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라배마 총기인질극이 만 4일째 접어들었지만 범인은 여전히 지하 벙커에서 인질인 5세 소년을 인질로 잡고 버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P에 따르면 은퇴한 트럭 운전기사인 범인 지미 리 다이크스(65)는 화요일 오후 스쿨버스 올라타 아이들을 보호하려는 운전기사를 살해하고 납치한 소년을 미리 마련해 둔 지하벙커로 데리고 들어갔다. 그는 4인치 넓이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경찰과 협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x8피트 크기의 벙커 안에는 전기와 물이 공급되며 음식과 물이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피 말리는 협상이 조금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범인은 과거 이곳에서 며칠 동안 머문 적이 있다고 말했다고 이웃들은 밝혔다.
지역 경찰에 따르면 납치된 소년은 부모를 찾으며 울기도 했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소년의 부모는 지역 경찰에 의해 급하게 호출된 상태이며, 모든 이들과 함께 기도하며 기다리고 있다고 전해왔다. '에단'으로 알려진 소년의 엄마는 아들이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말했는데, 자폐증과 비슷한 발달장애인 아스퍼거 증후군은 ADHD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경찰은 아이를 위해 파이프를 통해 약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으로 땅콩 농장으로 알려진 조지아와 플로리다에 접해 있는 인구 2,300명에 이르는 작은 도시인 미들랜드는 발칵 뒤집힌 상태다. 현재 지하 벙커 주변에는 수십 대의 경찰 차량과 헬리콥터, 경찰들을 비롯한 몇 개의 기관에서 출동해 대기 상태며 수 많은 언론사들이 출동해 취재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다이크스의 범행 동기가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지역 경찰서장은 FBI에서 '증오범죄'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추측했다. 연방기관은 현재 대치 상황과 수사 결과에 대해 자세한 사항을 밝히지 않았다. 미들랜드 시장은 다이크스의 반 정부적인 시각이 이번 사건과 관계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이크스는 지난 수요일 법원에 출두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는 지난 달, 스피드 범프를 놓고 이웃과 분쟁하던 중 총기를 발사하고 협박한 혐의다. 이웃에 사는 클라우디아 데이비스 씨는 그가 소리를 지르면서 그녀와 그녀의 아들, 그리고 손주를 향해 총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제임스 데이비스 Jr. 씨는 다이크스의 화요일 범행은 법원출두 날짜와 연관되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그(범인)가 법원에 출두해 협박 혐의 이외에도 더 많은 범행이 드러날 것을 염려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는 자신의 행동을 숨겨야만 했고 그래서 이번 살인, 납치 행각을 벌이는 것 같다"고 예상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다이크스는 1995년 부적절한 총기 전시로 구속되긴 했지만 경범죄로 풀려났으며, 자세한 상황은 기록되지 않았다. 이후 2000년 마리화나를 소지한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희생된 스쿨버스 운전기사 찰스 알버트 폴랜드 Jr(66)씨는 무장한 채 스쿨버스에 올라타 위협하던 범인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려다 몇 발의 총알을 맞고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범인은 당시 6세와 8세 남자 아이들을 잡고 있었으며, 폴랜드 씨가 제지하자 5세 남자 아이를 데리고 내려 자신의 집 지하 벙커로 들어갔다. 지역사회에서는 자신을 희생해 아이들을 보호한 폴랜드 씨를 '영웅'이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며 안타까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