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성웅 목사(옥토교회 담임, 전 서울연회 감독)는 지난해 9월, 당시 정부의 비대면 예배 명령의 부당성을 제기하는 목회서신으로 교계 안팎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올해 1월, 진평연(진정한 평등을 바라며 나쁜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국민연합)의 상임공동대표로 취임하며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운동에도 전면에 나섰다. 그가 속한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감독회장 이철 목사)는 퀴어축제에서 축복식을 집례해 교단 법(교리와장정)을 위반함 혐의로 현재 교단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이동환 목사 사건으로 어수선한 상황이기도 하다. 이에 원 목사를 만나 여러 현안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
“교회, 정당한 협조 요청에 마땅히 응해야 하나
정부가 교회를 명령체계 아래 두는 것엔 반대”
-지난해 9월 기감 서울연회 감독이셨던 목사님께서는, 교회에 대한 정부의 비대면 예배 명령이 부당하다며 ‘비상시국 목회서신’을 발표하셨습니다. 정부가 예배의 자유를 지나치게 통제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이 없으신가요?
“네! 처음부터 지금까지 정부가 교회를 하부 행정조직처럼 명령체계 아래 두는 것에 반대합니다. 코로나19 감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거리두기나, 마스크 쓰기, 교회 안에서의 공동식사 자제, 또는 수련회나 성가대 운영의 문제들에 대해서 정부가 의견을 내고 교회의 협조를 구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회 역시 정당한 협조 요청엔 마땅히 응해야 합니다.
그러나 정부가 명령을 내리고, 위반 시 벌금이나 구상권 청구 같은 조치를 취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것은 우리나라 정부가 본연의 자리를 벗어나서, 마치 독재국가나 공산주의 국가처럼 교회를 핍박하고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교회 지도자들과 교인들이 자발적으로 협조할 수는 있어도, 명령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는 없습니다. 현 정부는 교회에 대해 지나치게 종교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정부의 태도는 존중받지 못할 것입니다.”
-교회의 고유 권한인 예배를 정부가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도 일리가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만큼, 교회가 정부의 명령에 단순 불만을 제기하는 것을 넘어 그 명령을 어기고 대면예배를 드리는 것이 과연 옳은가 하는 지적도 있습니다.
“감염병 예방의 문제이므로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교회들은 과학적 방역과 감염병의 퇴치를 위해 적극 협조해 갈 것입니다. 그러나 교회를 지나치게 편파적으로 폄훼하고, 정보를 왜곡되게 발표하여 비난의 화살을 교회로 쏠리게 하거나, 그로인해 예배당을 폐쇄하고 예배를 드리지 못하게 하는 일은, 계엄령 하에서 모든 국민들의 출입이 금지되는 경우 외에는 불가능하다 생각합니다.
백화점이나 전철, 시청과 청와대 같은 곳들엔 사람들이 모이고 근무도 하는데, 교회를 놀이시설이나 취미활동 정도로 생각하여 모임 금지를 명하는 것은 세속 정권이 하나님의 성역을 침범하는 것입니다. 또한 그런 정부 당국의 명령에 협조한다는 명목으로 영상예배만 드리고 성전예배를 드리지 않는 일은 하나님 앞에 비겁한 일이라고 믿습니다.
목회자들과 성도들은 이런 위기의 때에라도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두고, 체온을 체크하면서 주일을 성수하고, 스스로 회개하는 가운데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그렇게 거룩한 예배를 드려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는 중에 하나님은 신비한 ‘치유의 광선’을 비추실 것이고, 의학과 과학의 차원을 넘어서 ‘치유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신실한 성도들의 체질을 더욱 강하게 해 주실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차별금지법, 동성애와 동성결혼 합법화 의도 의심
이동환 목사, 성경 잘 모르면서 성소수자 인권 보호?
감리교회, 초교파적 연대로 차별금지법 제정 막아야”
-얼마 전 진평연의 공동 상임대표로 취임하시며 차별금지법 반대의 선봉에 서셨습니다. 이유가 있으십니까?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자세히 살펴보기 전에는 약자를 보호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지지하며, 차별받는 사람들을 위해 진정한 인권과 평등을 실현하는 좋은 법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실상 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동성애와 동성결혼을 합법화 시키려는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불어 동성애 등에 대한 비판을 차별로 몰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함으로써 역차별을 일으킬 위험도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소중하게 지켜온 도덕적 전통과 미덕을 크게 뒤집어엎어 영적·정신적 대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법이기에 그 반대운동에 적극 나서게 되었습니다.”
-최근 감리교 내에서 이동환 목사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퀴어축제에서 축복식을 집례해 교단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이 사건을 어떻게 보십니까?
“적어도 성경적 기독교는 거룩하고 경건한 삶을 추구합니다. 하나님이 거룩하시니 하나님의 백성 또한 거룩한 백성이 되어야 합니다. 감리교회의 창시자인 존 웨슬리 목사님은 감리교도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받은 후에 ‘성화(聖化)’되어가야 하고 ‘그리스도인의 완전’에까지 이르러야 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동성애자들의 성행위는 절대로 건강하지도 경건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성경에서는 그들의 행위를 가증하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동환 목사는 성경을 잘 모르면서 성소수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지켜주겠다고 나섰는데, 그를 지지하는 목회자와 교인들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위원회도 이동환 목사를 지지하는 것으로 보도되었는데, 하나님이 가증히 여기시는 것을 편드는 것이 인권인지 되묻고 싶습니다.
우리는 동성애자들을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불쌍히 여겨서, 그들이 진정으로 치유를 받고 건강하게 회복되기를 기도하며 다각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그들을 사랑하는 일일 것입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막는데 있어서 교회, 특히 감리교회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지금 감리교회 안에서도 ‘동성애 대책위원회’가 총회 차원에서 결성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미 ‘감리교 거룩성 회복 운동’과 ‘감리교 바르게 세우기 운동’에 속한 경건하고 진실한, 복음적이고 웨슬리적인 이들을 중심으로 감리교회 회복을 위한 운동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감리교회가 ‘진평연’을 비롯해 초교파적으로 연대해서 효과적으로 차별금지법 제정을 저지해야 할 것입니다.”
“NCCK, 성경적 가르침에 바로 서야 신뢰 되찾을 것
한교총·한교연·한기총, 겸손한 마음으로 대동단결을
우리의 교회는 이 나라와 민족의 영적·정신적 보루”
-부활절을 앞두고 있습니다. 한국교회에 바라시는 점이 있다면요?
“현재 한국교회에서 영적 지도자라 할 만한 분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개신교회는 여러 교파들이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가 되기가 쉽지 않겠지만, 가장 오래된 교회 연합기관인 NCCK가 보다 성경적 가르침에 바로 서야 권위와 신뢰를 되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지금은 우려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일부 회원교단에선 NCCK에서 탈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나 한국교회연합(한교연), 한국기독교총연합(한기총)과 같은 다른 연합기관들도 보다 더 허심탄회하고 겸손하게 자기를 비우며 이 나라의 운명을 위해 대동단결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대형교회 목사님들, 특히 초대형 교회 목회자들은, 1919년 3.1운동 당시 독립선언서에 서명했던 33인 중 16인의 기독교 대표처럼, 용기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일제 탄압과 북한의 남침 시기에 주기철 목사나 손양원 목사처럼 순교의 각오로 믿음과 신앙을 지켜내고, 전덕기 목사나 남궁억 선생 같은 민족의 등불이 되셨던 지조 있는 기독교 지도자들이 이 시대에도 나와서 깊은 영적 혼란과 어두움에 빠져있는 대한민국을 그리스도의 십자가 빛으로 인도하고, 성경 말씀 안에서 다시 세워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끝으로 못 다한 말씀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립니다.
“저는 요즘, 구약 성경의 에스라와 느헤미야서를 다시 읽고 있습니다. 바벨론 포로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유대 백성들은 율법을 버리고 하나님과의 언약도 잊어버린 채 이방인들과 혼인하여 신앙적 정통을 크게 흐트러지게 했습니다. 그때 학사 에스라는 눈물로 금식기도를 하면서 자기 백성들을 일깨워, 당시 귀환한 유대인 42,360명 중 이방인과 결혼한 110쌍에게 이방인 아내들을 친정집으로 돌려보내게 하는 초강수를 썼습니다. 당시 에스라의 그런 종교개혁(B.C 443년)이 없었다면 기독교회의 모태가 된 유대교가 그 땅에서 벌써 사라지고 말았을 것입니다.
에스라보다 조금 후에 예루살렘에 돌아온 느헤미야는 처참하게 무너져 있는 예루살렘 성벽을 수축하기 위해 유대 백성들을 독려하여 마침내 그 일을 해냈습니다. 얼마나 심한 방해와 위협, 음모와 훼방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무너진 성벽을 건축하고 문들을 달고 파수꾼을 세운 후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성전예배와 안식일을 지키며, 예루살렘 수문 앞 광장에 모두 모여서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회개했습니다. 그렇게 감동의 눈물바다를 이루는 영적 대부흥이 일어났습니다.
오늘 우리 시대야 말로 무너진 성벽을 다시 쌓고, 허물어진 성전을 중건하는 마음으로 금식하며 기도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가르쳐서 무너진 성도들의 마음을 새롭게 세워 큰 감동의 회개를 일으켜야 할 때입니다. 지금 핍박받고 있는 우리들의 교회는 이 나라 이 민족의 영적·정신적 보루입니다.
오늘 큰 위기에 직면한 우리들의 교회를 지킵시다. 성전에서 모이는 예배를 회복합시다. 뿐만 아니라 영상예배와 ‘줌’으로 드리는, 장소를 초월한 기도회도 잘 활용하여, 세속의 음란한 문화와 무신론이 번져나가지 않도록 합시다. 교회들이 연대하여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국회 통과를 저지합시다. ‘여호와께 성결’이라는 말씀의 칼로 그 모든 것들을 막아내고 지켜 나갑시다.”
원성웅 목사는
배재고등학교와 감리교신학대학교 및 동대학원(Th.M)을 졸업하고, 목원대학교 대학원에서 구약성서 신학박사학위(Ph.D)를 받았다. 서울연회 노원지방 감리사, 감리교신학대학교 이사, 감리교신학원 이사장, 감리교선교국 위원장, 감리교신학대학교 객원교수 및 대학원 영성 지도교수, 아시아선교회(캄보디아선교) 회장, 서울연회 감독을 역임했으며 현재 서울 종계동 옥토교회를 담임하고 있다.