '견강부회' 역풍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 후 아들의 도박의혹과 관련해 사과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장남 불법 도박이라는 악재에 직면했다. 이 후보는 본인의 형수 욕설과 조카 살인 심신미약 변호 논란에 이은 가족 리스크에 빠른 사과로 악재 진화를 시도하는 모양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으로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자칫 장남 도박건이 윤 후보 위기를 물타기해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조선일보는 16일 이 후보 장남이 2019~2020년 상습적으로 불법 도박을 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아 형법 246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 상습범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 후보는 당일 오전 입장문을 내어 "언론보도에 나온 카드게임 사이트에 가입해 글을 올린 당사자는 제 아들이 맞다"며 "아들이 일정 기간 유혹에 빠졌던 모양이다. 부모로서 자식을 가르침에 부족함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아들도 자신이 한 행동을 크게 반성하고 있다. 스스로에 대해 무척이나 괴로워한다"며 "온당히 책임지는 자세가 그 괴로움을 더는 길이라고 잘 일러주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제 아들의 못난 행동에 대하여 실망하셨을 분들께 아비로서 아들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치료도 받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을 마친 후에도 기자들과 만나 "제 가족들과 관련한 매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가르치는 부모 입장에서 참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후보가 야권의 정쟁화와 형사처벌 가능성에도 관련 보도를 빠르게 인정한 것은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와 그 모친을 살해한 조카를 변론했던 과거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모호한 언급으로 되려 논란을 키웠던 전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당시 김씨의 변호를 맡아 심신미약 감형을 주장해놓고 2018년 서울 강서구 PC방 아르바이트생 살인사건 당시 "국민은 정신질환에 의한 감형에 분노한다"고 비난해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는 논란이 커지자 "일가 중 일인이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 돼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고 재차 해명했다.

그러나 '살인'이란 언급 없이 '데이트폭력 중범죄'라고만 두루뭉술하게 표현하고 심신미약 감형을 주장한 것에 대한 언급도 하지 않아 유족의 거센 반발을 샀다. 국민의힘과 정의당은 내로남불, 악어의 눈물, 인격 살인이라고 맹비난했다.

이 후보 가족 리스크는 10여년간 발목을 잡고 있다. 성남시장 재임 중 셋째 형 정신병원 강제 입원, 셋째 형수 욕설 등은 이 후보의 거듭된 사과에도 여전히 이 후보의 거친 이미지와 여성과 노년층 사이 거부감의 동력이 되고 있다.

이 후보는 "제 출신이 비천하다. 비천한 집안이라서 주변에 뒤지면 더러운 게 많이 나온다. 그런데 누가 집안이 엉망이라고 흉을 보더라"고 가족 리스크에 대한 비판을 출신에 대한 혐오 문제로 전환하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견강부회다. 국민에게 해명해야 할 수많은 의혹들을 철 지난 감성팔이로 극복해보겠다는 뻔히 보이는 수(이양수 국민의힘 선대위 수석대변인)", "그건 조선시대 얘기(홍준표 의원)" 등의 야권의 비판에 직면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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