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해외 유입에서 가족·지인간 감염을 거쳐 지역사회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특성상 원천 차단은 어렵겠지만 전파력이나 중증화율, 백신에 미치는 영향 등 정보를 얻기 전까지 최대한 늦추는 게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4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3일 0시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오미크론 변이 관련 환자는 13명이다.
이 가운데 유전체 분석 결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확인된 사례는 6명이다. 다른 7명은 이들과 역학적 관련이 있는 코로나19 확진자로, 현재 오미크론 변이 감염 여부는 분석 중이다.
오미크론 변이 확정 사례 6명을 감염 경로별로 구분하면 4명은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이력이 있는 해외 유입 사례다. 그리고 이들의 지인·가족 등 국내 발생 사례는 2명이다.
방대본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를 '우려 변이'로 지정한 지난달 26일부터 해외 유입 확진자 검체 중 분석이 가능한 경우, 전수 전장 유전체 분석을 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오미크론 변이 지역사회 유행이 발생한 지역을 중심으론 입국 제한도 강화한 상태다.
이처럼 초기 해외 유입 차단에 주력하는 가운데 관건은 지역사회 전파 속도를 얼마나 늦추느냐가 될 전망이다.
아직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오미크론 변이 확정 사례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은 복수의 환자가 교회 등을 고리로 발생하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현재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와 역학적 관련이 있는 7명이 모두 지난달 28일 인천의 한 교회에서 열린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된 게 그 첫 사례다. 이 가운데 1명은 앞선 오미크론 변이 확정 확진자와 식당에서 접촉한 사실도 방대본은 파악했다.
당시 예배 참석자는 물론, 앞 시간대 예배 참석자까지 800명가량이 진단검사를 받고 있어 관련 확진자는 늘어날 것으로 방대본은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증상 감염 사례가 많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특성상 가뜩이나 국내 유입 차단이 어려운 가운데, 계속된 대규모 유행으로 역학조사 등에 어려움이 있어 지역사회 유입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많은 접촉자 범위와 N차 감염이 이어지면 지역사회 유입 가능성이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고 그 기로가 결정될 시점"이라며 "교회 등 추적하는 곳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고 방역 자원이 모자란 상황이라서 완전하게 추적 가능할지 의문이다. 그렇다면 지역사회 유입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선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정보가 확보될 때까지 최대한 유입 속도를 늦추는 게 최선일 수 있다.
지난달 24일 남아공이 WHO에 처음 보고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알고 있는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다. 남아공에서 분석한 내용을 보면 이전에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사람들이 오미크론 변이 확산 이후 재감염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는 점 정도다.
정재훈 교수는 "변이에 대해선 조기 유입 차단으로 시간을 벌고 정보를 습득하는 게 중요하다"며 "지금 전체적인 유행 상황이 좋지 않아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더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는) 전염력이 빠르고 백신 효과가 떨어질 개연성이 있다"며 "바이러스는 계속 변이할 것이고 상시 준비해서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변이가 또 나타날 수 있으니 경각심을 놓지 많아야 한다는 것을 정부 당국이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