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오랫동안 농업기술 보급을 위해 연구했다. 현대 기술의 발달로 북한이 여전히 식량난을 겪고 있는데 대해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실제 북한의 농업 현황이 어떠한가.
북한은 주민들의 계속되는 벌목으로 인해 유기물질이 하나 없는 땅들이 돼버렸다. 그것이 북한에서 농업기술 보급이 자꾸 실패하는 큰 이유 중 하나다. 토양 자체가 미생물이 다 죽어있다. 몇 십년 동안 산림이 없어서 비가 오면 다 좋은 땅이 다 씻겨 내려가고 있다.
4년 동안 있으면서 벼농사 기술을 전했는데, 농사가 안 되는 것은 기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결국 그 땅을 하나님이 떠났구나, 하나님의 신이 떠났구나 하는 것을 느낀다. 해마다 물을 모으기 위해 저수지를 만들고 있는데 가보면 저수지마다 물이 다 말랐다. 금강산은 관광지인데 그 곳의 저수지까지도 다 말랐다. 온 국토가 황량한데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서 예수님 마음이 얼마나 아프실까 생각이 들었다.
-탈북한 한 선교사가 북한에서 식량 문제가 계속 발생하는 것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그 땅을 하나님이 외면하셨기 때문이라는 간증이 있다. 그런 맥락에서 하나님이 떠났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굉장히 조심스럽게 말하는데 우리는 하나님은 모든 죄를 용서하신다고 배운다. 그런데 하나님이 과연 모든 죄를 다 용서하신다고 성경은 말하고 있는가. 성경에 성령훼방죄라는 것이 있다. 성령훼방죄는 용서가 없다고 하셨다. 현재의 북한 정권은 아말렉과 같은 집단이다. 구약의 하나님 말씀은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신약이라고 해서 구약이 무효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북한을 볼 때 이분법으로 봐야 한다. 정권을 잡고 있는 위정자들은 사탄이고 북한 주민들은 우리가 긍휼히 여길 대상이다. 하나님이 아말렉과 대대손손 싸우겠다고 하셨는데 북한 사탄정권은 아말렉과 같은 집단이기에 하나님과 대적해 싸우는 곳이고 이에 우리도 싸워야 할 대상이다.
하나님은 사람을 통해서 일하신다. 축복을 내리실 때도 그 땅의 사람들이 하나님의 축복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그런 시스템, 그런 사람들이기 때문에 하나님이 그 땅을 떠났다는 것이다. 물이 없는 저주가 왜 왔는가. 그것은 민수기 말씀과 같이 억울한 자의 피와 무죄한 자의 피가 땅에 뿌려졌기 때문이다. 평양대부흥의 땅에 억울한 피를 흘리게 한 것에 대한 속죄함을 받아야 한다.
이것은 시스템의 저주이기도 한데 주체농법이라는 비과학적인 농법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김일성 어록이 곧 법이기 때문에 과학적 기술과는 완전히 반대인 김일성의 주체농법을 고수한다. 산을 깎아서 만든 산에 산림채벌을 하는데 그런 환경에서는 유기질 땅이 다 쓸려나가게 돼 있다. 생태환경을 다 훼손하는 농법이 계속되는 한 사람만 동원되고 결과는 없을 것이다. 그 사람들은 결과물이 아니라 김일성 유훈을 더 중요시 하기에 알면서도 저렇게 한다.
-평양과기대가 한국교회와 한인교회들의 지원으로 세워졌지만 건물에 김정일을 위대한 태양이라고 찬양하는 문구가 세워지는 등 북한의 체제홍보에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들이 있다.
북한선교는 여러 가지 루트를 통해 동시다발적으로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평양과기대에서는 직접적으로 복음을 전할 수는 없지만 교수들의 삶을 통해서 믿는 사람은 다르구나 하는 것을 학생들이 느낀다. 또 1년에 한 번씩 수학여행을 중국으로 나가는데 중국의 발전된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느낀다. 늘 자신들이 강성대국이라고 배웠는데 현실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젊은 아이들이 우리는 뭔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간접적으로 삶으로 복음이 전해지게 된다. 아이들 마음이 그런 것들을 통해 벗겨진다. 평양과기대는 교수가 학생들의 생일을 기억해서 조그마한 선물을 주는데, 북한은 교수가 학생들 생일 선물을 준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자기 생일 기억하고 사랑을 주는 것에 큰 감동을 느낀다.
-학교 안에서의 예배가 가능한가.
기독교인 교수들은 예배를 드리지만 전도는 하지 말라는 것이 협약된 내용이었다. 학생들도 ‘우리는 주체사상, 당신들은 기독교’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억류된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인가.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의 싱가폴 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인질이 필요했다. 인질을 잡고 미국과 담판지으려는 의도였다. 간첩•체제전복 죄목으로 수감시켰는데 사실 처음부터 증거를 가지고 잡은 것이 아니다. 우선 잡아두고 나중에 개인 컴퓨터나 인터넷을 뒤져서 증거를 찾아낸 것이었다. 2015년 가을학기부터 새벽기도를 그곳에서 교수들과 시작했는데 거기서 말한 내용까지도 나중에 다 나왔다. 이미 북한에서는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일거수일투족 도청하고 감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곳의 새벽기도회에서 제가 목사여서 말씀을 많이 전했는데 북한 보위부에서 나중에 가져온 증거가 ‘평양 부흥을 회복하자’는 주제의 말씀이었다. 100년 전의 하나님 땅을 회복해 달라고, 평양 땅에서 기도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던 말들이 다 녹음이 됐다. 세 가지 죄명을 적용했는데 첫 번째는 공화국 인민들이 가장 신성시 여기는 최고존엄을 모독했다는 것, 두 번째는 공화국을 비난하는 주장을 했다는 것, 세 번째는 공화국 전복을 노린 종교활동을 했다는 것이었다.
-미국으로 송환될 당시 미국측에서 앞으로 북한사역에 있어 주의를 하라거나 하는 별도의 당부가 있었다.
전혀 그런 것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오히려 송환될 당시에 트럼트 대통령이 직접 나왔는데 ‘당신들은 미국의 영웅입니다’라고 말했는데 정말 감동이 됐다. 저는 물론 미국시민권을 가지고 있지만 마음 속으로는 우리들이 미국 시민들에게 부담을 줬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 사람들, 대통령은 오히려 우리에게 영웅이라고 칭해줬다.
-미국 시민권자였기에 송환될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가.
미국 시민인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마치 바울이 로마시민권자였던 것처럼 미국 시민권이 그런 힘을 갖고 있는 것을 느낀다.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한다.
-평양과기대에서 가르치는 기술들이 선교적 효과보다 북한 정권 유지에 오히려 이득일 수 있다는 우려들이 있다.
제가 연구했던 농업부문은 주민들을 위한 기술이었다. 정보산업 분야의 경우 북한이 해킹부대를 만드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를 들었는데, 실질적으로 평양과기대 기술로는 그렇게 높은 수준까지는 도달할 수 없다. 100% 아니라고 할 수 없지만 이미 그런 엘리트들은 중국, 러시아 등에 유학을 다 보내서 길렀다.
북한의 체제유지에 오히려 이용당한다고 생각하고 평양과기대의 사역을 그만두는 것은 구더기가 무서워서 장을 못 담그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생각한다. 북한 학생들 마음에 예수를 심어주고 변화시켜주는 것이 가르치는 기술이 나쁜데 쓰여지는 것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한 사람이라도 변화시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중국에 수학여행 간 학생들이 저에게 이야기를 한다. 교수님 우리 통일합시다 그런 말을 한다. 학생들이 얼굴이 달라져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북한 주민들을 생각면서 그렇게 도와줬음에도 힘든 고초를 겪었는데 만일 다시 평양과기대에 갈 기회가 생긴다면 또 갈 것인가.
사실 다시 들어가기 위해서 지금도 준비하고 있다. 비행기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나왔을 때 북한에 땅을 향해서 ‘하나님 다시 돌아올께요’하고 기도를 했다. 히브리서 9장22절 말씀과 같이 피흘림이 없으면 죄사함이 없다. 물론 전쟁과 같은 비극으로 피를 흘려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예수님의 12제자와 같이 피를 흘리는 순교자가 있어야 복음이 전해진다. 한국교회는 요즘 정답만 가르친다. 그러나 예수님과 나 사이에 나도 모르는 수많은 사람이 피를 흘렸고 그 결과로 내가 지금 예수님을 믿고 있는 것이다. 순교자의 피가 아니면 평화통일과 복음통일은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