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을 이용한 운동치료가 파킨슨병으로 인한 운동 장애를 호전시키고 환자의 우울증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구로병원 뇌신경센터 고성범 교수 연구팀(인천 나은병원 김진희 과장)은 전문무용수지원센터(박소정 강사)와 함께 '춤'을 이용한 무용 치료가 파킨슨병 증상을 호전시키고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효과가 있음을 밝혀냈다고 11일 밝혔다. 보행 분석을 통해 파킨슨병에서 무용 치료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확인한 것은 국제적으로도 처음이다.
파킨슨병은 뇌 신경계 퇴행성 질환으로 치매, 뇌졸중과 함께 노인성 3대 질병으로 꼽힌다. 국내 60세 이상 노인의 1~1.5%가 파킨승병을 앓고 있으며 노인인구가 늘어나면서 발병률도 높아지고 있다. 움직임이 느려지거나 떨리고, 사지가 뻣뻣해지거나 몸이 엉거주춤하게 굽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우울증, 수면장애 등이 동반되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2019년 고대구로병원 이상운동장애 클리닉을 방문한 파킨슨병 환자 9명(평균 나이 69세, 파킨슨병 발병 기간 평균 5.3년)을 대상으로 6개월간 무용 치료(펠든크라이스 기법을 적용한 무용 치료)를 진행했다.
그 결과 운동장애의 정도를 나타내는 ‘통합파킨슨병 운동 척도검사’에서는 처음 무용 치료를 시작한 후 6개월 동안 약물 용량의 증가 없이도 증상이 호전됐다. 무용 치료 중단 후 6개월이 지나자 증상이 다시 악화됐다.
보행장애의 정도를 객관적으로 정량화한 '보행분석 검사'에서는 보행 속도가 빨라지고, 보폭의 길이가 길어지는 등 보행이 개선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또 균형유지능력은 무용치료 기간 동안 악화되지 않고 유지되다가 치료 종료 후 증상이 악화됐다.
무용 치료는 파킨슨병 환자의 삶의 질에 영향을 끼치는 비운동 증상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 비운동증상 지표(NMSS)와 우울증 등급 척도(MADRS), 파킨슨병 설문지(PDQ-39)등의 척도는 치료 기간 중 지속적으로 감소하다가 무용 치료 중단 이후 급격히 증가했다.
고성범 교수는 "이번 연구는 무용 치료가 파킨슨병의 주된 증상인 경직, 서동증 등의 감소와 보행장애를 개선시키고, 더불어 우울증 및 삶의 질 개선 등의 측면에서도 유의한 효과가 있음을 증명했다"며 "무용 치료가 파킨슨병의 다양한 증상 조절을 위한 보완요법의 하나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고 교수는 "요즘처럼 신체활동이 제한되는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는 파킨슨병 환자들의 운동적, 비운동적 증상이 악화되기 쉽다"며 "이들을 위한 운동 요법의 개발 및 비대면 시대에 맞춘 온라인 교육 실시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운동장애저널(Journal of Movement Disorders)’에 11월 게재됐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