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영국 크리스천투데이에 따르면, 치트(Chit, 가명) 목사는 쿠데타 이후 그의 작은 교회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을 포함한 18명의 교회 신도들이 정글로 피신했다고 전했다.
그는 오픈도어즈와의 인터뷰에서 미얀마 정치 지도부를 구금한 군사 정권이 현재 교회, 사무실, 카페, 주거용 건물 등을 습격하며, 시위자들을 색출해 총을 쏜다고 전했다.
현재 그와 신도들은 정글에서 땅을 파고 구멍을 뚫어 그 곳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또 쿠데타로 인해 식량 가격이 두 배로 올라, 그의 공동체는 밀림에서 뿌리와 잎 등을 채취하여 생계를 이어간다고 전했다.
미얀마는 쿠데타 이후, 인터넷 통신이 중단된 상태이지만, 오픈도어즈는 현지 파트너들을 통해 440만 기독교인이 직면한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단체는 미얀마 기독교인들이 직면한 위협 중 하나는 군부에 의한 강제 징집이라고 지목했다.
외딴 마을에 사는 한 목회자는 오픈도어즈의 한 파트너를 통해 “지난 주에 마을 촌장이 군복무 요원 30명을 모집하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지금 목사를 비롯한 기독교인들은 숲 속에 숨어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오픈도어즈 파트너에 따르면, 미얀마 국민들은 현재 상황에 대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좌절과 절망 속에서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양곤(Yangon)주에 거주하는 한 기독교인은 인터뷰에서 “매일 집 근처에서 총성과 수류탄 소리가 들린다. 대부분의 집은 오후 8시 이후에 불을 켜지 않으며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는다”며 자신이 “현재 아무런 보안 없이 양곤의 한 가운데에 살고 있다”고 전했다.
쿠데타 이전에도 미얀마는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된 직후, 군사정권과 소수민족 반군 사이에 무장투쟁으로 내전을 지속해 왔다.
특히 긴 내전은 기독교 신자 비중이 가장 높은 카렌(Karen), 친(Chin), 카친(Kachin) 등 소수민족에 대한 박해로 이어지고 있다.
미얀마 인구 중 4%에 불과한 기독교인(개신교 3%, 가톨릭1%) 가운데 10만 명 이상의 개신교인들은 수년간 국내 실향민 수용소에서 제대로 된 음식과 의료 공급을 받지 못한 채 살고 있다.
그들 중 일부 기독교인들은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거리에서 시위대와 합류하기도 했다. 미얀마 중부에 거주하는 한 여성 목회자는 시위가 처음 시작되자마자 매일 시위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그녀는 “우리 국민이 싸우고 시위할 때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나가서 항의하기로 결심했다”며 “다른 목회자들은 교회에 머물면서 금식과 기도로 이어갔다. 우리는 조국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했다.
그녀는 군대의 무력 진압으로 인해 현재는 시위를 중단한 상태이며, 교회를 열 수 없는 상황에서도 교인들을 모아 기도와 성경 공부를 이어간다고 전했다.
이 지역의 한 목사도 민주주의를 지지하기 위해 시위 초기에 참여했으며, 경제적 상황이 악화되자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 모두에게 음식 상자를 나눠주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목사도 교회 인근의 가난한 지역민들에게 77파운드의 쌀을 기부하고 있으며, 타 지역에서 피신해 온 목회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격려하고 있다.
오픈도어즈는 미얀마의 목회자들이 수도에서 외딴 밀림에 이르기까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얀마는 오픈도어즈 월드와치리스트가 선정한 기독교인이 되기 가장 어려운 50개국 중 18위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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