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회신학대학교(이하 장신대)가 14일 서울 광진구 소재 교내 소양관에서 '코로나19와 한국교회에 대한 연구' 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번 발표회의 공동주관 단체인 장신대 연구지원처와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은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총 1,402명(목회자 300명·개신교인 500명·비개신교인 500명·기자 102명)을 대상으로 지난 1월 6일부터 같은 달 17일까지 ‘코로나19 관련 주요 집단별 개신교 인식 조사’를 실시했고, 이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코로나19 관련 개신교의 대응'를 묻는 질문에 목회자의 79.7%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반면, 비개신교인의 긍정 평가는 12%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주최 측은 “목회자와 비개신교인 간 인식차이는 무려 6.6배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이 외에도 개신교인의 58.6%, 기자의 24.5%가 이 항목에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이어 '코로나19 관련 개신교의 문제점'을 묻는 항목에 목회자의 68.7%가 '교회의 대사회 공적 역할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것'을 1순위로 뽑았다. 하지만 목회자를 제외한 나머지 그룹들 모두가 '방역당국의 방역지침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을 첫 째로 뽑았다. 이 항목에 기자(80.4%), 비개신교인(77.7%), 개신교인(61.4%)이 1순위로 응답했고 목회자는 29.3%에 그쳤다.
또한 '교회에 대한 정부·방역당국의 태도는 전체적으로 공정했는가'를 묻는 항목에 비개신교인(57.2%), 기자(55.9%), 개신교인(43.1%), 목회자(25.7%) 순으로 긍정 답변했다. '교회발 감염에 대해 타 집합시설과 비교해 언론이 공정하게 보도한다'라는 항목도 기자(64.7%), 비개신교인(62%), 개신교인(41.2%), 목회자(20.7%)순으로 나타났다.
박정관 교수(장신대)는 “대부분의 교회가 정부의 방역 지침을 모범적으로 지켰지만, 국민의 건강에 위협을 주는 반사회적인 단체로 간주된 데는 첫째, 방역 당국의 지침과 시행 절차가 공정하지 않은 점이 있다”며 “일례로, 신천지 집단 감염 사례가 드러난 이후에 방역 당국은 신천지와 교회를 구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부터 교회가 잘못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고 했다.
그는 “둘째, 개신교에 대한 언론 보도가 종종 근거 없는 추정, 일반화의 오류, 범주오류, 프레임 만들기 등을 통해 개신교에 불리한 쪽으로 흐르기도 했다. 범주오류의 예로는, 예배 감염과 비예배 감염 또는 생활 감염에 대한 구분 없이 교인이 감염되면 바로 교회의 방역 문제로 간주됐다”며 “셋째, 대부분 교회는 당국의 방역 지침을 따랐다. 예배 강행을 시도한 소수 교회도 있었지만, 이와 달리 경상남도에선 각 교회 대표들이 나서 지자체와의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이처럼 각 지역의 교회 대표들도 지자체와 적극적으로 대화를 했어야 했다”고 했다.
지용근 대표(지앤컴리서치)는 “이번 조사 대상 중 코로나19 대응 관련 개신교에 대해 가장 부정적인 그룹은 비개신교인이었다”며 “그들은 언론에 절대적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언론과 비개신교인이 교회를 바라보는 인식이 거의 일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응 관련 교회가 더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임성빈 교수(장신대 전 총장)는 “한국교회가 한국 사회에 전반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못했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번 연구는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며, 코로나19의 조속한 종식을 돕고, 코로나 이후 우리 사회가 갈등을 극복하고 더욱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교회가 감당해야 할 과제를 밝혀 실천적 준비를 하자는 의도로 이번 연구가 진행됐다”고 했다.
백광훈(문화선교연구원)도 “한국교회 공동체가 코로나19후 이후,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 공동체를 치유하고 회복시키며 통합시키는 건강한 교회공동체로 기능할 수 있는 구체적 방향과 과제를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