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거리서 ‘성경적 결혼’ 설교한 목사 체포 영상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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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유진 기자

존 셔우드 목사가 경찰에 의해 체포되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쳐
영국 런던 거리에서 결혼과 성별에 대해 설교한 목회자가 체포되자 보수 단체가 우려를 표명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에 따르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힐링던 구의 웃브리지(Uxbridge) 지하철역 근처에서 존 셔우드(John Sherwood) 목사가 경찰에 의해 체포돼 하룻밤 동안 구금된 뒤 풀려났다.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에는 경찰이 셔우드 목사를 체포하는 장면과 그의 성경책을 뺏는 장면이 포착됐다. 또한 당시 체포 과정을 목격한 일부 청중들이 충격을 표현하는 모습이 영상에 담겨있다.

올해 71세인 셔우드 목사는 행인들에게 창세기 1장의 마지막 구절을 설명하며, 하나님이 인간을 남성과 여성으로 창조하셨으며, 하나님이 가정에 두신 계획은 어머니와 아버지가 이끄는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보수주의 매체인 ‘더 컨서버티브 워먼’은 경찰이 셔우드 목사가 설교한 내용에 대한 3건의 항의를 받은 뒤 그를 체포했다며, 그의 메시지가 “동성애 혐오적인 발언(homophobic comments)”이며 대중들에게 “불안과 고통(alarm and distress)”을 일으켰다고 경찰 측이 주장했다고 전했다.

런던 경찰청은 또한 “다른 많은 사람들도 그 남성의 언어에 대해 우려하며 경찰관에게 접근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런던 경찰청 산하 전문기준국(Directorate of Professional Standards)은 검찰청에 보고된 해당 영상을 분석한 결과, “위법 행위의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체포 대상이 아니라고 경찰의 주장을 뒤집었다.

거리 설교가인 피터 심슨(Peter Simpson) 목사는 ‘더 컨서버티브 워먼’ 웹사이트를 통해 이번 체포가 “언론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 시대의 중요한 도덕적 문제 중 하나에 대해 성경이 가르치는 것을 선포한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신실한 목사를 체포한 것은 언론의 자유에 대한 위험한 공격”이라며 “특히 성경이 가르치는 모든 것을 공개적으로 전할 수 있는 기독교 목사들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심슨 목사는 “국가는 하나님의 말씀의 일부분을 금지구역(no-go areas)으로 정할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동성애에 대한 개인의 견해가 어떻든 간에, 1953년 대관식에서 여왕 폐하가 손에 성경을 들고 수호하겠다고 서약한 바로 그 진리를 공공장소에서 옹호했다는 이유로 기독교 교회의 목사가 체포되는 것은, 실로 우리가 어떤 나라가 되었는지를 물어야 타당할 일”고 지적했다.

영국은 공공질서법 제5조를 통해 종교, 인종, 성별 등에 대한 비하나 혐오를 표출하는 행위를 단속하면서 기독교 거리 전도사들과 수차례 갈등을 빚어 왔다. 지난해 12월에는 영국 기독교 거리 전도사 4명이 2016년 여름 그들을 체포한 경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바디캠 영상에는 경찰이 브리스톨의 한 쇼핑센터 밖에서 설교 중이던 목사를 바닥에 내동댕이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후 4명은 경찰에 체포되어 7시간 동안 감금되었으나 이후 재판에서 전도사 4명은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2019년에는 영국의 거리 전도자인 올루호올 일레산미(Oluwole Ilesanmi) 목사가 런던 시내에서 복음을 전하던 중 ‘이슬람 혐오적인 발언을 했다’는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풀려났다.

이와 관련, 기독교연대(Christian Concern)는 당시 거리 전도자들의 체포가 최근 몇 년간 빈발한 것에 대해 긴급 청원서를 발표하며, 기독교인에 대한 과잉 체포를 재검토할 것을 경찰에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