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차세대를 향하신 마음이 망설이던 저희를 움직였어요. 제법 늦은 나이에 시작해 캠퍼스 선교에 4년을 헌신했지만 ‘그만큼 했으니 잘했다’고 하시지 않고 여전히 그 자리에서 잃어버린 양을 기다리고 찾으시는 목자의 마음을 알게 되니 ‘이제 우리는 못합니다’ 할 수 없었어요. 사실 잘 모르고 처음 시작할 때보다 5년이 지나 두려움은 더 크고 몸은 더 고되지만, 1년동안 사역을 내려놓고 깨달은 것은 하나님께서 충분하다고 말씀하시기 전에는 끝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타임라인 없이 하나님께서 할 수 있는 만큼 시키신다는 것을 붙들고, 모든 것을 심플하게 말씀하시는 대로 순종해갈 것입니다.”
오랫 동안 청장년층 사역을 섬겨온 대니 박, 캐더린 리-박 목사 부부는 캠퍼스에서 목자없이 방황하는 청년들을 놓고 마음 아파하다 2016년, 미국 에덴스 UGA(University of Georgia) 캠퍼스에 아시아권 청년들을 위한 교회, Campus Compass Mission Church(C2M)를 시작했다. 하나님의 축복 가운데 사역은 꾸준히 성장했고, 주중에 풀타임으로 일하면서 주말에 예배만 드리고 이후 짧은 시간에 양육한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했다.
사역을 함께 할 리더 양육을 위해, 갑자기 도움을 요청하는 학생들을 돕고 상담하기 위해 주중에도 몇 번씩1시간 거리를 수 없이 오가곤 했다. 시작할 때 한인 대학생들이 주 대상이었지만 비슷한 영적 환경을 가진 아시아권 학생들이 계속 찾아와 사역의 외연이 아시아권 학생으로 넓어졌고, 둘만으로 감당할 수 없는 숫자가 되자 이들을 맡아줄 사역자를 백방으로 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주변의 관심이나 도움도 거의 없이 ‘고아와 같이 버려진’ 학생들을 찾아가 씻기고 먹이며 헌신적으로 돌봤지만 졸업을 하면서 고맙다는 인사도 없이 떠나는 아이들, 문제가 있을 때만 연락하고 사라지는 친구들, 변화되는 듯하지만 결국 포기하는 학생들을 볼 때마다 무슨 변화를 가져오고 있나 싶어 낙심이 되기도 했다. 마침 2020년 2월경, 봄 방학이 시작되며 펜데믹 상황으로 학생들은 거의 집으로 돌아가고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다, 5월 불거진 자녀 문제로 결정적인 한계에 부딪혔다. 이후 양육하던 학생들에게 각자 교회나 온라인 예배를 찾도록 하고 후원하던 개인과 교회에 더 이상 사역할 수 없다고 양해를 구한 뒤 가정 회복에 집중했다.
“온 가족이 가정예배를 드리며 매일 기도제목을 나누고 기도했어요. 하나님께서 가정을 서서히 회복시키셨고 건강하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2021년을 시작하면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무엇을 원하시는 지 나누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막내인 이사야가 확신을 갖고 하는 말이 ‘하나님께서 우리가 다시 C2M을 통해 섬기길 원하신다’는 거였죠. 당시 사역을 내려 놓은 지 6개월이 지난 시점이었고, 돌아갈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사실 이사야는 부모의 결단으로 갑작스럽게 친구들과 선생님이 있는 교회를 떠나 저희와 매주 에덴스를 오가며 짐을 싸고 푸는 일군 노릇을 톡톡히 했어요. 불만도 있었죠. 그런데 이 아이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자 저희도 진지하게 기도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안 간다고 버티다가 그래도 하나님 뜻에 대 놓고 불순종할 순 없으니 가더라도 가능하면 이번에는 좀 쉬운 길로 인도해주시길 구했지만 하나님은 이 기도에 침묵하셨어요. 결국 저희가 포기했죠(웃음).”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C2M은 여전히 예배를 그리워하고 신앙성장을 바라는 아시아권 학생들의 예배 처소가 될 것이다. 나아가 박 목사 부부는 이들을 그리스도를 위한 리더로 훈련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한번의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접근방법에 있어 달라지는 점도 있다. 사람이나 실패를 두려워하기 보다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사역이 되길, 하나님의 말씀에 물을 타지 않고 있는 그대로 전하고자 할 것이며, 신약에 나타난 성경적 교회모델이 되도록 노력하면서, 사역자와 가정을 위한 기도를 더욱 요청하고 싶다고 밝혔다.
C2M 사역을 다시 시작한다고 알리자 기다렸다는 듯이 예배를 그리워하고 푸근한 교회 사랑이 그리워 하는 청년들이 찾아들고 있다.
“우리의 궁극적인 비전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모이고, 자라고 나아가는 것(Gather, Grow, Go)입니다. 우리가 아시아권 교회들에서 사역하며 마주하게 된 ‘조용한 탈출’을 인지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똑같습니다. 우리는 아시안계 학생들에게 예배의 장소를 제공하고, 집에서 멀리 떠나 있을 때 교회가 되어 주며, 교회를 떠나지 않고 신앙을 지킬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또 우리는 교회를 통한 진정한 신앙공동체를 경험하게 해주고, 성경적인 방법으로 사는 기독교인의 삶으로 인도할 것이다. 어린이 사역과 청소년 사역을 잘 하고 있는 한인교회라면 더욱 우리의 외침에 귀를 기울여 주시고 대학생들 역시 사랑과 정성으로 함께 양육해 가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