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 자유, 민주사회 주춧돌 되는 기본권
정보 차단, 북한 주민들 신음하는 큰 원인
헌재, 악법 시행 방치하는 것은 직무유기”
국내외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일명 ‘대북전단금지법’(개정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이 오늘(30일)부터 시행된다.
이 법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북한에 대한 확성기 방송이나 전단 살포 등 남북합의서를 위반하는 행위를 할 경우 최대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북한으로의 정보 유입을 차단해 북한 주민들의 알권리를 막는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국내외의 비판이 쏟아졌었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 회장 김태훈)은 29일 “대북전단금지법의 효력정지 및 헌법소원에 대한 헌재 결정을 촉구한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한변은 “한변 등 27개 시민단체는 작년 12월 29일 위헌적인 이 법이 공포되는 즉시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지 가처분신청과 헌법소원을 제기하면서 조속한 결정을 촉구한 바 있다”며 “그러나 헌재는 지금까지 아무런 심리재판 없이 기일을 도과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표현의 자유는 국경을 넘어 모든 정보를 추구하고 접수하고 전달하는 자유를 의미하고, 헌법과 세계인권선언 및 남북한이 모두 가입한 자유권규약(ICCPR)에 의하여 보장되는 민주사회의 주춧돌이 되는 기본권”이라며 “북한 주민이 반인도범죄에 이르는 세계 최악의 인권침해로 신음하는 큰 원인도 이 표현의 자유, 특히 알권리(정보접근권)가 차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변은 특히 이 법에 대해 “표현의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위헌의 소지가 큰 법률”이라고 했다. 한변은 “통일부가 내세우는 남북한 사이의 ‘비방·중상 금지’ 합의나 1회적인 북한군 도발사례가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의 제한사유가 될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이미 이 법의 위헌성 및 반인권성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고, 최근의 미 국무부도 2020년 국가별 인권 보고서 초안에서 한국의 인권 문제로 대북전단 금지를 들며 ‘표현의 자유 제약’을 가장 먼저 언급하고 있어 국제적 망신을 사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헌법재판소가 대한민국을 국제사회에서 인권 침해국으로 낙인찍게 하는, ‘김여정 하명법’ 또는, ‘김정은 폭압체체 수호법’이라 할 이 악법의 시행을 방치하는 것은 스스로 그 존재의의를 부정하고 직무유기를 하는 것”이라며 헌재가 조속한 결정을 내려줄 것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대북전단금지법이 국회서 통과되기 전, 미 의회 내 초당적 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의 공화당 측 공동의장인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은 성명을 통해 해당 법안에 우려를 표하며 “한국 헌법과 시민·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에 따른 의무의 명백한 위반이 될 것”이라고 했었다. 또한 이 법이 통과되면 한국 정부에 대한 관련 조사를 위한 청문회를 소집할 방침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통일부 대변인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해 “유연하고 합리적으로 적용해 나가겠다”며 “일부 우려를 제기해 주시는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해석지침을 통해서 법의 적용 범위도 명확히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