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을 대표해 지난달 말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 북한인권결의안을 제출했던 슬로베니아가 북한 인권 유린 문제를 거듭 제기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24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슬로베니아 외무부는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슬로베니아가 유럽연합의 틀 안에서 북한인권결의안 추진에 협조하고 있다”며 “결의안에 언급된 주요 우려 사항이 수년 동안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슬로베니아 외무부는 또 “인권이 지난 몇 년 동안 개선되지 않았고, 인권 침해 가해자들에 대한 책임 추궁이 없으며, 인도주의적 상황과 이것이 인권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북한의 심각한 인권 상황이 여전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한국이 3년 연속으로 북한인권결의안 공동 제안국에 참여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각국이 국제사회와 협력하고, 건설적인 비판을 수용해 대화에 참여하며, 현장에서 인권 상황의 구체적인 개선을 촉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고 한다.
앞서 북한인권결의안은 지난 1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표결 없이 합의로 채택됐다. 17년 연속 채택이다. 한국은 3년 연속으로 공동 제안국에 참여하지 않고 합의에만 동참했다. 결의안은 내달 유엔 총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VOA에 따르면 슬로베니아 대표는 제3위원회가 열리던 자리에서도 유럽연합을 대표해 “북한이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의 접근 요청을 거부하는 등 인권 관련 유엔 메커니즘에 협력하지 않고, 남북대화나 다른 유엔 회원과의 관여에도 긍정적인 진전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슬로베니아 외무부는 북한의 이런 행동을 국제법 위반이자 제재 적용 대상으로 규정했다고 한다. 외무부는 이메일에서 “슬로베니아는 유엔에서 국제법 원칙과 인권 존중을 거듭 요구하고 있으며, 따라서 위반 행위에 대한 제재 유지에 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에서 대북제재 완화를 재추진하는 데 대해서는 “슬로베니아와 EU 회원국들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에 부과된 제한 조치를 공동으로 시행하고 있다”며 “유엔 안보리는 이미 인도주의적 제재 면제를 허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고 VOA는 전했다.
다만, “대북 제한 조치와 함께 지속적인 압박을 가하면서도, 개방적인 대화 채널을 보존하고 가뜩이나 심각한 주민들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도록 하는 이중적 접근법을 계속 지지한다”고 덧붙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