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슈얼 헬스케어 브랜드 '텐가'가 지난해 리서치 컨설팅 회사 '리서치팩토리'에 의뢰해 진행한 '대한민국 성인남녀 자위행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성인들의 77.3%가 자위행위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 보면 남성의 95.7%, 여성의 56.6%가 '자위행위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꾸준히 자위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49.8%였다.
자위행위를 하는 이유로는 '성욕을 해소하기 위해'가 66.4%로 가장 높았다. '성적 즐거움을 위해'는 33.6%,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가 23.3%로 뒤를 이었다. '성관계 파트너가 없어서'라는 응답은 17.9%로 나타났다. 이 조사 결과는 자위를 성관계의 대체재로 활용하는 성인들보다 자위 행위 그 자체를 즐기는 성인들이 훨씬 더 많다는 점을 시사한다.
기독교인들 중에서도 규칙적으로든 불규칙적으로든 자위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자위는 스스로에게 성적 자극을 줘 만족감을 채우는 행위인데 이를 성경에서 규정하는 '죄'로 인식해야 하는지 그저 성적 에너지를 방출하는 무해한 자연 행위로 인식해야 하는지 의견이 분분하다. 성경은 자위행위에 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는다. 또한, 기독교 지도자들도 자위가 갖고 있는 정신적, 도덕적 함의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어 자위의 죄성 여부에 관한 판단이 난해하다.
이 문제에 관한 답을 내놓으려면 자위행위 그 자체에 주목하기보다는 인간의 성이 갖고 있는 보다 큰 의미와 목적부터 탐구해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성경에 따르면, 성은 자기 자신을 위해 창조된 게 아니다. 성은 서로 주고받는 대인관계의 일부로 기능하도록 만들어졌다. 성경은 성의 의미와 목적에 관해 두 가지 중요한 사항을 말한다. 1. 성은 남편과 아내가 한 몸이 되는 과정에 있어서 중심적인 기능을 한다.(창세기 2장 24절 참조) 2. 성과 결혼은 그리스도와 교회 사이의 결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기능을 한다.(에베소서 5장 31절 - 32절 참조)
다음으로, 성경이 자위행위가 죄인지에 관해 직접 언급하지는 않지만 자위행위에 적용해볼 수 있는 성경구절들을 통해 자위의 죄악성 여부를 판별해 볼 수 있다.
#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음욕을 품고 여자를 보는 자마다 마음에 이미 간음하였느니라"(마태복음 5장 28절)
매력적인 성적 대상을 보고 음욕을 품었다고 해서 반드시 자위행위를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예수는 인간이 하는 대부분의 행동은 마음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씻지 않은 손으로 음식을 먹는 행위가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품는 악한 생각들이 사람을 더럽게 한다고 했다. 마음의 법을 강조한 성경말씀에 의하면 성적 욕망을 가지고 이성을 바라보면 죄가 된다.
문제는 겉으로 드러난 자위행위인데 아무런 생각 없이 자위를 하는 사람은 없으며, 자위를 하는 동안 구체적인 대상을 설정한 후 시청각적 환상을 머릿속으로 떠올리게 된다. 즉 자위행위에는 거의 언제나 이를 유발하는 욕정, 부적절한 성적 자극, 환상, 혹은 포르노 시청 같은 동기가 선행된다. 만약, 욕정이나 머릿속의 부도덕한 생각, 환상, 포르노 시청 등과 같은 죄를 끊어낸다면 자위는 훨씬 더 극복하기 쉬운 행위가 될 것이다.
# "너희 몸은 너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바 너희 가운데 계신 성령의 전인 줄을 알지 못하느냐 너희는 너희 자신의 것이 아니라 값으로 산 것이 되었으니 그런즉 너희 몸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고린도전서 6장 19절 - 20절)
성경에 따르면, 예수를 영접한 크리스천의 몸은 더 이상 자신의 소유가 아니고 그리스도의 피값으로 산 그리스도의 것이다. 자위를 통해 성욕을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다고 해도 자위가 몸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행위라고 보기는 힘들다.
오히려 자위는 순전히 자기쾌락만 성취하려고 하는 일종의 '자기애'(self-love)다. 성경은 가장 큰 계명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고, 두번 째로 큰 계명이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라 가르친다. 자기를 사랑하라는 가르침은 성경교리에 어긋난다. 예수는 "자기 생명을 사랑하는 자는 잃어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자위는 또, 고린도전서 10장 31절("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하라") 말씀에도 위배된다. 자위를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 용인할 수 있는 행위로 인정한다고 해도 하나님께 영광돌리는 행위도 아님을 인식해야 한다.
# "모든 것이 내게 가하나 다 유익한 것이 아니요 모든 것이 내게 가하나 내가 무엇에든지 얽매이지 아니하리라" - 고린도전서 6장 12절
이 구절은 원문을 직역하면 더 이해하기 쉽다. "“I have the right to do anything, but not everything is beneficial(나는 어떤 것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지만 모든 것이 유익한 것은 아니다) I have the right to do anything but I will not be mastered by anything(나는 어떤 것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지만 어떤 것에 의해서도 지배받지 않을 것이다)
이 구절을 자위행위에 직접 적용하기에는 논리적 비약이 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자위행위가 끊기 힘든 습관적 행동으로 자리잡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구절을 자위행위에 적용해 볼 여지가 생긴다. 리서치 결과에서 나타났듯이 자위행위를 하는 사람들의 절반 가량이 일주일에 한번 이상 규칙적으로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성욕 해소 목적으로 시작한 자위가 중독적인 힘을 발휘해 한 개인을 병적으로 지배할 수도 있다. 자위의 중독성에 빠지게 되면 자위를 성욕 해소 수단으로 이용하는 게 아니라 불안감이나 스트레스를 느낄 때, 혹은 아무 이유 없이 강박적으로 자위를 하게 될 수도 있다. 그리스도의 말씀이 아닌 다른 어떤 것 - 그것도 육체적인 쾌락만 주는 것 - 에 지배 받는다면 죄가 아니라고 누구도 단언할 수 없을 것이다.
만약 부적절한 욕정, 환상, 포르노 같은 시각물 없이 자위가 주는 기쁨에 대해 하나님께 전적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서 동시에 중독되지 않고 자위를 한다면 자위행위가 죄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과연 이런 종류의 자위행위가 가능한 것인지에 관해 심각한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