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2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1년 유예를 언급하자 민주당이 '부자 감세' 반발을 딛고 관련 논의에 속도를 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그간 '부동산을 통한 불로소득을 막겠다'며 징벌적 수준의 다주택자 중과세 정책을 강행했던 것과 대치되는 행보다.
이 후보는 경북 김천 추풍령휴게소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1년 유예 관련 구상을 당에 전달했다는 사실을 공개하고 처분 시기별 차등 완화라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핀셋 조정 검토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조만간 입장을 정리하게 될 것"이라며 "양도세가 거래세냐 보유세냐 논쟁이 있기는 한데 보유에 따른 일상적 부담은 늘리고 거래에 따른 일시적 부담은 줄인다라는 측면에서 보면 이론과 상관없이 양도세도 거래세에 가까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거래세 완화·보유세 강화 기조에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특히나 다주택자 양도세를 중과하고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부과하는 바람에 6월로 유예기간이 끝난 상태에서 종부세 과다 부담이 부담되고 팔고 싶은데 양도세 중과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입장이 있는 것 같다"며 처분 시점에 따른 차등 완화를 당과 협의 중이라고 공개했다.
이 후보는 "여기에 대해서 효과 있냐 없냐 논쟁 많이 있기는 한데 저는 꼭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당내 논의 중이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시골 움막을 사놓았더니 그것도 주택으로 쳐서 2주택자 종부세로 중과하는 억울하다는 문제 제기가 있는데 타당한 것 같다"며 "실거주자 보호, 투기용 다주택자 억제라는 측면에서 경계선상에 있는 사례이긴 하지만 억울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 부분을 조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양도세 중과 유예와 종부세 완화는 당내에서 매물 잠김 해소를 위해 풀어야 한다는 찬성 주장과 부자 감세 우려와 집값 하락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실익이 크지 않다는 반대 여론이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다. 기획재정부도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계획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악화된 부동산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부동산 세금 부담 완화를 추진했지만 당내 반발로 1가구1주택자에 한해서만 입법이 이뤄진 바 있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도 "다주택자까지 검토하는 것은 굉장히 부담스럽다"며 당내 반대 기류가 세다고 전한 바 있다. 다만 "정치라는게 항상 예상대로 가는 것이 아니다"고 여지를 열어뒀다.
이 후보가 반대가 큰 다주택자 양도세와 종부세에 대해 조정 방침을 공개한 것은 정권심판론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차별화 필요가 있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선대위는 부동산 공약을 발표하기 위해 조율하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부동산이 안정되면 세제 조정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논의는 계속 해왔다"며 "당정청에서 어떤 방침을 정했다고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세제는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기 전에는 여러가지 얘기가 있을 수 있지만 모든 사람들이 동의할 만한 내용이 아닌 경우가 많다"고 했다.
/뉴시스
#이재명 #양도세중과 #징벌적다주택자중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