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의 본문은 출애굽기 4장이다. 이 본문은 하나님이 모세를 보내고자 '가라'고 하시는데 모세가 자신은 능력이 없다며 여러 차례 자신은 갈 수 없음을 호소는 장면이다. 보내시려는 하나님과 가지 않으려는 모세의 의지가 대치하는 가운데, 하나님께서는 모세가 읍소하는 모세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시는데, 그럼에도 모세는 "주여 보낼 만한 자를 보내소서"라고 항변하고, 이에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노를 발하신다. 결국 모세는 하나님이 가라 하신 길을 갔고, 이스라엘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모세가 지도자가 되어 홍해를 건너고 가나안까지 가는 여정은 이스라엘의 위대한 역사이나, 모세가 최초의 부름을 받고 그 때 결단하는 과정은 우리의 삶에서 낯설지 않은 모습이다. 김도훈 교수는 하나님과 모세의 대화 현장에서 오늘날 우리 자신의 모습과 하나님이 우리를 대하시는 마음을 추론해보았다.
먼저 김도훈 교수는 하나님이 인간을 부르심은 인간의 기준에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임을 밝혔다. 구약에서 하나님은 여러 사람을 부르셨다. 김 교수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 이삭, 야곱, 모세 등의 인물을 부르실 때 어떤 이유로 그들을 부르셨는지를 생각해보자고 독려했다. 그의 말대로 아브라함이나 모세가 없으면 하나님이 자신의 구원 사역을 이뤄가지 못하시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모세가 없어도 하나님이 직접 홍해를 가르실 수 있고, 다윗이 없어도 하나님이 직접 장풍이나 벼락같은 자연을 이용하여 골리앗을 쓰러뜨릴 수 있고, 요나가 없어도 니느웨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하실 수 있다. 그런데도 하나님은 사람을 부르셨다. 김도훈 교수는 이에 대하여 하나님이 그 때 그 시간에 그 사람을 부르신 것은 "하나님이 그가 그 때에 필요하시기에 부르셨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오늘 날 믿는 자들도 하나님이 자신을 왜 부르셨는지 알지 못하고 이것은 신학생, 신대원생들도 마찬가지다. 김 교수는 우리는 부름 받은 이유를 모르지만 하나님께서 이 때에 이 사람이 필요하셔서 행하신 일일 것이라고 본인의 믿음을 드러냈다.
두 번째로 김도훈 교수는 하나님의 부르심에는 인간의 능력이 결정적 요인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모세는 상처가 많고 열등감도 깊고, 자신감도 없고, 용기도 적은 사람이다. 김 교수는 특히 모세의 성장 배경과 과정에 주목했다. 모세는 자라면서 두 어머니가 있었는데, 애굽 왕궁의 어머니와 그리고 젖을 먹여 키워준 히브리인 어머니다. "낮에 왕궁에 가면 애굽의 어머니가 애굽의 문화, 종교 신, 풍습을 가르쳤고, 집에 오면 이스라엘의 어머니가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너의 하나님이고 너는 이스라엘 민족이다"라고 가르쳤을 모세의 성장시기를 묘사하며 모세가 그 두 문화 사이에서 얼마나 갈등하고 고민하였을지를 짐작했다. 김 교수는 모세가 떨기나무의 불꽃에서 여호와를 만났을 때 하나님의 '이름'을 물은 것과 관련하여, "아마도 많은 신들의 사회 속에서 많은 신들의 이름이 있는 종교를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유추하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김도훈 교수는 모세가 당시 애굽인 사회에서도 히브리인 사회에서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던 삶을 살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정적인 이유로 모세가 애굽인을 한명 죽이고 그것이 들키자 도망간 사건을 들었다. 모세는 이 때 히브리인들의 지지를 받지도 못하였다. 그리고 만약 모세가 가졌던 왕궁의 권력이 있었다면 사람 한 명 죽인 것 가지고 도망까지 가야할 상황에 처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그리고 또 하나 김 교수가 주목한 것은 모세 안의 분노의 감정이다. 그에 따르면 단순히 이스라엘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만 가지고 애굽인을 죽였다는 것은 이해가지 않는다. 사람은 이성이 있기에 아무리 분노하고 증오해도 함부로 사람을 죽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모세 안의 분노, 열등감, 증오, 상처와 같은 감정들이 있었음을 김 교수는 설명했다. 그리고 하나님은 이와 같은 모세를 부르셨다.
셋째로 김 교수는, 하나님은 사람을 부르시고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내신다고 밝혔다. 하나님이 모세를 보내실 때 그의 부족한 부분을 일일이 다 고쳐서 보내신 것이 아니다. 모세가 말을 못한다고 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말 잘하게 훈련시키셔서 보내신게 아니라, 말 잘 못하는 모세를 그대로 두시고 옆에 말 잘하는 아론을 붙여서 보내셨다. 김 교수는 "하나님은 인간을 고쳐쓰시는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 쓰신다. 내가 만약 하나님이라고 생각하면 보내고자 하는 인간을 완전히 뜯어고쳐서 보낼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 하나님은, 말 못하면 말 못하는 그대로, 열등감이 있으면 열등감 가진 그대로, 자신 없어 하는 모습도 그대로 보내신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하나님이 인간을 바꾸지 않으시고 있는 그대로 보내시는 것에 대하여 김 교수는 "하나님이 직접 일하시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모세는 자꾸 자기 자신이 능력이 없음을 거듭 읍소했지만 하나님의 생각은 다르다고 김 교수는 설명하며, 하나님의 의중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여 설명했다: "모세야, 내가 할게. 내가 바로와 싸울 것이다. 내가 홍해를 건너게 할 것이다. 내가 애굽 군대를 물리칠 것이다. 너는 가만 있기만 하여라."
김 교수는 보냄을 받았으나 가지 않으려 하나님과 대치하는 모세의 상황을 오늘날 우리에게 적용을 시도하며 "하나님께서도 아직 준비가 안 된, 능력이 없는, 상처와 열등감이 있는 우리에게 '이제 가라'고 하신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에 대하여 우리가 당면한 많은 현실적 문제들이 있음에도 우리가 우리가 가진 모든 문제들을 안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그냥 가보자"라고 권면하였다. 단 김 교수는 우리가 하나님이 보내시는대로 "그냥" 가도 되지만 단 한 가지, "하나님과 함께 가야한다"는 것만은 놓치지 말자고 강권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