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미크론 확진 부부’ 아내 “거짓말 의도 없었다”

사회
사회일반
노형구 기자
hgroh@cdaily.co.kr
“‘방역차’ 개념 잘못 이해… 가족사진 공개됐다는 얘기 듣고 충격”
6일 오전 인천 한 교회에 전면 폐쇄 안내문이 붙어있다. 해당 교회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오미크론에 확진된 부부가 다니는 교회로 알려졌다. ©뉴시스

선교학술대회 참석차 나아지리아에 방문해 에티오피아를 경유한 항공기로 지난달 24일 오후 귀국한 뒤 그 다음날인 25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진판정을 받은 인천 40대 부부가 방역당국에 “방역택시를 탔다”고 거짓진술 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해명했다.

40대 부부는 확진 전날 인천공항에 도착해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30대 남성이 모는 승용차에 동승해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30대 남성도 29일 오미크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 부부 가운데 아내 A씨는 7일 본지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에서 언론을 통해 알려진 동선추적 과정에서의 거짓진술 논란에 대해 “엄밀히 말하면 우리 부부의 실수”라고 했다.

이어 “방역택시를 타야 하는 것이 맞는지도 몰랐고, 이에 대한 안내도 없었다”며 “일부로 거짓말 하려는 의도는 당연히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 부부는 백신 접종을 완료해 접종완료 서류를 제출했고, (인천공항에 입국한 뒤) 24시간 이내에 PCR검사를 받으라는 안내 외에는 (방역당국으로부터) 아무것도 안내받은 것이 없었다”고 했다.

A씨는 남편과 함께 오미크론 확진판정 이후 “방역통제관이 ‘인천공항에서 집으로 이동할 당시 방역차를 탔느냐’고 질문했고, 그땐 당황하여 질문을 못한 것 같다. 그래서 ‘네네’ 이렇게 대답했는데, 사실 머릿속에 ‘법적으로 방역차를 타야하나’ ‘내가 뭐 잘못한 건가’ 등 이런 질문들이 떠올랐다”며 “그러나 (방역통제관의) 질문이 너무 많아 그냥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고, 나도 곧 잊어버렸다”고 했다.

그녀는 “방역통제관이 질문한 ‘방역차 탑승 여부’에 대해, 저는 ‘방역차’라는 개념을 지인의 차를 타고 갔어도 마스크만 잘 착용해서 간다면, 방역차를 타고 간 것으로 이해했다”며 “그래서 ‘네네’라고 대답한 것”이라고 했다.

본지가 ‘방역통제관이 던진 많은 질문으로 긴장한 탓에 각기 질문의 의미를 곱씹어볼 시간이 없었느냐’고 묻자 A씨는 “내 느낌상 (방역통제관이) 너무 바빠서 빨리 빨리 질문을 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나중에는 양성자가 많이 나와 데려 갈 수 없으니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늦는다고 화 내지 마시고 기다리라고만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마스크를 잘 착용해왔고 더구나 백신접종까지 완료했기 때문에 (확진될 지에 대해) 아무 의심이 없었다”며 “주변에도 그동안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이 별로 없었다”고 했다.

지난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모더나 백신접종을 완료한 A씨 부부는 인천공항에 들어온 뒤 자가 격리 면제자로 분류됐다. 인천공항 코로나 검사센터 홈페이지에 따르면, 국내 예방접종완료자 등은 격리면제 대상자로 분류돼 대중교통 이용이나 특별수송 공항버스 이용이 가능하다. 방역택시를 타야 한다는 의무규정은 따로 명시되지 않았다.

A씨는 현재 심경에 대해 “에티오피아 항공이 한국에 자주 다니는데 그 동안 아프리카에서 온 사람들이 (오미크론을) 안 퍼트리고, 만약 한국에서 저희로부터 오미크론의 확산이 시작됐다면, 오미크론에 감염된 모든 사람들에게 정말 사죄를 하고 싶다”며 “질병관리청에도 피해를 줘서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우리 부부의 신상이 털린 것과 가족사진이 공개됐다는 얘기를 듣고 너무 충격을 받았다”며 “우리 아이들이 너무 걱정이 된다. 과연 대한민국 땅에서 살아갈 수 있을지 그저 눈물이 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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