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총장 이정익 목사)가 지난 10일 ’코로나19, 문명의 전환과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국제 실천신학 심포지움을 개최했다.
이날 미하엘 벨커 교수(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방역을 위한 교회의 책임 있는 태도를 강조했다. 벨커 교수는 “최고의 과학 지식을 기반으로 삼은 보건 당국의 지침을 따르지 않는다면 교회가 희망의 영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피조세계에 대해 인간에게 맡긴 하나님의 통치위임은 인간의 상호 책임감 있는 관계를 요구한다”며 “전염병 대유행의 시기에 과학적 지식과 그로부터 기인한 보건당국의 조치를 준수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벨커 교수는 또 위기의 시대에 교회가 하나님의 영, 즉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하나님은 인류에게 자신의 영을 나누길 원한다”면서 “정의, 자비, 자유, 진리 추구, 이웃 간의 정, 이웃 사랑, 그리고 평화를 위한 노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이고 이는 사람들을 통해 매개된다”고 밝혔다.
그는 “동료 인간을 사랑하고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을 경시하고 침해하는 일은 지구적 위기의 시기에 증가할 것이며, 이는 또한 종교적 위기가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어진 강연에서는 손화철 교수(한동대)가 코로나19로 변화된 교회 상황에 대해 진단하고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제시했다. 손 교수는 “코로나19 국면에서 교회가 정면으로 부딪히고 고민하게 된 문제는 예배와 성찬, 성도의 교제가 중단되었다는 것”이라며 “각각의 행위들에 부여했던 의미를 다시 생각할 것을 사실상 강요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최소화된 예식, 교제와 봉사 등 코로나 시대에 맞는 교회의 모임이 연구되고 고민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손 교수는 또한 기술의 변화에 따른 교회의 입장과 메시지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정치와 경제, 사회와 문화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영향력을 끼치고 있지만 실제로 세상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기술 분야에서의 존재감은 약하다는 의미다.
그는 “교회는 지금까지 대사회적 메시지를 전했지만 기술 분야에 대해서는 우리가 사는 방식과 삶의 목표가 왜 보편적으로 타당한지 설득하는 변증가가 되어야 할 시점이 된 것”이라며 “특히 코로나19로 더 확고해진 기술 중심의 사회에서 기독교는 스스로의 필요를 어떻게 증명하고 어떤 역할을 감당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연 후에는 박종환 교수(실천신대)가 논평했으며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이날 실천신대 총장 이정익 목사는 “코로나로 모든 것이 변한 이 시대에 교회의 역할은 무엇이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시간이 된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