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MMO(대규모 다중사용자 온라인 게임) 게임에 NFT(대체불가능토큰)와 'P2E(Play To Earn)' 모델을 접목하고 메타버스 산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11일 발표했다.
홍원준 엔씨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이날 진행한 올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자사가 "가장 경쟁력 있는 NFT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회사"라고 자부했다.
그는 "내부적으로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NFT가 게임에 잘 접목되기 위해서는 게임 내의 경제 시스템에 대한 관리, 이해의 경험, 지식, 기술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사업적인 측면, 기술적인 측면, 가장 중요한 법률적인 측면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NFT가 적용된 게임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르는 MMO가 유력하다. 그는 "엔씨가 하고 있는 MMO가 NFT 적용에 가장 적합한 장르라고 믿고 있다. 이에 대해 준비해왔고 내년에 선보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용자가 게임을 하며 돈을 벌 수 있는 'P2E' 모델 도입도 고려하고 있다. 홍 CFO는 "자사 게임 및 플랫폼 양방향에서 P2E 적용을 검토 중"이라며 "P2E도 향후 여러가지 제기될 수 있는 위험과 비판요소가 있다. 리스크 요인을 처음부터 관리하면서 설계할 수 있을지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홍 CFO는 "퍼플은 현재 크로스플레이·스트리밍을 가능하게 하는 '퍼플on', 채팅이 가능한 '퍼플talk' 등을 현재 40여개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글로벌 게임 및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육성 중"이라며 "엔씨의 플랫폼으로 삼는 퍼플이 글로벌 시장에서 NFT와 블록체인을 결합한 글로벌 게임 및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진화시키는 것이 중장기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엔씨는 국내 규제를 고려해 해외에 출시하는 신규 IP(지적재산권) 게임부터 NFT를 접목할 계획이다.
홍 CFO는 "다른 회사들도 해외 출시로 (NFT, P2E) 시작을 하고 있다. 향후 출시하는 게임들, 내년 초 쇼케이스를 통해 공개하는 것부터, 리니지W도 제2권역 출시 예정이다. 이런 맥락에서 초기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신작 라인업에 있는 신규 IP에는 NFT를 접목시키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외에서 서비스하는 '리니지W'를 언급하며 NFT 접목 가능성을 시사해 주목된다. 홍 CFO는 "리니지W는 제2권역 출시가 이뤄질 때쯤이면 글로벌 전략이 빛을 발할 것으로 예상한다. 글로벌 전략이 통해야 NFT 등이 연결될 수 있다"며 "제2권역 이용자 특성을 감안해 콘텐츠뿐만 아니라 플랫폼과 비즈니스 모델까지 많은 변화를 심각하게 논의 중이다. 제2권역 출시 시점은 내년 상반기를 목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홍 CFO는 "NFT와 P2E는 연결될 수밖에 없다. 현재 트렌드를 인지하고 있다. 신규/기존 게임을 구분하는 개념은 아니다. 결국 NFT와 P2E의 성공 요인은 경제 시스템 안에서 참여자들이 가지고 있는 재화 등을 어떤 식으로 어떻게 활용하느냐를 어떻게 매니징하느냐가 중요하다. 단순히 적용한다고 성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상 자산의 개념, 어떠한 재화를 획득하고 교환하는 개념, 그것을 이용자 사이에서 공유하는 개념이 엔씨가 초창기부터 선도적으로 이뤄왔던 운영 노하우다. 어떻게 운영해서 이용자가 남고, 창의성을 찾을 수 있는지가 성공의 열쇠라고 생각한다. 기술적인 준비는 끝났다. 이용자 입장에서의 가치를 어떤 식으로 제안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엔씨는 게임 업계 최초로 '아데나'라는 재화를 활용한 경제 시스템을 지금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게임, IP 콘텐츠, 플랫폼 이외에 NFT도 M&A 방향에 당연히 고려하고 있다. 해외 지역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체 가상자산 발행 가능성도 시사했다. 홍 CFO는 "기술적인 검토는 완료 단계다. 어떤 식으로 하는 것이 경제 시스템에서 안정적으로, 이용자에게 가치를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의사 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메타버스 산업 진출에 대해선 "엔씨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메타버스 안의 창의성, 메타버스에 들어오는 이용자의 지속성이라고 생각한다"며 "두 가지를 만족시키는 매개체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게임을 통해 가상공간에서 상호작용할 수 있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타버스 사업은 엔씨의 글로벌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UNIVERSE)'에서 시작해 향후 게임을 연동하는 방식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홍 CFO는 "메타버스는 광의의 개념이기 때문에 NFT나 P2E에 비해 당장 내년에 선보이겠다는 상황은 아니다. 자회사의 유니버스 서비스로 메타버스 사업을 진행 중"이라며 "유니버스가 메타버스의 시발이 될 것이고, 게임을 연동시키는 것이 완결일 것이다. 여러 회사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기술적 검토가 완료되고 사업적으로 알릴 수 있을 때 시장에 설명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유니버스의 10월 최고 MAU(월간 활성 사용자)가 440만명이다. 해외 이용자 비중이 90%다. 이용자층도 전혀 다르다. 론칭 시 130개 국가였는데 현재 216개 국가에서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며 "메타버스는 결국 가야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엔씨가 NFT, P2E, 메타버스를 언급한 것만으로 주가는 30% 가까이 상승했다. 이날 최저 58만9000원이던 주가는 엔씨 실적 발표 후 78만6000원까지 올랐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