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 컨설팅 회사인 ‘사반타 컴레스(Savanta ComRes)’는 자선 단체 ‘영원한 응답 기도의 방벽(Etenrnal Wall of Answered Prayer)’의 의뢰를 받아, 영국 성인 207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연구에 따르면, 영국 성인의 3명 중 1명(35%) 이상은 최소 ‘한 달에 한번은’ 혼자 혹은 소그룹을 이뤄 기도하거나 교회에서 기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 18세에서 34세 사이인 젊은 세대의 절반(51%)이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기도한다’고 답했으며, 이는 55세 이상인 기성 세대(24%)의 두 배 보다 높았다.
이 설문 결과는 교회 출석에서도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전체 성인 응답자의 31%가 최소 ‘한 달에 한번은 교회에 출석한다’고 답했으며, 18-34세 젊은 세대(49%)는 55세 이상인 기성 세대(16%)보다 교회를 다니는 비율이 3배나 더 높았다.
또한 영국인 젊은 세대는 ‘자신의 기도가 응답될 것이라는 믿음’이 기성 세대보다 높게 나타났다. 55세 이상 영국인 중에 ‘내 기도가 응답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22%인 반면, 18세에서 34세 사이는 38%였다.
‘영원한 응답 기도의 방벽’의 설립자인 리차드 겜블은 이번 결과가 영국에서 영성이 증가하는 추세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겜블은 “영국이 점점 더 세속 사회가 되어간다는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영국에서 영성이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면서 “젊은 세대가 온라인 그리고 비전통적인 방식으로 신앙과 영성을 탐구한다면, 이는 논쟁거리가 아닌 장려되고 포용되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이제 기도가 최후의 수단이 아닌 하나님과의 대화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면서 “종교마다 하나님을 더 높은 존재로 보는 관점이 다르지만, 기독교는 하나님이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하는 관계적인 존재라고 가르친다”고 덧붙였다.
이번 결과는 영국 교회의 신자 수가 급격한 감소를 보인다는 여론 조사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2014년 갤럽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자신을 “종교적(religious)”이라고 답한 영국인은 30%에 그쳤다.
또한 ‘처치 스터티스틱(Church Statistic)’이 발표한 보고서에서 영국의 교회 신자 수는 1930년 1060만 명에서 2010년 550만 명으로 감소했다. 이 결과는 전체 인구의 30%에서 11.2%로 줄어든 수치이며, 조사 마지막 해인 2013년에는 10.3%로 떨어졌다.
이 자료를 집계한 브리얼리 컨설턴시(Brierley Consultancy)에 따르면, 1980년부터 2015년까지 교회 출석률은 인구의 11.8%에서 5%로 감소했다.
반면, 교회 출석률의 급격한 감소는 젊은층의 영성에 대한 관심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2020년 1월 영국의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가 발표한 설문조사에서, 영국의 Z세대(16-24세) 중 하나님을 믿는 비율은 밀레니얼 세대(25-39세)보다 높게 나타났다.
‘하나님 혹은 영적 존재를 믿는가’라는 질문에 Z세대 응답자 중 36%가 ‘믿는다’고 답했으며, 밀레니얼 세대는 35%로 나타났다. 유고브 측은 당시 이를 “하나님을 포함해 영적 존재를 믿는 젊은 세대의 증가는 주목할 만한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영원한 응답 기도의 방벽’ 자선단체는 버밍엄 외곽 콜스힐 인근 부지에 랜드마크 건축물을 올해부터 착공한다.
이 작품은 영국의 기독교 유산을 보존하고, 기도의 의미에 대한 성찰과 소통을 위한 기념물로 고안됐다. 이 건물에는 각각의 기도 응답의 사연을 담은 100만 개의 벽돌로 지어져, 방문객이 휴대폰을 벽돌에 갖다 대면, 그 이야기에 접속할 수 있게끔 설계된다.
높이 51미터에 달하는 이 건물은 총 340만 불(약 40억 3천만 원)의 비용이 소요되며, 2023년에 완공될 경우 연간 30만 명이 방문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