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신문은 한인 목회자들이 ‘조용히 급진적인 일’을 하도록 압박하면서 동시에 교회 성도들에게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인종차별에 맞서 싸우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 복음주의 교회에서 정치활동은 일반적으로 금지된다. 많은 이민 목회자들은 교회와 국가를 분리하는 것을 굳게 믿는다”며 한인 교계를 분석했다.
그러나 이번 총격 사건을 기점으로 “흑인의 시민권 투쟁을 위해 나섰던 흑인 교회를 연상시킬 만큼 새로운 방식으로 행동하도록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인 목회자들의 정치적 잠재력에 대해 “아시아계 미국인과 태평양 섬주민 사회의 요구를 해결하도록 의원과 정당들을 압박할 만큼 강력한 세력이 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폴리티코는 또 미국장로교 한인교회 전국총회(총회장 최병호 목사)가 전국 목회자들에게 설교에 인종 차별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담도록 독려한 지시문을 발송했다는 점도 주목했다.
여론 조사에 따르면, 한국계 미국인 중 57%는 바이든에 투표하겠다고 밝혔지만, 출구 조사 결과 39%가 현 대통령에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인구통계학 자료 및 정책연구 기관인 AAPI Data에 따르면, 작년 9월 한국계 미국인의 63%는 민주당이 공화당보다 인종 차별 문제를 더 잘 해결했다고 답했으며, 이는 전체 아시아계 미국인의 평균보다 14% 높은 수치였다.
신문은 또 한인 목회자들이 인종 차별 반대를 적극적으로 독려하여 한인 2세대, 3세대가 시위에 나설 경우, 보수 성향의 1세대들도 ‘가족 중심적 문화’를 따라 자녀 세대와 한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즉, 이러한 노력이 결국 민주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폴리티코는 그러나 한인 교회가 인종 차별에 대한 투쟁을 전개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인종적 정의 문제는 여전히 한인 교회에게 낯설고, 특히 1세대 이민 목회자들에게 매우 이질적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한인들이 정치 무대에서 벗어나게 한 많은 문화적 요인 중 하나는 많은 1세대 이민자들이 ‘고개는 숙이고, 불평하지 말며,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정치 과학자들은 이 현상을 ‘모범적 소수민족 신화(model minority myth)’로 불렀지만, 젊은 세대의 한인들은 이 좁은 정체성 개념에 점점 더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애틀란타 중앙교회의 한병철 목사는 이에 대해 “우리 목회자들이 성도들에게 모범적인 소수민족 신화를 전파한 사람들 중 한 명”이라며 “우리는 기독교인들에게 성공한 사람들을 떠받들며 그러한 고정관념을 따르라고 말했지만, 책임감 있는 시민으로서의 역할과 연대의 중요성에 대해 가르치지 않았다”고 폴리티코에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지난 28일 한 목사는 한인 교계 지도자들과 함께 한인 여성 3명이 살해된 골드 스파 밖에서 기도회를 가졌다. 당시 주차장에는 마스크를 쓰고 하얀 국화꽃을 든 인파들로 가득 찼으며 “오소서, 평화의 왕이여”를 찬양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설교에서 “우리는 단순히 열심히 일하고 가족을 돌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왔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를 이렇게 만든 것을 보라. 우리는 책임감 있는 미국 시민이 되는데 실패했다”며 “모두가 번영 속에서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을 구상하고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애틀랜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