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는 구약성서 사무엘상에 등장하는 여인으로서 그리스도인에게는 사무엘의 어머니로 널리 알려져있다. 레위 사람 '엘가나'는 '브닌나'와 '한나' 두 여인을 아내로 두고 있었다. 브닌나는 자녀를 낳았지만 한나는 오랜 세월 불임으로 고통받았다. 한나의 불임을 약점 잡은 브닌나는 한나의 아픈 곳을 찔러 그녀의 고통을 배가시켰고, 격분시켰다.
큰 고통에 시달리던 한나는 '아들을 주시면 그를 나실인으로 하나님께 드리겠다'는 서원기도를 드렸다. 하나님은 그 기도에 응답하셔서 그녀로부터 이스라엘의 대선지자이자 마지막 사사인 사무엘을 나게 나셨다. 사무엘을 낳은 한나는 자신의 서원대로 대제사장 엘리에게 아들을 맡겨 그를 하나님의 충실한 종으로 바쳤다.
대략 이 정도까지가 한나에 관해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이지만 알고 보면 한나 스토리는 이보다 더 많고, 신앙적으로 얻을 수 있는 교훈도 풍성하다. 성경에 기록되어 있지만 사람들이 간과하기 쉬운 한나에 관한 팩트 5가지를 모아봤다.
1. 한나는 품위 있게 반응하는 법이나 전혀 반응하지 않는 법을 알고 있었다
한나는 말에 있어서 성경 인물 그 누구도 필적할 수 없는 자제력을 보였다. 한나는 옳은 말을 해야할 것을 알았을 뿐만 아니라 아무 말도 하지 않아야 할 때도 알고 있었다. 브닌나는 한나의 불임을 수년 동안 비웃었지만 한나는 브닌나에게 반응하지 않고 입을 굳게 다물었다.
매년 가족끼리 실로에 올라가서 하나님께 예배 드릴 때면 브닌나는 여지없이 한나를 괴롭게 했다. 한나는 브닌나에게 맞서 대항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뭔가를 해야 될 때가 왔다는 걸 깨달았다. 가족 저녁 식사가 끝나자 마자 한나는 여호와의 전으로 가서 하나님께 간청했다. 너무나 간절하여 말 없이 입술로만 기도하던 한나를 제사장 엘리가 술 취한 것으로 착각해 꾸짖었을 때 한나의 성격은 검증되었다. 한나는 엘리의 오해에도 불구하고 말로서 품위와 겸손을 입증했다.
한나는 자신을 엘리의 여종이라고 표현하면서 제사장 엘리의 권위를 인정했다. 자신이 술 취했다고 오해한 엘리에게 격정적으로 대꾸할 수도 있었지만 대신 그녀는 그에게 자신을 낮춤으로써 존경을 표했다. 한나는 언제든 품위 있게 상대의 말에 반응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아니면 전혀 반응하지 않거나.
2. 엘리는 한나가 '한 명 이상'의 아이를 낳을 수 있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요청했다
자신을 오해한 엘리에게 한나가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엘리의 마음은 누그러졌다. 엘리는 한나가 하나님께 구한 것을 하나님이 허락하시기를 원한다며 한나를 축복했다. 하지만 엘리가 한나를 대신해서 하나님께 간 건 이 때가 처음이었다.
엘리의 축복대로 하나님은 한나의 기도에 응답하셔서 그녀에게 사무엘을 주셨다. 하지만 이걸로 끝이 아니다. 놀랍게도 엘리는 매년 엘가나와 한나를 축복하며 이들에게 더 많은 자녀를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했다. " 엘리가 엘가나와 그의 아내에게 축복하여 이르되 여호와께서 이 여인으로 말미암아 네게 다른 후사를 주사 이가 여호와께 간구하여 얻어 바친 아들을 대신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하였더니 그들이 자기 집으로 돌아가매" - 사무엘상 2장 20절
3. 한나는 사무엘을 낳고 나서 5명의 자녀를 더 낳았다
"여호와께서 한나를 돌보시사 그로 하여금 임신하여 세 아들과 두 딸을 낳게 하셨고 아이 사무엘은 여호와 앞에서 자라니라" - 사무엘상 2장 21절
한나는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자식을 낳을 수 있는 복을 허락하시기 전에도 후에도 변함없이 자녀를 놓고 열심히 기도했다.
4. 한나는 불임으로 고통 받은, 성경 역사상 4번째 여인이다
한나 이전에, 성경에 이름이 기록된 여성들 가운데 3명의 여성이 불임 상태였다. 사라가 첫 번째였고, 리브가가 두 번째, 라헬이 세 번째였다. 나머지 세 명과 달리 한나는 변함없는 믿음으로 하나님의 약속을 받아들였다.
사라는 하나님이 자신에게 아이를 주실 것이라는 천사의 선언에 웃었다.(창세기 18장 12절 참조) 리브가는 쌍둥이가 자궁 속에서 몸부림치자 "내가 어찌할꼬"라고 물었다.(창세기 25장 22절 참조) 라헬은 불임에 대한 책임을 남편에게 떠넘기면서 억지를 부렸다.(창세기 30장 1절 참조)
그러나 한나는 일단 기도하고 나서는 어떠한 의심이나 걱정 없이 하나님을 믿었다. -> "가서 먹고 얼굴에 다시는 근심 빛이 없더라"(사무엘상 1장 18절)
주님을 향한 겸허한 두려움은 한나의 경건한 인격적 특질들 가운데 하나였던 것이다.
5. 한나의 기도는 곧 오실 메시아를 예언했다고 일컬어진다
한나는 사무엘을 하나님께 드림으로써 이전에 자신이 했던 서원기도를 이행했다. 간신히 얻은 아들을 젖 떼자마자 하나님께 드렸으니 엄마로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이 된다. 그러나 한나는 하나님이 자기에게 베풀어주신 복에 대해 감사했고,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했다. 그리고 한나의 기도 끝부분에서 전 인류를 구원하실 하나님 계획의 증거를 발견하게 된다.
"여호와를 대적하는 자는 산산이 깨어질 것이라 하늘에서 우레로 그들을 치시리로다 여호와께서 땅 끝까지 심판을 내리시고 자기 왕에게 힘을 주시며 자기의 기름 부음을 받은 자의 뿔을 높이시리로다 하니라" - 사무엘상 2장 10절
일부 학자들은 한나의 이 기도가 훗날 사무엘이 이스라엘 왕으로 임명할 다윗을 가리킨다고 주장하지만 다수의 신학자들은 이 구절이 다윗을 넘어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까지 지칭한다는 데 동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