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변희수 전 육군하사의 전역 처분이 부당하다는 법원의 1심 판결에 대해 법무부가 22일 육군 측에 항소 포기를 지휘했다. 법무부는 행정소송상소자문위원회의 권고를 존중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한다.
앞서 육군 측은 1심 판결에 대한 항소 여부에 대해 “육군은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나, 상급 법원의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어 국방부와 협의해 법무부에 항소 지휘 요청을 했다”고 밝혔던 바 있다.
육군이 법무부에 지휘 요청을 한 것은 행정소송에서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소송에 관한 법률’에 따라 최종적으로 항소할지 여부를 법무부가 결정하기 때문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 사건 판결은 성전환자의 군복무를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가 아니고, 사건 처분 당시 여성이였던 망인(변 전 하사)에 대해 음경 상실, 고환 결손 등을 이유로 한 전역처분이 관련 법령에 비춰볼 때 위법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전환자의 군복무 인정 여부는 추후 관련 규정의 개정 검토, 군의 특수성 및 병력 운용, 국방 및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 국민적 공감대 등으로 종합해 입법·정책적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앞서 대전지법 제2행정부(재판장 오영표)는 지난 7일 변 전 하사가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제기한 강제전역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변 전 하사는 수술을 마친 후 청주지방법원에서 성별 정정을 허가받아 여성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전역 처분 당시 군인사법상 심신장애 여부 판단도 여성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변 전 하사는 군복무 중 휴가를 받아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수술을 했다. 육군은 그에게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리고 강제전역 처분을 했었다. 이에 변 전 하사가 법원에 이번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 3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한편, 1심 판결에 대해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반동연), 건강한사회를위한국민연대(건사연) 등 단체들은 육군의 항소를 촉구하기도 했었다.
특히 건사연은 최근 관련 논평에서 “이 사건은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며 “이번 재판의 최종 결정에 따라 트랜스젠더의 군 입대 및 군인 성별전환 뿐만 아니라 군대 내 동성애 등의 문제가 법률과 군형법 개정에 따라 점진적으로 허용될 수 있는 만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차대한 사안”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