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존 맥아더 목사가 2015년 예수의 비유를 다룬 책 "Parables: The Mysteries of God's Kingdom Revealed Through the Stories Jesus Told"을 출간했다. 한국에서도 『하나님 나라의 비유』라는 제목으로 번역서를 생명의말씀사에서 출간하였다. 이 책에서 맥아더 목사는 12개의 비유를 '하나님 나라'에 초점을 맞추어 해설한다. 이 책을 중심으로 하여 존 맥아더 목사의 비유에 대한 이해를 소개하고자 한다.-
맥아더 목사는 비유의 7번째 장에서 세 가지 비유를 묶어 동시에 다룬다. 지혜로운 종과 악한 종의 비유, 열 처녀의 비유, 그리고 달란트의 비유이다. 이 세 비유는 마태복음 24-25장에 끊김 없이 연이어 나온다. 맥아더 목사는 이 세 비유를 한 호흡으로 보고 있다. 세 비유가 각각 가르치는 교훈들이 하나의 큰 주제에 수렴된다. 맥아더 목사는 "이들 비유는 의도적으로 하나로 연결되어 기록"되었다고 밝힌다.
세 비유는 큰 틀에서 '감람산 설교' 가운데 나온 것이다. 맥아더 목사에 따르면 마태기자는 예수의 생애 및 사역과 관련된 사건들을 주제별로 배열했는데, 특히 예수의 설교가 중심 구도를 잡고 있다. 설교는 총 다섯 편인데, 첫 설교가 산상수훈(5-7장), 두 번째 설교가 열두 제자를 파송하면서 가르치신 말씀(10장), 셋째 설교가 하나님 나라에 대한 여러 가지 비유(13장), 넷째 설교가 어린아이와 같은 믿음에 관한 말씀(18장), 그리고 마지막이 감람산 설교(25-25장)이다. 첫 설교인 산상수훈은 가장 유력한 연대 계산에 따르면 공생애 초반이 아니라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약 일 년 반이 지난 시점에서 이루어진 것이나, 이것이 예수 가르침의 전반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는 내용이기에 앞부분에 배치되었다.
감람산 설교는 가장 마지막에 배치된 설교이자, 오늘 맥아더 목사가 소개하는 3가지 비유의 가르침이 포함된 설교이다. 이는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들어가신 후(21장) 성전에서 종교지도자들인 대제사장들, 사두개인들, 바리새인들과 여러 가지 주제로 논쟁을 하신다.(21-23장) 그 이후 성전에서 나와 감람산에 가셔서 제자들을 가르치셨는데, 이것이 24-25장에 기록된 감람산 설교이다. 제자들이 3절에서 "주의 임하심과 세상 끝에는 무슨 징조가 있사오리이까"라고 질문하자, 예수께서는 마지막 날에 대하여 가르치신다. 이를 소묵시록이라고도 부른다. 산상수훈이 신자들의 '지금의' 삶에 관한 가르침이라면 감람산 설교는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가르침으로, 비유가 보다 많이 사용되었다. 맥아더 목사는 이 가운데 지혜로운 종과 악한 종의 비유, 열 처녀의 비유, 달란트 비유에 대하여 "모두 예수님의 재림에 비춰 신실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 가지 요점을 전하고 있다"고 밝힌다.
지혜로운 종과 악한 종의 비유는 다음과 같다. 집주인이 집을 비우면서 한 종에게 자신이 없을 동안 집안을 책임지면서 제 때에 양식을 적절하게 공급해주는 책임을 맡기고 떠났다. 이 때 자기 맡은 바 책임을 다한 종은 주인으로부터 '충성되고 지혜 있는 종'이라고 칭찬을 듣고 주인이 누리는 특권에 참여하게 되었다. 반면 주인이 늦게 올 것이라 생각하고 책임을 다하지 않고 방탕하게 살았던 종은 '악한 종'이라 칭해지면서 엄벌에 처해졌다. 열 처녀의 비유는 다음과 같다. 혼인잔치에서 신랑을 맞으러 10명의 처녀가 나갔는데 신랑의 도착이 예상보다 늦어졌다. 한 밤중에 신랑이 도착했을 때 5명의 처녀는 미리 여분으로 준비하였던 기름이 있었기에 신랑을 맞을 수 있었지만 나머지 5명 처녀는 기름을 구하러 간 사이에 신랑이 도착하고 이미 혼인잔치가 시작되어, 결국 잔치에 들어갈 수 없었다. 달란트의 비유는 다음과 같다. 한 부자가 타국에 가면서 종들에게 재능대로 금을 각각 다섯 달란트, 두 달란트, 한 달란트를 주고 떠났다. 주인이 다시 돌아왔을 때 회계하였는데, 다섯 달란트와 두 달란트 받았던 자는 각각 다섯 달란트와 두 달란트를 남겨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 칭찬받고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받았으나, 한 달란트 받았던 자는 원래 받았던 달란트 이외에 아무 것도 남긴 것이 없어 '악하고 게으른 종'이라 책망 받고 쫓겨났다.
마태복음 24-25장은 세상의 마지막 날에 대하여 질문하는 제자와 답하시는 예수의 대화로 시작된다. 제자들이 "어느 때에 이런 일이 일어나겠습니까"라는 물음에 대하여 예수께서는 직접적인 대답을 하지 않으셨다. "예수님은 재림과 관련해 일어날 사건들의 시점에 관한 제자들의 물음에 의도적으로 대답을 삼가셨다. 그분은 사변이나 감상에 젖을 여지를 전혀 남겨두지 않으셨다." 대신 이 세 가지 비유를 통해 예수께서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게 하셨다"라고 맥아더 목사는 밝힌다. 맥아더 목사에 따르면 지혜로운 종과 악한 종의 비유는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대하며 깨어 있으라고 가르치고" 열 처녀 비유는 "인내심 있게 주님을 기다리라고 가르치고" 달란트 비유는 "주님을 기다리는 동안 부지런히 일할 것을 가르친다." 요약하면 신자들은 삶에서 주님을 '깨어서, 인내심 있게, 현실에 충실하면서' 기다리라는 것이다.
두 종의 비유에서 지혜로운 종은 주인이 떠나자 책임감을 가지고 "주인이 일찍 돌아오든 늦게 돌아오든, 주어진 의무를 성실하게 수행"하였다. 이에 반해 악한 종은 지켜보는 사람이 없자 "자신의 악한 마음이 이끄는 대로 행동했다." 맥아더 목사는 이 악한 종에 대하여 "스스로 미혹된 불신자"라고 칭하면서, 이는 교회 밖의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교회에 속했다고 생각하고 주님을 섬기는 척하는 사람을 나타낸다"고 밝힌다. 이런 사람은 자신이 교회 안에서 주님을 믿는다고 말은 하지만 실상은 주님을 사랑하지도 않고, 주님의 재림을 고대하지도 않고, 그 시기가 곧 닥칠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맥아더 목사는 우리가 마지막 때를 알 수는 없지만 야고보 사도의 권고("주님의 강림이 가까우니라")를 새기며 항상 깨어있는 자세로 부지런하고 충성스럽게 신앙 생활을 영위하자고 독려한다.
두 종의 비유가 주는 '주인이 언제 오시더라도 잘 맞이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는 가르침은 열 처녀의 비유에서도 반복된다. 본문에서는 열 처녀들이 신랑을 맞으러 나갔으나 신랑이 많이 늦어져 한 밤중에 왔고, 그에 따라 결혼식도 한 밤중에 시작되었다. 현대인들에게 생소한 광경이지만 1세기 유대문화에서는 있을만한 상황이었다. 당시 유대의 결혼은 세 단계 즉 결혼의 약속, 약혼식, 혼인잔치의 과정을 거쳤다. 혼인 잔치는 약혼의 관계를 온전히 확증하는 잔치였는데, "혼인 잔치는 신랑의 도착과 함께 시작되었고, 신부의 들러리들이 등불이나 횃불을 들고 밖으로 나와 신랑을 맞이해 마을이나 도시의 거리를 지나 목적지까지 그를 안내했다." 그런데 비유 속의 신랑은 너무 늦게 왔고, 기름이 없었던 다섯 처녀들이 기름을 사러 간 사이에 신랑이 도착하여 혼인 잔치가 시작되었다. 다섯 처녀는 뒤늦게 도착해 혼인 잔치에 들어가게 해달라고 간청하였지만 신랑은 완강하게 "내가 너희를 알지 못하노라"고 거절하였다. 이 비유는 "그런즉 깨어 있으라, 너희는 그날과 그 시를 알지 못하느니라"는 말씀으로 마무리된다. 맥아더 목사는 이 비유의 요점이 인내심 있게 깨어 기다리며 준비를 갖추어야 하는 것이라고 밝힌다. "그분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더 늦게 오실 수도 있다. 우리는 그렇게 될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 우리는 항상 깨어 경계하고, 그 때가 아무리 늦어지더라도...." 아울러 맥아더 목사는 신자들이 기다리는 중에 마지막 날을 구체적으로 알아냈다고 주장하는 사이비 종파들에 미혹당하지 않아야 함을 강조했다. 예수께서 가르치시는 신자들의 삶은 마지막을 고대하고 있더라도 현재에 매우 충실한 삶의 형태이다. 이는 다음 비유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전달된다.
달란트 비유에서 주인은 큰 부자였던 것으로 유추된다. 부자는 먼 타국으로 떠났는데, 당시 교통수단에 미루어보면 종들은 주인의 복귀 시점을 정확히 계산할 수 없었을 것이다. 주인은 종들에게 각각 다섯 달란트, 두 달란트, 한 달란트를 맡겼다. 달란트는 동전이나 화폐가 아니라 무게를 나타내는 단위였는데, 한 달란트는 성막의 커다란 황금 촛대의 무게에 이르는 무거운 무게였다. 헬라의 한 달란트는 약 27킬로그램, 로마의 한 달란트는 약 31킬로그램에 달했다고 맥아더 목사는 구체적으로 부연하면서, "한 달란트만 해도 상당히 큰 재산"이었음을 밝힌다. 다섯 달란트와 두 달란트 받은 종은 충성되게 일했지만 한 달란트 받은 자는 그 달란트로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고, "주인이 없는 틈을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일을 했다."
맥아더 목사는 이 한 달란트 맡은 '무익한 종'이 앞 두 비유에 등장하는 "악한 종과 어리석은 처녀들과 같은 범주에 속한다"고 해설한다. 이들은 "교만하고 무관심했고, 주인에게 불순종했고, 자기 뜻대로 행동했으며, 모든 도덕적 의무를 소홀히 했다." 여기서 도덕적 의무가 가리키는 것은 아마도 윤리적인 차원을 넘어 주님과 신자와의 관계에 근거한 충성도일 것이다. 맥아더 목사는 마지막을 기다리는 신자들의 삶이 극단적인 종말론주의자들과 같이 "모든 삶을 중단하고 산 위에서 기다리는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반복하여 강조한다. 신실한 신자는 다섯 달란트와 두 달란트 맡은 자가 그러하였듯 "미래를 바라보는 눈으로 삶을 계획하고 성실하게 일을 계속한다."
맥아더 목사의 해설에 따라 감람산 설교에서의 세 가지 비유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요약하면 "깨어 기다리며 신실하게 일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