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자국 내 인권 문제를 규탄한 미국 국무부와 한국 내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활동에 대한 비난 담화를 발표한 것과 관련, “국제인권단체들은 인권 문제라는 북한 정권의 취약점을 건드린 데 대해 북한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3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2일 북한이 연달아 낸 3건의 대미·대남 비난 담화 중 2건은 북한 내 인권 문제에 대한 내용이었다.
RFA는 “먼저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한국 내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하며 한국 정부가 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며 “같은 날 북한 외무성은 대변인 담화를 통해 북한 인권 문제를 지적한 미 국무부의 ‘북한자유주간’ 성명에 반발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국제인권단체들은 북한의 이러한 반발은 북한의 취약점이 인권 문제에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휴먼라이츠워치(HRW)의 필 로버트슨(Phil Robertson) 아시아담당 국장은 3일 RFA에 미국 국무부의 북한 인권 문제 관련 규탄 성명과 한국 내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는 “북한의 민감한 부분을 건드린 것”이라며 미국과 한국은 계속 북한에 인권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체계적인 인권 침해는 북한 주민들을 지속적인 두려움의 상태로 살게 한다며, 두려움은 김정은 정권의 권력 유지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고.
이 때문에 북한은 인권 문제가 논의 주제가 되길 원치 않고, 한국과 미국의 지도자들이 인권 문제를 제기할 때마다 이를 중단시키기 위해 목소리를 높인다(scream)는 설명이라는 것.
또 한국 문재인 정부가 대북전단을 살포한 탈북자 단체를 처벌하지 말아야 한다며, “김여정 부부장의 용납할 수 없는 협박에 대한 적절한 대응은 한국의 이른바 ‘대북전단금지법’의 철회 뿐”이라고 주장했다고 RFA는 전했다.
연례 ‘북한자유주간’ 행사를 개최하고 최근 한국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도 후원한 것으로 알려진 수잔 숄티(Suzanne Scholte)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이날 RFA에 북한의 해당 비난 담화는 인권 문제가 북한 정권의 아킬레스건, 즉 가장 취약한 약점임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숄티 대표는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열린 북한자유주간 행사에 참여한 한 탈북민이 수십 년간 체제 선전에 노출됐지만 단 3일간 라디오를 듣고 외부 세계에 마음을 열게 됐다며, 북한 정권은 현재 이러한 정보유입을 막지 못해 화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고도 한다.
영국에 기반을 둔 세계기독연대(CSW)의 벤 로저스 동아시아팀장 겸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 공동설립자는 이번 북한 담화는 “매우 전형적”이라며 “북한은 인권 기록에 대한 비판에 대해 공격, 부인, 거짓말, 체제 선전으로 대응한다”고 이날 RFA에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북한의 기본적인 입장이라며, 이는 김정은 정권이 “거짓과 범죄, 억압 위에 세워진 매우 연약하고 불안정한 정권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고.
그는 또 “북한 정권은 북한 주민들이 언젠가 진실을 알고 정권의 체제 선전이 아닌 다른 이야기를 믿게 될까 두려워해 전단 살포 활동을 비난한다”며 자유 세계는 전단, 라디오 등 김정은 정권의 정보 차단을 깨뜨릴 수 있는 활동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RFA는 덧붙였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Greg Scarlatoiu) 사무총장도 이날 RFA에 “인권 문제는 김정은 정권의 정통성을 훼손시킬 수 있어 북한은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인권 문제를 중시하고 있어 북한에 대해서도 인권 문제가 우선시될 것이라며, 북한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합류하기 위해 국제적 의무와 자국의 헌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또 김여정 부부장이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한 것과 관련해, 이번 전단살포는 한국 정부가 아닌 표현의 자유에 따른 한국 내 탈북민 사회의 활동이라며 한국 정부를 겨냥한 이번 담화는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고 RFA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