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산업선교회(총무 손은정 목사)가 최근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관에서 '기독청년 노동훈련 보고대회'를 열고 장신대 재학생들의 노동훈련 경과보고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배달라이더와 택배노동일을 체험한 최동빈(장신대) 학생은 “저녁 시간대인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배달 일을 했다. 스마트 폰에 앱을 깔고 콜이 오면 배달을 했는데, 콜이 잡히기까지 온라인 상태로 대기하는 시간은 길어졌고, 다른 것을 하다 콜을 놓치면 배달 수락율이 하락돼 불이익을 받고 결국 콜 배정도 잘 못 받게 된다”며 “콜을 받기 위해 몸과 마음이 항상 대기상태였다. 콜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배달원들은 잠시 휴식을 가지거나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아울러 “택배노동일은 '분류', '배송', '집하' 등으로 나뉘었고, 보통 아침 7시부터 저녁 9시까지 했다. 동료 대부분은 저녁 여가시간을 갖기란 어려웠고 곧바로 잔다고 했다. 이들은 분류를 위해 아침에 출근하여 저녁 늦은 시간까지 배송과 집하로 일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배달라이더와 택배노동자 모두 고용된 곳에서 임금을 받지만 계약 상 개인 사업자로 특수고용직에 해당한다”며 “최소한도로 대우 조건을 명시한 근로기준법 대상이 아니고 시간 수당이 아닌 배달 건당 수당을 받는다. 개인사업자이기에 기업의 유급 휴가를 보장 받을 수도 없다. (때문에) 주 6일 동안 근무를 하고도 휴식시간은 적다. 배달라이더와 택배노동자들의 쉬지 못하고 계속 일을 해야 했던 삶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최 학생은 “교회가 노동현장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모든 사람들이 노동을 하며 살기에, 노동자들의 마음과 상황을 아는 게 중요하다”며 “교회가 사람들의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를 한다면 사람들도 기독교에 대한 관심도 줄어들 것이다. 교회는 사람의 생명이 기업의 이윤보다 위에 있고 그것이 생명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뜻임을 세상에 선포해야 한다"고 했다.
창고형 가구공장에서 아르바이트로 근무했던 김주역 재학생은 “가구 특성상 부품은 크기가 작지만 무거웠고 날카로웠기에 손과 팔에 상처가 많이 났다. 일하던 기간 중 2월엔 추위로, 5월 말에는 더위로 고생을 했지만 창고 자체가 불법 용도였기에 냉난방은 불가능했다”며 “박스를 뜯거나 차량이 들어올 땐 먼지가 많이 날려 집에 가면 목이 심하게 칼칼하고 답답했다. 퇴근은 보통 오후 9시에 했고, 평균 100만원 월급을 받았다”고 했다.
또한 “아르바이트생은 전원 20대였다. 정규직과 사장들은 전원 30대로 전체적인 연령이 일반적인 회사에 비해 많이 낮았고, 20대의 어수룩함을 노린 것인지 근로계약서부터 노동환경에 이르기까지 문제점이 많았다”며 “우선 시급에 주휴수당과 기타수당이 모두 포함되어 있었다. 그래서 시급이 9,300여 원이어도 계산을 해 보면 사실상 최저와 다를 바 없었다. 쉬는 시간도 정규직이 마음대로 쉬다 보니 취업공지에 올라온 1시간이 지켜지는 일은 단 하루도 없었다”고 했다.
이어 “함께 일했던 아르바이트생 동료들도 자퇴, 휴학, 고졸 등이 대부분인 청년들이었다. 이들은 지자체 등에서 청년들을 위한 복지정책이 마련됐어도, 정보 격차로 인해 대부분 그 사실을 몰랐다”며 “아울러, 그들 중 종교가 있는 청년은 한 명도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교회와 복지 시스템을 찾지 않았을지라도, 사회와 교회는 청년을 더욱 찾아야 한다”며 “요셉을 잃은 아버지 야곱이 베냐민만큼은 더 잃을 수 없다고 말한 것처럼, 더는 교회가 청년을 잃어선 안 되고 사회와 국가 역시 청년들을 후순위로 미뤄선 안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