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언론회(대표 이억주 목사, 이하 언론회)가 20일 논평문을 통해 지난 9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일부 목사 및 기독교계 인사들이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추모하는 기도회를 연데 대해 '기독교 지도자의 타락'이라고 비판했다.
언론회는 '추모'의 사전적 의미는 '죽은 사람을 생각하며 그리워하고 잊지 않음'이라고 설명하며 "박 전 시장은 '부천 성고문 사건'과 '서울대 조교 성희롱 사건'을 맡았던 변호사로 이 사건들에서 승소해 성희롱을 범죄의 영역에 포함되게끔 했던 당사자이다"라고 했다.
이어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던 당사자인 박 전 시장은 서울시장 재직 당시 위력에 의한 성희롱을 범했고,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게다가 기독교인도 아니었던 박 전 시장을 위해 예배 형식을 갖춘 기도회를 한다는 게 가당한가?"라고 했다.
논평문에 따르면 추모회 당시 한 설교자가 박 전 시장을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인간 사랑의 길을 걸어간 사람'이라고 묘사했다고 한다. 이에 언론회는 "이는 마치 인류 구원을 위해 십자가를 지신 예수그리스도를 연상케한다"며 "박 전 시장을 예수 그리스도에 비유하는 시도는 지나치다"고 했다.
언론회는 9일 추모회에 참석했던 교계 인사들의 이름을 일부 나열하며 "기독교 지도층 인사라는 사람들이 박 전 시장을 예수에 빗대면서까지 추모하는 게 정상적인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박 전 시장의 성범죄로 인해 피해자들은 여전히 아파하는데 기독교 신앙과 성직을 가진 사람들이 이들에 대한 공감은 못할지언정 가해자인 박 시장을 추모하고 그를 예수에 비유하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고 한탄했다.
마지막으로 언론회는 박 전 시장을 추모한 교계 인사들의 행동을 '기독교 지도자의 극심한 타락'이라 규정하며 "예수님이 불의한 권력자들과 친하게 지내셨나? 그들의 범죄행위는 차치하고, 그것을 미화하라고 가르치셨나?"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