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훈 목사(서울한영대학교 총장)가 국내 최대 장로교단 연합체인 사단법인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 제39대 대표회장으로 선출됐다. 개혁교회 신앙과 전통을 계승하고 장로교 정체성 확립 및 연합과 일치를 도모하기 위해 지난 1981년 설립된 한장총에는 현재 예장 합동과 통합을 비롯해 백석과 고신, 대신 등 26개 교단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장로교’라는 특정 교파들의 연합체이지만, 장로교 교세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영향력은 결코 작지 않다.
한영훈 신임 대표회장은 최근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 있는 한장총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우리나라 기독교에서 차지하는 장로교의 역사성과 위치, 영향력을 생각할 때, 한국교회의 연합과 부흥을 위한 한장총의 역할이 자못 크고 막중하다”고 했다. 한 대표회장과의 인터뷰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아래 정리했다.
◆ “연합사업 40년 경험 토대로 최선 다해 섬길 것”
-먼저 한장총 제39대 대표회장으로 선출되신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제가 30대 후반부터 한국교회 연합사업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약 40년의 세월입니다. 그 동안 많은 곳에서 단체장을 맡아 왔는데, 이번에 특별히 한장총 대표회장으로 섬기게 됐습니다. 한장총 26개 회원교단에 소속된 교회의 수는 4만2천여 개, 목사 수는 7만8천여 명, 성도 수는 790만여 명입니다. 실로 어깨가 무겁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마지막으로 한국교회를 위해 봉사하라고 제게 주신 직분이라 믿고, 그 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미약하나마 최선을 다해 섬기도록 하겠습니다.”
◆ “기관통합 모색하고 사회에 한국교회 입장 대변”
◆ “회원교단 영입 나서고 해외 장로교회와도 교류”
-한 회기 동안 계획하고 계신 중점 사업은 무엇인가요?
“한장총 제39대 대표회장으로서 그 동안의 한장총 사업을 잘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대표적으로 ‘장로교의 날’ 행사가 있고, ‘장로교 신학대학교 찬양제’도 그 중 하나입니다. 그런가 하면 기존에 잘 시도하지 않았던 것들도,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어 과감히 추진해 볼 생각입니다.
우선 한국교회 연합을 위해 한장총이 발벗고 나설 것입니다. 현재 한국교회연합(한교연)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기관 통합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좀처럼 열매를 맺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한장총이 이들을 한 자리에 모아 해법을 모색해볼 계획입니다. 세 연합기관에 가입해 있는 장로교단들은 거의 대부분 한장총 회원교단들입니다. 그러므로 연합기관 통합에 있어 한장총의 역할이 자못 크다 할 것입니다. 부디 한장총이 각 기관들을 이어주는 ‘연합의 다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한 대정부, 대사회적으로 중요한 사안이 있을 경우 이에 대한 한장총의 입장을 성명 등을 통해 발표하고자 합니다. 한장총은 그 동안 장로교단 연합에 일익을 담당해 왔지만,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적극적이지 못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장총이 한국교회 안에서 갖는 위상을 고려했을 때, 이제는 한국교회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한다는 것이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마음입니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먼저 우리의 신앙과 신학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합니다. 그래서 내년 2월 장로교 정체성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국내 저명한 개혁주의 신학자들을 모시고 우리의 신앙과 신학을 다시 점검하며 앞으로 나아갈 길을 조명할 것입니다.
아울러 한장총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 회원교단 영입에도 나설 계획입니다. 현재 국내에 100개 이상의 장로교단이 있다고 합니다. 그들 중 우선 10여 곳을 회원으로 영입하게 되면 한장총의 활동도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국내만이 아니라 해외에 있는 한인 장로교회들과의 교류도 더 활발히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 일환으로 내년 부활절 이후 미국 LA와 뉴욕 등 주요 도시에서 한인 장로교회 지도자들과 만남을 가지려 합니다.
이 밖에 유튜브 등 뉴 미디어를 활용해 교회·세상과도 적극 소통할 것입니다.”
◆ “장로교의 날, 힘차게 새 출발하는 자리 됐으면”
-‘장로교의 날’은 한장총의 연중 최대 사업입니다. 그런데 최근 2년 간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행사를 축소해 진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내년 계획은 어떠신가요?
“만약 상황이 허락된다면, 내년 장로교의 날 행사는 최근에 했던 것보다 큰 규모로 치르고 싶습니다. 단순히 크게 하겠다는 것보다는, 코로나19로 인해 움츠러 들었던 우리의 신앙을 회복해, 힘차게 다시 출발해 보자는 의미입니다. 이 행사가 한국교회 회복과 부흥의 디딤돌이 되길 바랍니다. 또한 26개 회원교단이 모두 참여해 장로교의 정체성을 다지고 연합하는, 명실상부 장로교 최대 축제의 날로 만들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한장총 상임위원장이신 정서영 목사님께서 준비위원장을 맡아 수고해 주실 것입니다. ”
◆ “예배 회복돼야… 포괄적 차별금지법 절대 반대”
-코로나19 팬데믹은 지난 약 2년 동안 한국교회에도 큰 시련이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요?
“무엇보다 예배가 회복돼야 할 것입니다. 예배는 교회와 기독교인들의 생명과 같은 것입니다. 우리는 예배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고 그 분을 찬양합니다. 그러므로 교회의 존재 이유가 예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이걸 힘들게 했습니다. 그러면서 성도들은 자신도 모르게 온라인 예배에 길들여졌습니다. 마치 교회에 나가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잘못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한국교회가 다시 부흥하려면 예배부터 온전히 드릴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그 동안의 경험을 통해 방역에 대한 노하우를 어느 정도 익힐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종교의 자유를 존중해, 한국교회가 온전히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미국의 교회들은 현재 예배를 드리는 데 아무런 제한이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직 한국에선 그처럼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포괄적 차별금집법안에 대해선 어떤 입장이십니까?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제정되어서도 안 되고 존재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법안이 차별금지 사유로 제시하고 있는 성적지향이나 성별정체성은 하나님의 창조 원리를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법은 악법이며 결코 제정되어선 안 됩니다. 절대 반대합니다.”
◆ “한국교회, ‘오직 예수’ 신앙 위에서 하나 되자”
-끝으로 한국교회를 향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국교회 성도들이 너무 인본주의에 빠져 있지 않나 우려가 됩니다. 다시 하나님 중심의 신앙을 회복해야 합니다. 한국교회가 이제는 성경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이를 통해 초대교회의 모습을 회복할 때, 하나님께서 다시 한국교회를 위해 하늘 문을 여실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교회가 연합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연합할 수 있는 길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신앙을 굳게 붙드는 것입니다. 교단이 다르고 저마다의 신앙에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오직 예수 안에만 구원이 있다는 고백은 모두가 함께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 믿음 위에 굳게 선다면, 다른 차이에 대해서는 서로 관용하고 인정하면서 하나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부디 2022년 새해는 한국교회가 하나 되어 세상에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한 해가 되길 기도합니다.”
한영훈 목사는
서울한영대학교, 미국 Lee University(B.S), 미국 Church Of God Theological Seminary(M.Div.), 미국 Faith Theological Seminary(D.D.), 미국 Souhtern California Seminary(D.Min.)를 나왔다. 서서울중앙교회에서 담임목사로 43년 간 목회했으며, 예장 한영 총회장을 2회 역임했다. 이 밖에 (재)세계복음화협의회, 한국복음단체총연합회, 한국기독교영풍회, (사)한국기독교부흥협의회,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등을 지냈다.
현재 (재)한국기독교부흥사단체총연합 중앙대표회장(대표), 서울한영대학교회 담임목사, 서울한영대학교 제7대 총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 11월 19일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제39회 정기총회에서 신임 대표회장으로 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