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50 크리스천 가정, 예성보다 높은 종교성
신앙 공동체 참여도 낮지만 가족중심성 높아
교회, 가정·부모 복음의 능력으로 구비시켜야”
최근 유치원에서 고등학교까지 학령기 자녀를 둔 기독교인 부모 1,500명을 대상으로 ‘한국 기독교 가정의 신앙 및 자녀 신앙 교육 실태’를 조사했던 ‘가정의 힘 Power of Family’(총괄디렉터 단혜향 독수리학교 교장, 이하 ‘가정의 힘’)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5일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조사를 진행한 여론조사 기관 지앤컴리서치의 지용근 대표가 ‘크리스천 가정의 자녁 신앙 교육 실태’에 대해, 이어 서지현 국장(가정의 힘 교육위원)이 ‘3050 크리스천 가정의 신앙 지형도: 희망과 대안’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주요 조사 결과에 대한 본지 보도 클릭).
또 배준완 목사(일원동교회)가 ‘전환기의 신앙 전승: 도전과 실천’, 이윤석 목사(독수리기독학교 연구소장)가 ‘향후 연구 방향 및 공동연구 참여 안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이후 윤마태 목사(천안서부교회)와 단혜향 교장(독수리기독학교)이 ’가정과 교회, 교육 현장에서의 적용점’이라는 주제로 패널토의했다.
특히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서 ‘3050 크리스천 가정의 신앙 지형도: 희망과 대안’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서지현 국장은 이번 조사에서 “예상했던 것과 다른 몇 가지 주목할 만한 데이터가 나왔다. 먼저, 한국 크리스천 가정이 생각보다 더 종교성이 높다는 사실”이라며 “이번 조사의 응답자 중 상당수인 78.8%가 ‘부부와 자녀 모두’가 교회에 출석한다고 답했고, 자녀가 교회에 (가끔+자주)출석한다는 응답은 무려 89.9%나 되었다”고 했다.
이어 “가족의 신앙 대수를 묻는 질문에는 절반인 49.9%가 자녀를 포함하여 3대째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답했고, 4대 이상도 13.3%인 반면 2대인 경우는 34.5%였고, 전체 평균은 2.8대였다”며 “이는 모두 조사 전 예상보다 훨씬 높은 수치였다”고 했다.
또 “주목할 점은 탈종교 시대로 불리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기독교 가정의 자녀들 중 부모와 함께 신앙생활을 하는 비율이 (신실성은 별도로 하더라도) 꽤 높다는 사실”이라며 “크리스천 가정 자녀들의 교회 이탈률이 충격적일만큼 높게 나오지 않을까 하는 예상과는 다르게, 자녀들의 교회출석률은 중학교 때까지 모두 90%가 넘었다. 이는 예상외의 긍정적 결과라 할 수 있다”고 했다.
서 국장은 “본 설문조사에서 뚜렷이 드러난 한국의 3050 크리스천 부모들의 긍정적 면모는 상당수가 부모의 신앙에 영향을 받은 ‘모태신앙’이고, 가족관계를 중시하는 가족친화적 성향을 지니고 있으며, 가족과 함께하는 신앙 활동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인식과 참여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요약했다.
반면 “신앙 공동체와 연결되어 있는 정도와 참여도는 매우 낮다”고 했다. 즉 “신앙적 배움과 실천을 위해 정기적으로 만나는 소그룹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62.5%가 없다고 답했고, 교회 봉사 여부에서는 53.9%가 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자녀들이 예배 외에 주일학교와 성경공부 등 다른 교회 활동에 참여하는 여부에 대해 50.9%가 부정적 답변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3050 크리스천 가정들이 낮은 공동체성을 보이기는 하지만, 가족중심성은 매우 강하기 때문에, 교회가 제공하는 교육이나 훈련 프로그램들을 가족 단위로, 가족들을 서로 연결해 재편성 한다면, 훨씬 더 많은 긍정적인 변화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느 때보다 가정 단위의 교육과 훈련이 절실한 시점에서도 아직 한국 교회는 많은 준비가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 국장은 “이번 설문에서 지난 1년간 가족 신앙활동을 위한 자료를 출석하는 교회로부터 제공받은 적이 있는가라는 조사 결과 35.5%가 제공하지 않았다고 답했다”며 “또한 자료를 제공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자료 활용법에 대한 교육을 같이 받았냐고 묻자, 교육 제공률은 57.4%에 불과했다”고 했다.
그는 “크리스천 부모들의 종교성이 예상보다 매우 높고, 자녀의 신앙교육 방법에 대해 배울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응답자의 81.5%가 자녀들의 신앙교육 방법에 대해 배우고 싶다는 긍정적인 대답을 했다. 지금부터라도 성경적인 부모 역할과 자녀를 신앙으로 교육시키는 법을 구체적이고 지속적으로 훈련해서 부모들을 구비시켜야할 때”라고 했다.
이처럼 3050 크리스천 가정들이 높은 종교성을 보이는 것과는 달리 영적 관심은 낮은 편이었다. 서 국장은 “신앙 교육(성경, 교리 큐티, 기도, 전도)은 가끔 혹은 자주 가르친다는 응답이 58.6%로 였다”며 “전혀 혹은 별로 가르치지 않는다고 답한 41.4%보다는 높지만, 인성 교육(93.9%), 지성 교육(79.4%), 진로 교육(69.2%)에 비해 가장 낮은 관심도를 차지했다”고 했다.
서 국장은 “이번 설문 조사에서도 자녀의 신앙은 부모의 신앙을 닮는다는 지표를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다. 결국 다음세대 신앙 교육의 관건은 부모들의 신앙을 먼저 세우는 것”이라며 “어떤 시대보다 가족지향적이고, 자녀 교육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신앙이 삶의 중심이 아니라, 도덕주의와 실용주의적 가치가 중심에 자리잡은 부모들을 먼저 복음으로 다시 견고히 세워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왜 자녀를 신앙으로 교육하는 것이 그토록 중요한지, 그러기 위해서 온 가족이 어떻게 각자의 자리를 찾아야 하는지 지속적으로 가르치고 훈련해야 할 것”이라며 “다음세대의 회복과 부흥의 소망은 바로 여기에 있다. 교회가 가정과 부모를 복음의 능력으로 구비시켜, 머리가 아니라 몸과 마음에 새겨진 말씀으로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고, 현실순응적이고 세속적인 가치와 싸워갈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가르치고, 훈련하고, 삶이 되게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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