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 과정에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정진웅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측이 항소심 첫 재판에서 검찰 수사관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경험자를 불러 압수수색 중 한 검사장의 행동을 증거인멸 행위로 오해할 수 있었음을 입증하겠다는 취지다.
11일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윤승은)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된 정 연구위원의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쌍방 항소로 진행된 이날 공판에서 정 연구위원 측 변호인은 "이 사건 압수수색이 왜 필요했는지, 어떤 상황으로 증거인멸이 가능하다고 봤는지 그 상황을 설명해 줄 검찰 수사관을 증인 신청해 물어봐야 한다"고 요청했다.
폭행 사실보다는 당시 상황이 벌어지게 된 정당성을 다투겠다는 취지다. 여기에 대해 검찰은 "1심에서도 이미 했던 주장"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양측 의견을 들은 후 증인 채태 여부 등을 정하기로 하고 이날 재판을 마쳤다.
정 연구위원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 시절 '채널A 사건' 수사 관련 압수수색을 진행하다 한 검사장을 폭행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독직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지난해 7월29일 법무연수원 용인분원 사무실에서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카드를 압수수색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이었던 정 연구위원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 검사장의 팔과 어깨 등을 잡고 소파 아래로 누르는 등 폭행을 가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앞서 1심은 폭행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는 취지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다만 한 검사장이 입은 피해를 상해라 볼 수 없다며, 특가법상 독직폭행이 아닌 형법상 독직폭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