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순교자의 소리(대표 현숙 폴리, 이하 한국 VOM)는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레이(Tigray) 지역에서 9개월 간 지속된 전투로 이곳으로 피신한 에리트레아 난민 약 2만 명이 실종 상태라고 지난 10일 밝혔다. 그럼에도 이곳에 차려진 난민 캠프에서 교회 10곳이 개척됐다며 현지 상황을 보고했다.
한국 VOM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우리는 보통, 최적의 사회적 여건이 갖춰졌을 때 교회를 개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신약성경은 마치 교회가 별처럼, 소용돌이치는 혼돈의 구름 속에서 엄청난 압력을 받아 탄생한다는 사실을 일관되게 보여주고 있다”며 “에티오피아의 새로운 난민 교회에 지금 바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롭게 교회를 이룬 이 에리트레아 기독교 난민들은 그리스도를 의지함으로 서로 하나가 된다. 그리스도에 대한 그런 절대적 의존을 체험해 본 사람은 세상에 거의 없을 것”이라며 “새로 생긴 이 열 교회 성도들은 서로에게 매달리고 하나님께 매달린다. 그들 삶의 다른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고 쪼개지고 불탔기 때문이다. 이들은 다락방의 제자들처럼 잠긴 문 뒤에서 모인다”고 했다.
또한 “난민들이 많이 도피하는 아디스아바바(Addis Ababa)와 같은 대도시에서도 에리트레아 난민들은 다른 사람과 ‘융화’되기가 불가능하다”며 “에티오피아 북동부 분쟁으로 민족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고, 따라서 티그레이족과 에리트레아 시민권자 개신교 기독교인들이 무슬림과 정교회 소속 다수 인종 집단에게 깊은 의혹의 눈초리를 받고 심지어 증오의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이 이웃에 사는 경우에 난민 기독교인들은 그들에게서 숨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한편, 현숙 폴리 대표는 무함마드 압델살람 바비커(Mohamed Abdelsalam Babiker) 에리트레아 인권 유엔 특별조사관이 보고한 내용을 빌려 “에리트레아 군대가 에티오피아 국가 방위군Ethiopian National Defense Forces과 동맹을 맺고 싸우며 이 난민 캠프들을 끔찍한 학대의 ‘특정 표적’으로 삼는 사건이 ‘명백하고도 지속적인 패턴’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그는 이에 대해 신속히 조사해줄 것을 유엔에 요청했다”고 했다.
그녀는 에리트레아 난민이 식량·물·의료품·기타 기본 생필품 없이 몇 달 동안 방치된 채 2만 명이나 실종됐고, 난민을 대상으로 성적·성별에 근거한 폭력과 납치·살해 등에 대한 공격이 자행됐다는 유엔 특별조사관의 보고도 전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순교자의 소리와 장기간 협력해 온 티그레이 지역 현장 사역자의 보고도 빌려 “에티오피아로 피신한 수천 명의 에리트레아인이 에리트레아 정부에 의해 다시 에리트레아로 끌려갔다. 그들 일부는 기독교인”이라며 “에리트레아에 도착한 뒤 그들 일부는 감옥으로 보내졌고, 군인 출신 일부는 에티오피아로 가기 전 다시 군대에 징집됐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현재까지, 에티오피아로 피신한 에리트레아 기독교인 난민과 에리트레아에 수감돼 있거나 그곳에서 순교한 에리트레아 기독교인 가족을 돕기 위해 순교자의 소리에서 1,350만 원을 보냈다고 전했다. 올해 3·4분기에도 한국 교회 성도들의 후원을 바탕으로 추가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달 ‘순교자 및 수감자 가정 지원’ 사역에 들어오는 기금은 현재 진행 중에 있는 에리트레아 사역에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