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교수의 ‘오징어 게임’ 기독교적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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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기자
jykim@cdaily.co.kr
12일 유튜브 영상 통해 분석

12일 유튜브 영상을 통해 화제의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기독교적 시각에서 비평한 이정훈 교수 ©유튜브 영상 캡쳐
넷플릭스의 인기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는 ‘기독교인’으로 표현된 인물들이 매우 부정적 이미지로 그려진다. 이정훈 교수(울산대 법학)는 이를 어떻게 봤을까. 그가 12일 유튜브 영상을 통해 화제의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기독교적 시각’으로 비평했다.

자본의 논리 따르는 게 참 그리스도인?

이 교수는 “(‘오징어 게임’에) 반기독교적인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저도 보면서 상당히 기분이 나빴다. 기독교에 대한 이미지가 너무 나쁘게 그려진다”며 “특히 제가 제일 몸서리쳐졌던 부분은, (등장 인물들이) 징검다리를 건너는데 안깨지는 강화유리가 있고 깨지는 유리가 있다, 그럴 때 기독교인으로 표현된 한 인사가 그걸 건너갈 때 기도를 한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니까 그 선택을 잘 해서 건너가면 대박 쳐서 456억을 받는 것”이라며 “죽느냐 사느냐… 한탕해서 부자가 되느냐, 아니면 죽느냐의 갈림길에서 예수님께 기도를 한다. 이게 제겐 가장 축격적이 장면이었다”고 했다.

이 교수는 “영화(드라마) 속에서의 인물이지만 한 단계만 더 깊이 생각해 보면 이게 잘못된 신앙에 빠진 내 모습일 수도 있겠구나, 특히 우파나 보수를 지지한다는 기독교인들 중에서 마치 자본의 논리를 따르는 것이 참 그리스도인인 것처럼 잘못 가르치고 있는 교회들과 성도들이 여러분의 상상보다 상당히 많다”고 했다.

즉 “자본의 논리를 따르는 게 기독교가 아니고 (기독교인들이) 성경대로 살다보니 자본주의가 발전하는 데 선한 영향력을 끼쳤다는 이야기”인데 “주객을 바꾸어서 이야기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상대방이 죽어야 내가 이기는 게임에서 ‘기도’를 하는 기독교인으로 등장하는 캐릭터 ©넷플릭스
이 교수는 “우리(기독교인들)는 주식을 다루는 금융회사에 다닐 수 있고 투자 금융회사의 직원일 수도 있다”며 “그런데 그 안에 있으면서도 어떻게 자본의 논리에 물들지 않는 금융 전문가 투자 전문가가 될 수 있을까, 이런 것들이 바로 이 드라마를 통해서 우리 기독교인들이 생각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미디어의 기독교에 혐오에 대응하는 법

그는 “(‘오징어 게임’의) 반기독교적인 흐름, 그 드라마에서 표현한 기독교인들은 정말 혐오감이 드는…, ‘기독교 혐오적 시각이 감독에게 있느냐’라고 하면, 당연히 ‘예스’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며 “그런데 ‘오징어 게임’을 본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면서 제가 놀란 것은, 과거에는 그래도 기독교인의 범죄가 뉴스가 되었을 때 사람들이 놀랐다는데, 지금 ‘오징에 게임’에서 (기독교인을) 표현한 걸 사람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오징어 게임’이) 기독교인들을 표현하는 방식에 대해서 우리 기독교인들 입장에선 억울한 면이 많다. 그런데 이것이 우리 교회를 나타내는 진실이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또 있다. 그런데 그건 너무 나간 것이다.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는 “교회의 본질적 목적이 선행이 아니지만 선행을 많이 한다. 실질적으로 정부 외에 상당한 영역에서 복지나 구제 영역에서 교회의 순기능이 엄청 크다”며 “그런데 ‘이렇게 좋은 부분은 왜 표현하지 않고, 기독교 혐오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가’라고 할 때, 그 현상이 왜 일어났나를 묻기보다는 거꾸로 ‘우리 기독교인들이 거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를 답해주고 싶다”고 했다.

이 교수는 “초기 교회 때 (기독교인들이) 수많은 오해를 받았다. 근친상간이다, 인육을 먹는다, 사람 피를 마신다는 오해를 받았을 때 초기 교회 교인들은 어떻게 극복했나”라며 “오히려 전염병이 돌 때, 사람들을 돕고 그리스도인만 이웃을 돕는 것”이라고 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포스터 ©넷플릭스
그는 “여러분과 제가 기독교인으로서 기독교를 혐오하는 미디어가 판칠 때 대응할 수 있는 길은 두 가지”라며 “첫째, 이웃을 섬기는 삶의 모습을 통해 이 악한 시대를 극복해 나가는 것이고 둘째, 바로 이런 미디어들이 쏟아져 나올 때 가령 청년 중에 ‘나는 저런 것은 마귀 내용이니까 안 봐’라고 한다면, 안 믿는 청년들과 대화할 때 ‘오징어 게임’이 다 화제가 되는데 혼자만 모르면 왕따가 될 것이다. (그렇게) ‘왕따 되라’고 가르치는 게 아니라 거꾸로 제대로 된 성경적 세계관을 탑제한 뛰어난 청년이 그 ‘오징어 게임’의 한계와 여러 가지 관점의 문제점들을 친구들에게 탁월하게 설명해 낼 수 있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런 것들이 바로 문화 사명에서 이 시대 기독교인들에게 하나님이 요구하는 능력과 방향이 아니겠나”라고 했다.

진짜 세상, ‘오징어 게임’과 뭐가 다른가

한편, 이 교수는 그 외 ‘오징어 게임’이 던지는 메시지를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오징어 게임 감독’이 예리하게 사회를 분석하는 눈, 사회과학적·인문학적 측면에서 굉장히 예리한 통찰·시각을 갖고 있다고 먼저 좋은 평가를 해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오징어 게임’이라고 하는 게임판 자체가 바로 강한 자들, 권력을 독점한, 백인으로 상징되는 자들이 vip로 와서 불쌍한 사람들이 생명을 걸고 하는 게임을 즐긴다는 설정 자체가 글로벌 자본이라고 하는 거대 권력에 의해 희생당하는 노동자라는 이런 관점이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감독이 의도했던 게 뭘까. 제가 봤을 때, 자본가와 착취당하는 노동자의 대립관계라고 하는 계급적 관점에서 사회와 인간을 바라보는 구도가 명확히 존재한다”며 “(그런데) ‘오징어 게임’이라고 하는 그 게임판이 만들어지면 더러운 게임장 안에서는 법치나 공정이 의미가 없다. 게임판 안에서의 말들은 이미 희생이 전제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아무리 공정을 외쳐봐야 인간의 존엄성이나 기본권, 인권은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너희들이 공정을 외쳐봤자 어차피 세상은 오징어 게임판 같은 권력자들의 놀음 안에서 너희들은 말일 뿐’이라는 이런 암시가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담겨 있다고 분석해 볼 수 있겠다”고 했다.

또한 그는 “대사 중에 ‘야, 바깥은 여기랑 다르니?’(라는 게 있다.) 굉장히 예리한 질문”이라며 “오징어 게임을 하는 선 밖에서, 진짜 세상에서 벌어지는 경쟁과 이런 게 총을 안 쏘았다 뿐이지 차이가 없지 않냐, 그리고 인간이 속고 속이는 그 판에서 엉망진창 아니냐, 그러면 바깥은 뭐 낫냐, 거긴 유토피아냐, 이렇게 묻는 것”이라고 했다.

인간은 전적 부패… 희망은 예수와 복음

©넷플릭스
이 교수는 “여기서 인간성을 상실하게 만들고 극한 경쟁을 시키는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는 것도 맞다”며 “그런데 감독이 조금 더 주력하고자 했던 포인트는 제가 볼 때는 인간의 악”이라고 했다.

그는 “인간들이 ‘오징어 게임’ 안에 있을 때 다수가 원하면 게임을 멈출 수가 있다. 그러니까 한 번 들어왔으니 끝까지 가야 하는 게 아니고 사람들이 죽는 걸 봤으면 그 자리에서 ‘우리는 안 할래요’ 하고 다수가 동의하면 멈출 수가 있다”며 “감독이 예리하다는 건 뭐냐면, 아마 해외에서도 인기를 끄는 사회과학적인 비평 포인트가 거기에 있을 것인데, 대부분 악한 체제를 개인들이 선택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선동이 되었든 속았던 어쨌든… 우리는 체제 비판을 많이 하지만, 감독의 예리함이 어디에 있냐면, ‘그 체제를 네가 선택했다’는 것”이라며 “이게 던지는 메시지가 굉장히 큰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이 드라마가 던지는 메시지 중에 마지막에 선행을 하는가를 보면서 ‘너는 그러고도 인간을 믿니, 오징어 게임판에 있었으면서도?’ 이러면서도 마치 마지막에 인간이 희망인 것처럼 이야기 한다”며 “실제로 주인공이 양심 때문에 친구를 죽이고 돈을 차지하는 걸 포기하는 그런 장면이 나온다”고 했다.

이 교수는 “그럴 때 감독이 이야기 하고 싶은 건, 우리 인간 자체가 갖고 있는 양심, 그 양심을 통한 변화의 가능성, 그리고 윤리적 행위를 선택하는 그 인간”이라며 “그러니까 ‘인간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맙시다’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런데 우리 그리스도인에게는 이것보다는 어떤 관점이 있을까. 이런 지옥 속 같은 현실에 대해서 역시 인간이 답이 아니라, 인간은 전적으로 부패한 존재라는 걸 ‘오징어 게임’을 통해 더 느끼고 ‘우리에게 역시 희망은 예수 그리스도 밖에 없구나, 복음 밖에 없구나’ 이런 걸 더 강렬히 느낄 수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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