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인권여성연합(공동대표 이봉화·이기복)이 가정의 달을 맞아 제1회 '다시 가정으로' 캠페인을 3일 개최했다. 1부 출범식과 2부 토크쇼 순서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앞으로 매년 개최될 예정이다. 토크쇼에는 전혜성 사무총장이 사회를 맡은 가운데 서민 교수(단국대 기생충학), 오세라비 작가, 이명준 대표(한국성평화연대), 이은송 논설위원(청년스케치)이 참여해 페미니즘, 가정의 회복 등에 대해 논의했다.
오세라비 작가는 “혼자 살기 좋은 인프라가 구축돼가는 시대지만, 심지어 비혼보다 탈혼 반혼 등 결혼제도 자체가 붕괴 상태에 이르렀다”고 했다. 이은송 논설위원은 “나는 과거 소위 말하는 페미니스트 부류였다. 대학에 들어갈 때 지인은 페미니즘이 좋다며 적극 추천했지만 이제는 남녀를 갈라 치고 자신을 희생자로 여기며 막연히 남자를 싫어하도록 유도 한다”며 “마치 페미니즘이 사회적 주류인 것처럼 진영논리화해, 이에 속하지 않은 부류를 배제한다”고 했다.
서민 교수는 “나는 한 때 페미니스트였지만, 페미니스트들이 여성의 인권 향상보다 여성을 이용해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는 모습을 보고 결별했다. 페미니즘에 심취했을 때 받은 교육이란 엄마·아빠로 이뤄진 가정을 비정상화하고, 비혼·1인 가족 등을 정상의 범주에 포함시키는 내용이었다”며 “혈연으로 된 가족보다 여성으로 이뤄진 가정공동체도 추천하는데, 그 땐 그게 좋게 느껴졌지만 지금은 가정해체를 부추기는 게 아닌가란 생각도 든다“고 했다.
이명준 대표는 “남성이나 여성의 삶의 굴레가 각기 다르다는 측면을 무시하고, 모든 것을 평등하게 맞춰야 한다는 생각을 하나의 권리 주장 차원으로 확산시키고 있다”고 했고, 이은송 논설위원도 “페미니즘의 성주류화에서 우려되는 부분은 이분법적 태도다. 나와 다른 의견은 무조건적 배척하는 경향을 보여, 가정의 화합을 깨뜨리고 소통의 불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오세라비 작가는 “지금의 청년 20대는 공정을 원한다. 여성을 위한 도시 등 특정 성별을 위한 정책보다 남녀 모두에게 보편적인 공공정책이 실천되기를 원한다”며 “그런데 문 정부는 페미니즘 정책이나 제도를 여성 편향적으로 구성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전혜성 사무총장은 “가부장적 굴레로 여성들을 옥죄었다는 주장이 극단적으로 흘러가며 남성들이 오히려 역차별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남성과 여성이 존중보다 대립하는 성대결로 치달을 수 있다”고 했다. 서민 교수는 “현재 여성의 권한 상승에는 페미니즘의 공헌도 어느 정도 있지만, 오히려 양성평등보다 여성의 권리주장만 한다”며 “페미니스트들은 완장차고 선민의식을 갖고 있다. 지금의 페미니즘은 여성의 권리를 위한 게 아니라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고 했다.
오세라비 작가는 “페미니스트들에게 의무는 빠진 채 여성의 권리 주장만 극대화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며 “일례로 여성할당제 운동은 권력의 상층부에 여성 진출만 주장하고, 밑바닥 여성들의 증진에는 관심이 없다. 오히려 (지금의 페미니즘은) 밑바닥 여성들의 삶을 위한 운동으로 흘러가야 한다”고 했다.
또한 “여성은 할당제 등으로 배려 받는 존재가 아니다. 모든 분야에서 여성들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데도, 할당제 주장은 자기 실력으로 성취한 실제 여성의 성과마저 할당제 특혜를 받았다고 오해하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서민 교수는 “페미니스트들은 가정의 해체를 통해 여성 피해자의 양산을 유도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여성 피해자들을 자신들의 권력이나 돈줄 유지를 위한 도구로 전락시킨다”고 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건강가정기본법(건가법) 개정안에 대해 이은송 논설위원은 “프랑스의 생활동반자법이랑 비슷한 측면도 있다. 2019년도 프랑스에서 19만 6천 커플이 이 법의 혜택을 받아 대부분 결혼대신 동거를 선택하고 있다”며 “(그러면서) 프랑스 출산 중 혼외자 출생이 60%를 넘게됐다. 건가법 개정안이 이대로 추진되면 한국도 프랑스의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서민 교수도 “페미니스트들은 건가법 개정안에서 차별금지 개념을 차용했다. 하지만 차별금지는 법으로 강제할 수 없는 것”이라며 “차별금지법이 생기면 남녀의 결혼이 정상이라는 얘기도 할 수 없고 항문성교도 정상이라고 가르칠 수 있다. 자신이 남자인데 여자라며 여성 화장실에 출입하게 해달라는 주장 등 차별금지법의 통과로 페미니스트들은 더욱 날개를 달고 사회는 더욱 이상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페미니스트들은 성소수자와 연대하는 경향이 짙다. 이들은 게이, 트랜스젠더 인권 등을 중시한다”며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페미니즘도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만일 차별금지법이 통과된다면 자신의 불쾌한 감정을 근간으로 단체에 대한 소송도 용이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남자가 트랜스젠더로 여성이 돼서 여자 럭비경기에 참여해서 여자들 갈비뼈가 부러진 사태가 일어난 적도 있다”며 “실제 차별금지법은 여성을 위한 법이 아니다. 그런데도 자신들의 권력 유지에 골몰한 페미니스트들이 추진하는 차별금지법이 여성들에게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비혼에 대해 오세라비 작가는 “정부 산하 저출산고령위원회는 남녀 출산이 굴레라고 규정하는 뉘앙스로 비혼 출산을 조장하며, 심지어 진보 언론 등은 비혼을 찬양하기도 한다”며 “국가는 남녀가 건강하게 연애하고 결혼해,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이 되도록 유도하지 못할망정 비정상인 비혼 출산을 마치 정상처럼 가르치고 있다”고 했다.
이명준 대표는 “남녀가 만나 가정을 꾸리는 것은 인간의 가장 안전한 정체성”이라며 “비혼 출산 등을 하나의 핫한 문화로 조장해, 가정이라는 터전을 격하시키는 것은 국가가 할 일이 아니”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오세라비 작가는 “페미니즘은 성대립과 남성혐오 정신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건강한 남녀가 만나고 결혼을 통해 인류문명이 이어질 수 있는 것처럼 페미니즘에서 탈피하는 게 건강한 국가공동체 유지의 지름길”이라고 했다.
한편, 앞서 1부 출범식에서 이기복 상임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우리나라는 지금 저출산의 위기, 그리고 결혼은 거의 안 하며 아버지의 위상은 땅에 떨어진 위기를 맞이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다시 가정으로’ 캠페인을 개최한다. 2회, 3회 점차 횟수를 늘릴수록 나라와 가정을 살릴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했다.
서정숙 의원(국민의힘)은 축사에서 “극단적 이기주의가 판을 치고 극단적 범죄로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태아의 생명권을 조화시킨 낙태 관련 생명존중입법과 아동학대방지 관련 법안도 발의했다”며 “사회가 병든 이유는 가정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가족의 개념을 삭제하자는 여당 의원들의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은 사실혼, 동성혼 등도 가족에 포함시킬 수 있다. 이번 행사를 통해 가정의 의미를 재발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전혜성 사무총장은 주제발표에서 “부모가 영유아의 자녀를 죽이고 구타하는 범죄가 늘고, 왜곡된 인권교육으로 윤리가 실종되고 있다. 우리는 생명을 존중하지 못하고 많은 잘못을 저질러 왔다"며 “자기 권리만 외치는 거친 소리가 들리고 있다. 인내와 희생이 요구되는 결혼은 점점 안 하고 동거 등으로 대체하는 경향에 아기들의 울음소리는 줄어가고 있다. 성인남녀 7명 중 1명은 '나 결혼 안할래!'라고 외치는데, 결혼은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미혼남녀는 경제적 이유, 편함 등의 이유로 결혼보다 비혼을 선호하고 있다”며 “사람들은 합리화를 위해 페미니즘에서 답을 찾고자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제 우리가 태어나고 자란 가정의 품으로 돌아가야 할 때”라고 했다.
바른인권여성연합은 이봉화 공동대표가 낭독한 선언문에서 “최근 우리사회는 저출산 고령화, 1인 가구 증가로 결혼과 자녀출산에 대한 급격한 가치관 혼란을 빚고 있다”며 “비혼 등으로 결혼이라는 희생 대신 자유를 택하기를 원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이는 이기주의와 페미니즘 사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바른인권여성연합은 급격한 가정 해체에 대해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문제로 인식해, 가정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가정에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자 한다”며 “남녀평등을 전제로 가족 구성원의 다름과 개성을 이해하고 배려와 책임감을 기초로 관계가 형성됨을 지향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물론 다양한 가족 형태를 존중하고 그들을 지원하는 일에 동참할 것이고 가정 해체 문제를 가정의 회복에서 찾고자 한다”며 “모든 인간은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라야 한다. 모든 가족은 남녀평등을 기본 토대로 한다. 가족 구성원은 상호존중하며 각각의 역할을 책임 있게 감당한다. 모든 가족은 공동체로서의 의식을 함양한다. 모든 가족은 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한다. 모든 가족은 인류의 미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