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 고통 외면 않는 것이 주님 섬기는 것”

국제
미주·중남미
김진영 기자
jykim@c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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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 숄티 대표, ‘워싱턴 D.C. 통일광장기도회’서 강연
수잔 숄티 대표(왼쪽)가 미국 현지 시간 26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통일광장기도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주최 측 제공

미국인으로서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인권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슈잔 숄티(Suzanne Scholte) 북한자유연합 대표가 2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통일광장기도회에서 ‘북한 사역을 쉴 수 없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숄티 대표는 이날 자신이 북한 인권 운동을 펼치며 힘든 순간에 자신을 지탱해 준 성경의 구절들을 나누면서 세 가지 기도제목을 공유했다.

“북한 주민들 귀하고 소중하게 보시는 하나님”

그녀는 먼저 마태복음 25장 31~40절의 말씀을 소개했다.

“인자가 자기 영광으로 모든 천사와 함께 올 때에 자기 영광의 보좌에 앉으리니 모든 민족을 그 앞에 모으고 각각 구분하기를 목자가 양과 염소를 구분하는 것 같이 하여 양은 그 오른편에 염소는 왼편에 두리라 그 때에 임금이 그 오른편에 있는 자들에게 이르시되 내 아버지께 복 받을 자들이여 나아와 창세로부터 너희를 위하여 예비된 나라를 상속받으라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 헐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병들었을 때에 돌보았고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 보았느니라 이에 의인들이 대답하여 이르되 주여 우리가 어느 때에 주께서 주리신 것을 보고 음식을 대접하였으며 목마르신 것을 보고 마시게 하였나이까 어느 때에 나그네 되신 것을 보고 영접하였으며 헐벗으신 것을 보고 옷 입혔나이까 어느 때에 병드신 것이나 옥에 갇히신 것을 보고 가서 뵈었나이까 하리니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

숄티 대표는 “이 말씀을 통해 알 수 있는 건, 지구상 모든 사람들보다 북한에서 고통받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하나님께서 정말 귀하고 소중하게 생각하신다는 것”이라며 “그리고 그들을 보살피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며 그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것이 곧 예수님을 섬기는 것이라는 말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 도망나온 난민들, 그리고 그곳에서 기근으로 배가 고파 굶주리고 죽어가는 사람들, 감옥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하나님께 정말 소중한, 누구보다 소중한 이들”이라며 “우리가 그들 위해 기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 주민 구원해야 할 의무, 우리에게”

북한인권 운동가인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가 지난 2018년 5월 인천 강화군의 해변가에서 페트병에 쌀과 달러, 우리 드라마 등이 담긴 USB, 구충제 등을 넣어 바다로 떠내려 보내던 모습. ©뉴시스

다음 성경 구절은 잠언 24장 11~12절이었다.

“너는 사망으로 끌려가는 자를 건져 주며 살육을 당하게 된 자를 구원하지 아니하려고 하지 말라 네가 말하기를 나는 그것을 알지 못하였노라 할지라도 마음을 저울질 하시는 이가 어찌 통찰하지 못하시겠으며 네 영혼을 지키시는 이가 어찌 알지 못하시겠느냐 그가 각 사람의 행위대로 보응하시리라”

숄티 대표는 “이 구절을 보면서도 북한 사람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며 “그들은 분명히 사망으로 끌려가는 자들이고 살육을 당하게 된 자들이기 때문에 우리에겐 그들을 구원해야 할 의무가 있다. 우리가 몰랐다고도 절대 할 수가 없다. 아는 이상 그들을 위해서 일하고 행동해야 할 때”라고 했다.

“하나님, 내게 많은 천사들 보내주셔”

마지막 성경 구절은 시편 94편 16~19절이었다.

“누가 나를 위하여 일어나서 행악자들을 치며 누가 나를 위하여 일어나서 악행하는 자들을 칠까 여호와께서 내게 도움이 되지 아니하셨더면 내 영혼이 벌써 침묵 속에 잠겼으리로다 여호와여 나의 발이 미끄러진다고 말할 때에 주의 인자하심이 나를 붙드셨사오며 내 속에 근심이 많을 때에 주의 위안이 내 영혼을 즐겁게 하시나이다”

그녀는 “이 말씀을 통해 또 알 수 있는 건, 하나님께서 자신을 도와 악한 자들을 대적할 사람들을 찾고 계시다는 것”이라며 “이 구절을 통해 우리가 하나님의 사역에 동참하는 데 있어서, 우리의 발이 미끄러질 때나 우리가 절망에 빠졌을 때, 하나님께서 우리를 계속해서 소생시키시고 도와주신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숄티 대표는 “지난 ‘북한 난민의 날’(9월 24일)에 (미국) CCTV(중국 국영방송) 앞과 중국 대사관 앞에 갔을 때, 그날 아침에 정말 마음이 다운되었다”며 “‘내가 뭐하는 거지? 내가 수년 동안 이 일을 해오고 있는데 무슨 변화가 일어났지?’ 아무도 들어주지 않을텐데, 이 일을 왜 하고 있는 것인지 정말 큰 절망에 빠졌다. 그래서 그 날 아침에 얼어나면서 너무나 괴로웠고 너무나 하기 싫었지만, ‘하나님 오늘 만큼은 하루를 견딜 수 있도록 도와주셔야 한다’고 기도하면서 일어났다”고 했다.

지난 2019년 미국에서 열렸던 제16회 북한자유주간 행사 중, 미국 의회 내 초당적 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북한 군대 내 인권 유린’ 토론회에 참석한 수잔 숄티 대표 ©미주 기독일보
그녀는 “저는 사실 예술가가 되거나 작가가 되기를 어렸을 때 꿈꿨다”며 “그런데 지금 나 스스로가 너무나 한심 것이다. 60이 넘은 여성이 중국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한다는 것이 너무나 한심하게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나 혼자도 아니고 다른 이들까지 끌어들여서 하고 있는 내 모습에 너무 화가났다”고 했다.

그러나 그 ‘북한 난민의 날’이 너무나 훌륭했고 영광스러웠다는 숄티 대표는, 그날 한국의 많은 이들에게서 격려를 받았다고 했다. 특히 자신을 향해 “항상 당신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한 목자의 말에 큰 힘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녀는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많은 사람들을 보내주셨다며 “천사들을 보내주신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메일 살해 협박과 한국에서 받은 엽서들

한편 그녀는 몇 년 전 이메일을 통해 굉장히 심한 살해 위협을 받았다고도 했다. 그 이메일에는 참수된 여자의 머리가 담긴 끔찍한 사진도 있었다고 한다. 숄티 대표는 “이것 때문에 충격을 받아서 며칠 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또 부끄러워서 아무에게도 이야기 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녀는 “‘얼마나 나를 미워하길래 누군가가 시간을 내어 이런 가장 끔찍한 사진을 찾아내서 나에게 이메일 보낼 생각을 했을까, 나를 얼마나 미워하면 그렇게까지 했을까’라고 생각하니 너무나 부끄러웠다”고 했다.

그런데 그로부터 약 일주일 뒤, 그녀는 한국에서 온 18장의 엽서들을 받았다고 한다. 어린 아이들이 보낸 엽서에 기록된 발신 날짜는 자신이 살해 협박 이메일을 받기 약 일주일 전이었다. 발신 주소는 ‘한국, 천국에서 보낸 편지’라고만 되어 있었고, 그림과 함께 격려의 메시지와 성경 구절들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숄티 대표는 “여사님께 힘을 주기 위해 이 편지를 썼으며, 예수님께서 당신께 항상 힘을 더해주실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며 “그리고 대부분의 엽서에 ‘북한 주민들을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써 있었다”고 했다.

그녀는 “누군가가 끔찍한 사진을 동원해서 살해 협박을 하는 동안, 하나님께서는 한국의 어린 아이들을 통해 내게 힘을 주시려고 이러한 메시지들을 보내주시고 계셨던 것”이라며 “북한의 자유를 위해 강력한 사랑과 지원이 가득 담긴 편지들을 준비하고 계셨던 것”이라고 고백했다.

숄티 대표는 끝으로 세 가지 기도제목을 나눴다. 첫 째는 6.25 한국전쟁 종전선언이 이뤄지지 않도록, 둘째는 한국에서 언론·집회·종교의 자유가 보전되도록, 셋째는 한국에 있는 탈북자들을 위해 함께 기도하자는 것이었다.

기도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주최 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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